사실 <썸씽로튼>은 흥행이 예견된 프로덕션이었다. 프로덕션의 중심에 선 크리에이터들 모두가 현재 브로드웨이를 이끌고 있는 가장 핫한 스태프들이기 때문. 작품은 오프 브로드웨이를 거치지 않고 바로 온 브로드웨이에 진출할 만큼 높은 완성도를 자랑했다.
극작가 중 한 명인 캐리 커크패트릭은 월트 디즈니의 애니메이션 작가로 시나리오 작업을 시작했다. <샬롯의 거미줄>, <스머프2> 등의 작품을 통해 각본가로 활동했다.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 <헷지(Over the Hedge)> 등 작품의 연출가로 활약하기도 했다.
캐리의 형제이자 <썸씽로튼>의 작사·작곡가인 웨인 커크패트릭은 작곡가이자 기타리스트, 키보드 연주자로도 활동하고 있는 음악가로 베이비 페이스 등 많은 아티스트들과 작업했다. 특히 에릭 클랩튼과 함께 한 ‘체인지 더 월드(Change the World)’로 지난 2002년 그래미어워즈 시상식에서 수상을 하기도 했다.
각자의 분야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아 가던 두 형제는 어느 날 20년 전 어린 시절부터 상상했던 ‘전 세계 가장 유명한 작가인 셰익스피어의 그늘 아래에서 연극 작품을 만들어내는 극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뮤지컬로 만들기로 결정했다. ‘만약 셰익스피어의 런던이 브로드웨이의 1930년대와 비슷했다면 재미있지 않을까’에서 출발한 커크패트릭 형제의 기발한 궁금증은 ‘두 명의 형제 작가가 있다면?’, ‘작가들이 예언자를 찾아갔다면?’ 등 꼬리에 꼬리를 무는 재기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스토리를 더해 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영국의 희극 작가인 존 오페럴이 공동 극작가로 참여해 기발한 상상력, 독특한 감수성, 유니크한 코미디 등 더욱 풍성한 색감을 갖게 된다.
이후 2010년 캐리는 디즈니에서 함께 일했던 프로듀서 케빈 맥컬럼(Kevin McCollum)에게 <썸씽로튼>에 대해 얘기했고 <렌트>, <애비뉴Q>, <인더하이츠> 등의 작품을 발굴, 토니상 3회 수상에 빛나는 최고의 프로듀서 케빈은 연출가인 케이시 니콜로(Casey Nicholaw)를 이 작품에 참여하게 했다. <북오브몰몬>, <알라딘> 등의 작품으로 현재 브로드웨이에 가장 인정받고 있는 연출가이자 안무가인 니콜로의 합류로 <썸씽로튼>은 완벽한 크리에이터 군단을 완성했다.
작품은 당대 최고의 극작가 셰익스피어에 맞서 인류 최초의 뮤지컬을 제작하게 된 ‘바텀’ 형제의 고군분투기를 그린다. 뮤지컬 <레미제라블>, <렌트>, <코러스라인>, <위키드>, <애비뉴Q> 등의 공연 대사와 장면, 넘버를 일부 패러디하고 셰익스피어의 소설 대목, 단어 등을 재기발랄하게 차용했다. 뮤지컬 공연이지만 ‘뮤지컬 장르’ 자체를 꼬집고 비틀며 처음부터 끝까지 웃긴 코미디 작품으로, 독특하고 신선한 재미를 선사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9호(2019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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