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ECIAL studying abroad
이인호 멘토스테이블 대표원장
“자녀 유학, 다변화 추세… 용감한 실수 안 돼”
[한경 머니 = 배현정 기자 | 사진 김기남 기자] 참고 자료 <마음으로 전하는 유학 이야기>

미국·영국·홍콩·싱가포르·일본?
기숙학교, 홈스테이, 아니면 국내 국제학교?

#1. 중학교 2학년 때 미국으로 유학을 떠났던 A양. 미국 버클리대 등에 합격했지만, 결국 일본으로 유학지를 바꾸었고 4년 장학금도 따냈다.

#2. 미국 명문 대학에 지원했던 B군은 고배를 마신 후 홍콩 대학으로 발길을 돌렸다. 상위권 대학이 아니라면 비싼 학비를 투자하면서 미국 대학에 진학하는 것이 현실적인가 고민한 결과였다.

2000년대 조기유학 붐이 일었을 때는 미국 기숙사립학교(보딩스쿨)에 한국의 중학교 3학년 2학기에 미국 9학년 1학기로 유학을 가는 것이 공식이었다. 최근에는 유학 국가도, 학교나 프로그램도 다변화되는 추세다. 선택의 폭이 넓어진 만큼 고민도 깊어질 수밖에 없다. 이인호 멘토스테이블 대표원장은 “학교의 교과 수준이 만족스럽다 하더라도 교우관계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홈스테이 가정에서 제대로 보살펴주지 못해 마음의 상처를 안고 생활하는 경우도 발생할 수 있다”며 “학생의 스타일, 자기관리, 영어 수준, 부모의 유학자금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원장은 20여 년간 유학 전문가로 활동하며, 미국 대학 세미나만 200회 이상 강연했다. 최신 유학 트렌드에서부터 자녀에게 적합한 학교를 선택하는 방법, 주의사항 등을 알아봤다.

미국 유학이 대표적인데, 최근 변화가 있나요.

“유학 하면 대부분 미국 대학 진학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나 최근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제3국에 대한 관심이 늘었어요. 이는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에서 해외 인재를 위한 영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예컨대 일본 와세다대에 진학해도 일본어로 입시를 치르고 수업을 받는 게 아니라, 영어 수업을 들을 수 있습니다.

만일 미국에서 고등학교 4년, 대학 4년을 공부한다면 대략 연간 1억 원에 달하는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웬만한 중산층 가정에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수준입니다. 그래서 미국으로 바로 유학을 가는 경우도 있지만, 다른 국가에서 비용을 아끼면서 상급 학교 진학을 준비하는 사례도 늘고 있습니다. 다행스러운 것은 미국 대학 입시를 목표로 하면서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 제3국 입학 준비도 함께 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미국 외 다른 국가의 입시는 어떠한 차이점이 있을까요.

“미국 아이비리그는 수많은 만점자들이 경쟁을 펼치며, 고배를 마시기 십상입니다. 에세이도
‘나는 누구인가’와 같은 어른들도 쓰기 힘든 주제를 묻습니다. 전인적 평가에 중점을 두는 겁니다. 공부 외에도 평가 요소가 많아요. 홍콩, 싱가포르, 일본 등은 미국보다는 공부 외 평가 요소가 적습니다. 반면 영국 대학은 학업적 재능을 보여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본적으로 미국 입시를 준비하면 영국 대학의 입시 조건과 차이가 있으나, 영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준비는 같이 할 수 있습니다. 입학 조건이나 지원 시기도 거의 같습니다.”

유학은 언제 가는 것이 좋은가요.

“미국 대입 요건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인 학교 내신(GPA)은 9학년 성적부터 포함됩니다. 1년 정도는 적응을 고려해 8학년에 유학을 가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한국의 중학교 2학년 2학기에 떠나 미국의 8학년 1학기에 입학하는 것이죠. 보통 한국의 일반 중·고등학교에서 교육을 받다가 갑자기 미국이나 영국의 대학에 진학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기본적으로 현지 유학이 아니더라도 국내 국제학교 등에서 영어 프로그램을 이수한 후 진학이 이뤄집니다.”

유학 시 학교 선정은 어떻게 해야 하나요.

“미국에서 유학생이 갈 수 있는 학교는 사립학교인데, 숙식을 하는 보딩스쿨과 통학을 하는 데이스쿨로 나뉩니다. 보딩스쿨은 유학 준비가 잘된 학생들의 일반적인 유학 형태로 수요가 꾸준합니다. 데이스쿨은 상대적으로 정보가 많은 학부모들이 선택하고 있으며, 직접 학교를 선택하고 홈스테이를 선별해야 합니다. 기숙학교의 경우 학교 내에서 모든 관리를 해준다는 부분과 같은 상황에 있는 아이들끼리 생활하기 때문에 유학 생활 초기에 적응이 쉬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학업적인 도움이 필요한 경우 충분한 도움을 받지 못할 수 있고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제한적인 편입니다.”

국내 국제학교와 현지 유학의 차이점은.

“미국 등 현지 유학은 아무래도 아이를 멀리 보내야 하는 부담이 있죠. 개인적으로도 자녀를 유학 보냈는데, 아이 혼자 비행기를 타고 긴 시간 다니는 것이 많이 걱정됐습니다. 결국 어떤 프로그램을 선택할 것인가는 ‘우리 아이에게 맞는 것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공부는 잘하는데 독립심이 적거나 자기관리가 어려운 학생을 미국에 홀로 유학 보낸다면 적응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근래에는 아이를 멀리 타국에 보내기보다 영어 프로그램이 있는 국내 학교를 선택하는 경향이 높아졌습니다. 외국인학교의 경우 미국 시민권이나 해외 거주 기간 등의 요건이 엄격해 조건을 충족할 수 없으면 입학할 수 없습니다. 국내 글로벌 교육기관으로는 제주 국제학교가 대표적인데, 학비(기숙사비)가 최소 연간 4000만~5000만 원입니다. 경쟁도 치열한 편입니다. 서울·경기권 등의 미인가 국제학교는 학비가 연 2000만 원대로, 제주 국제학교 등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낮으면서 집에서 통학할 수 있습니다. 부모가 직접 홈스쿨링을 통해 교육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유학 전 준비 사항 중 특히 중요한 것은.

“한국 어머니들은 유학생들에게도 수학 선행을 많이 시키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런데 수학, 과학 등은 과외를 하든 투자를 하면 단기간에 실력을 올릴 수 있지만, 영어 실력은 다릅니다. 영어독서와 글로 전달하는 능력 등 인문학적 소양을 기르는 것이 보다 중요합니다.

부모는 재정 상태를 충분히 점검해보는 것이 좋습니다. 미국 대학의 경우 연 7000만~1억 원 수준의 교육비와 생활비가 들고, 제주 국제학교의 경우에도 최소 연 4000만 원 이상이 필요합니다. 유학을 투자 관점에서 본다면 비용 대비 효과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미국 유학생이 졸업 후 현지에서 취업할 수 있는 기간은 문과는 1년, 이과는 3년입니다. 만약 미국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한 학생이 현지 취업을 원한다면 3년 안에 취업해야 합니다. 유학생에게 많은 돈을 투자한다고 취업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부모의 노후 고민 없이 아이 교육에 올인하지는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자녀 유학, 다변화 추세… 용감한 실수 안 돼”
미국 대학 진학 위한 윤아빠’s 초급수업

이인호 멘토스테이블 대표원장은 지난 2014년부터 유학 초보 학부모를 대상으로 ‘윤아빠’s 초급수업’이라는 부모와 학생이 함께 듣는 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해 오고 있다. 유학 초기부터 대학 진학에 이르는 장단기 로드맵을 그릴 수 있도록 도움을 준다.

우선 유학을 떠난다면 그때그때의 숙제와 학교생활을 따라잡는 것도 중요하지만, 전공과 관련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야 한다. 이 원장은 “미국 대학 입시에서는 내신성적(GPA)이 중요한데, 점수가 같아도 어떤 과목을 들었느냐에 따라 당락이 바뀔 수 있다”며 “미리 전공을 정해 이와 관련한 과목 점수를 높이는 게 효과적이다”라고 말했다. 예컨대 경영학 전공을 목표로 한다면 미적분, 통계학 미시 & 거시경제학 등의 과목을 선택하고, 국제관계학에 관심이 있다면 영어와 역사 관련 수업(AP)으로 좋은 점수를 쌓는 것이 유리하다. 봉사 활동과 클럽 활동, 직업 체험 등도 전공과 연계해 설계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하고 싶은 전공을 생각해보고, 해당 전공과목으로 인정받는 학교를 조사해보는 것이 필수적이다. 학교에 따라 고등학교 졸업 요건, 대학 지원 요건이 달라진다.

미국의 경우 대학 원서는 11학년이 끝나고 쓰게 되는데, 보통 8~15개 대학에 지원한다. 미국만 해도 수천 개 대학이 있으므로 미리 관심 있는 대학을 선별해 둬야 한다. 위치, 규모, 재정 지원, 기후 등까지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것이 좋다.

미국 대학의 경우 교과 내신 외에도 학교에 따라 토플, 수학능력시험(SAT), SATⅡ 등의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현 학년부터 12학년까지 주요 과목의 커리큘럼을 정리하고, SAT 등 시험 응시 계획, 학기 중과 방학 중 활동을 장기적인 시점에서 로드맵을 그려본다. 이 원장은 “대학이 요구하는 기준을 올바르게 이해하고 도달 가능한 방법을 스스로 계획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 로드맵 작성법

• 현재 학년부터 12학년까지 영어, 수학, 과학, 역사, 제2외국어 등 주요 과목에 대한 커리큘럼을 정리한다.
• 조기전형 마감, 일반전형 마감을 표기한다.
• SAT 시험 시기 2회 또는 3회 표기한다.
• 학기 중, 방학 중 활동: 테마와 관련된 부분으로 장기적인 시점에서 계획을 세우고, 중도에 중단되지 않도록 관리한다.
• 연중 4회 방학 계획 정리: 내신 관리, SAT 등의 시험 준비, 활동, 대학 투어 등을 4번의 방학에 맞게 정리한다.

Reading 공부법

• 링 바인더 형식의 연습장을 준비한다.
• 교재(타임스, 뉴스위크 등 매거진 추천) 중에서 일주일에 5페이지를 선택해 찢어낸다. 이때 핵심은 제일 읽기 싫은 페이지를 선택하는 것. 독해 문제를 풀 때 싫어하는 지문이 틀릴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 연습장을 펼쳤을 때 왼쪽 면에 찢은 1페이지를 부착한다.
• 연습장의 오른쪽 면의 윗부분에는 모르는 단어를 찾아서 정리한다. 뜻과 동의어, 반의어까지 정리한다. 아랫면에는 지문을
다섯 줄로 요약한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1호(2019년 08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