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어떤 특정한 동작이나 자세에서 반복적으로 어깨 통증이 발생한다면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봐야 한다. 오십견 증상과 혼동해 방치할 경우 자칫 수술대에 오를 수 있다.
오십견과 헷갈리는 회전근개파열 증상은
회전근개파열과 오십견(유착성 관절낭염)은 증상이 비슷해 많은 환자들이 혼동하기 쉽다. 회전근개파열은 어깨를 움직이는 근육에 이상이 생겨 힘줄이 파열돼 발생한다. 반면, 오십견은 관절을 감싸고 있는 관절낭(주머니 모양의 조직)에 염증이 생겨 관절이 서로 붙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어깨에서 통증이 생기며 회전근개파열과 비슷하게 관절 운동 범위가 점점 줄어든다.

회전근개파열이 오십견과 다른 점은 어깨 위쪽으로 팔을 움직이는 것을 제외하면 어깨를 움직일 때 통증이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회전근개가 파열되면 주로 어깨 아래쪽, 팔 위쪽의 바깥 부분에서 통증이 발생한다. 낮보다 밤에 더욱 심해지고 밤잠을 설칠 정도로 통증 강도가 심하다. 하지만 힘줄 자체에 신경 분포가 적어 초기 손상 시에는 통증이 많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 시간이 지나면 부기가 가라앉으면서 통증이 줄어들어 일시적인 증상으로 여기다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

회전근개란 어깨를 움직이는 4개의 힘줄을 말한다. 이 힘줄 중 하나라도 끊어지거나 손상되면 회전근개파열이라 한다. 어깨에 통증이 발생하면서 근력도 약화된다. 아픈 팔을 돌릴 때 어깨 속에서 걸리는 느낌이 있거나 팔을 올리다가 통증 때문에 힘이 없어 유지하지 못하는 특징이 있다.

보통은 나이가 들면서 반복되는 손상이나 마모에 의해서 찢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젊은 사람들은 어깨를 이용하는 테니스, 골프 등 스포츠나 외상에 의해 찢어지기도 한다. 또 어깨의 견봉과 상완골 윗부분 사이에 평균적으로 남성은 10~12mm, 여성은 8~10mm 정도 간격이 있다. 견봉 부위에 퇴화나 변형으로 골극이 생기면 30~40% 이상 공간이 줄어들어 힘줄 마모현상이 가속화될 수 있다.

회전근개파열은 계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회전근개파열로 병원을 찾는 환자는 2010년 7만4687명에서 2018년 13만8939명으로 80% 넘게 증가했다. 50~60대가 65%(9만7684명)로 가장 많았고 30~40대도 25%(3만1064명)였다.

회전근개파열 자가진단법 3가지
의료기관에서 회전근개파열로 진단을 할 때는 엑스선(X-ray)나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을 이용한다. 보다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 어깨관절조영술로 검사하기도 한다. 하지만 병원을 찾기 전에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는 간단한 방법이 있다.

자가진단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손으로 페트병이나 콜라 캔을 잡고, 엄지손가락이 땅 쪽을 가리키도록 팔을 안쪽으로 회전시킨 상태에서 팔을 어깨 위로 힘껏 들어 올리는 방법이 있다. 어깨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들어 올릴 수 없는 경우 회전근개파열을 의심해볼 수 있다. 둘째, 팔을 몸 뒤로 돌린 상태에서 팔을 뒤로 미는 자가진단법이 있다. 이때 어깨의 통증이 심해지거나 팔을 뒤로 밀 수 없으면 회전근개파열일 수 있다.

셋째, 팔꿈치를 몸에 붙이고 팔을 외회전(중심에서 바깥을 향하는 회전)하는 방법을 쓸 수 있다. 외회전 시 어깨 통증이 심해지거나 외회전이 불가능하다면 회전근개파열일 가능성이 있다. 어깨 통증이 생겼다면 방치하지 말고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한다. 운동 후 통증은 단순히 근육통이라 생각하거나 50대 이상에서는 오십견으로 오인해 ‘시간이 지나면 낫겠지’라는 인식 때문에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회전근개파열은 자연적으로 치유가 되지 않는 질환이므로 치료를 받아야 하고 통증이 심한 경우 수술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

회전근개파열, 심해지면 인공관절 해야
정확한 진단 없이 파열을 방치할 경우 완전 파열로 진행되고 지속되는 통증 때문에 어깨를 움직이지 않게 되면 점차 굳어지면서 통증이 더 심해지게 된다. 특히 파열이 심해질 경우에는 수술 봉합도 어려워 인공관절 치환술을 받아야 할 수 있다.

어깨 힘줄의 손상이 1cm 미만의 부분 파열인 경우에는 찢어진 모양과 진행 방향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약물, 주사 치료와 회전근개 강화 운동을 하면 호전될 수 있다. 하지만 회전근개가 심하게 파열됐다면 자연 치유가 되지 않기 때문에 관절경으로 끊어진 힘줄을 꿰매줘야 한다. 5mm 정도 구멍을 통해 관절 내에 내시경을 삽입하고 모니터로 관찰하면서 찢어진 회전근개를 봉합한다.

회전근개 봉합술은 힘줄을 위팔뼈(상완골)에 단순 부착하는 방법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다시 파열될 가능성도 있다. 이때 혈류량 보존 봉합술을 시행할 경우 25% 정도의 재파열 비율을 6%로 낮출 수 있다. 또 회전근개 봉합술을 시행한 경우 어깨 관절 내부의 힘줄은 불안정하고 아물지 않은 상태다. 따라서 회복을 위해 최소 4~6주 이상은 보조기를 착용해야 한다. 간혹 잘 때나 집안일을 할 때 보조기를 빼놓은 경우, 재파열 등이 일어날 수 있어 유의해야 한다.

보조기 착용으로 충분한 보호 기간이 지난 이후에는 관절 운동 범위 회복을 위한 재활 운동을 시작한다. 관절 운동 범위가 완전히 회복된 후 근력 운동을 병행하면 수술 후 재발을 막을 수 있다. 회전근개 강화를 위해서는 고무밴드나 덤벨을 이용한 내회전·외회전 운동이 적당하다.

회전근개파열 예방법
❶ 운동 전후로 어깨 스트레칭을 충분히 하기
❷ 평상시 자주 기지개를 켜는 습관을 들이기
❸ 균형 잡힌 식습관으로 어깨 힘줄을 튼튼하게 하기
❹ 어깨 운동을 꾸준하게 해 어깨 근육과 인대의 유연성 기르기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