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정채희 기자 l 참고 서적 <올 댓 와인> l 참고 자료 각국 관광청] 완연한 가을, 와인 향기와 함께 특별한 추억 만들기. “축제가 터지다. 와인을 만나다.”
와인의 계절, 축제 속으로
검붉게 물든 포도, 탐스럽게 늘어진 송이. 알알이 내뿜는 보랏빛 향기. 와인의 계절, 가을이 왔다. 티끌 없는 맑은 가을하늘과 상쾌한 날씨는 포도 수확의 풍요로움을 한층 배가할 터. 포도 수확 시기는 대개 9~10월, 와인 산지로 유명한 유럽 또한 포도농가가 가장 바쁜 때는 가을이다.

한 달 안에 수확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와인 산지 인근 숙소는 아르바이트를 하러 온 사람들로 만실을 이룬다. 사람이 모이는 곳에 흥이 빠질쏘냐. 아시아에서 와인을 공부하러 온 학생이나 인근 동유럽에서 넘어온 아르바이트생 등 다양한 나라 사람들이 한데 모이다 보니 식당은 늘 분주하고, 저녁에는 소박한 파티가 계속된다.

파티의 역사는 다시 축제로 연결되니, 가을은 그야말로 와인축제의 계절이다. 떠나자, 가을을 탐닉할 수 있는 세계의 와인축제 속으로.
와인의 계절, 축제 속으로
스위스 ‘엑스포비나 와인축제’
최대 와인 시음쇼… 4200여 종 와인 선봬


스위스 취리히 호반에서 열리는 세계적 와인 품평회인 엑스포비나(Expovina) 와인축제. 이 축제는 이윤을 추구하지 않는 세계 최대 와인 시음쇼로 올해 벌써 65회를 맞았다. 취리히 호반에 닻을 내린 12척의 보트에서 시음회가 진행되며, 22개국, 5대륙에서 온 4200여 종이 넘는 와인 셀렉션을 시음해보고 구매할 수 있다. 이 축제는 전 세계에서 온 와인 애호가들이 모이는 만큼, 세계적인 포도주 양조업자와 포도주 양조학자들이 모여 이색 와인을 선보이는 데 열중한다. 또한 와인과 함께 즐길 수 있는 스위스 고기 및 생선요리, 스위스 치즈 퐁뒤 및 라클렛 등 미식 코스를 만날 수 있다.

2019년 10월 31일~11월 14일 스위스 뷔르클리광장
와인의 계절, 축제 속으로

캐나다 ‘오카나간 와인 페스티벌’
수십 곳 와이너리 경험…와인경매 등 이벤트


캐나다 최대 와인 산지인 브리티시컬럼비아주의 오카나간밸리, 오카나간 호수를 중심으로 250㎞에 걸쳐 남북으로 길게 뻗은 오카나간밸리는 BC주 와인의 80% 이상을 생산하는 와인 산지다. 이곳에만 수십여 개의 훌륭한 와이너리가 위치하고 있다. 캐나다 최대의 일조량을 듬뿍 받아 계단 모양의 대지에 넓게 펼쳐져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이 최고의 와이너리에서 만들어진 250개 이상의 와인을 모두 만날 수 있으며 시음회를 비롯해 와인 세미나, 콘서트, 와이너리 투어, 와인경매, 퍼레이드 등 다양한 이벤트가 알차게 채워진다. 오카나간 와인 페스티벌의 히로인 ‘와인, 치즈, 푸드 이벤트’는 고급 와인과 이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사들이 선보이는 고급 요리를 무료로 맛볼 수 있어 가장 높은 호응을 얻고 있다. 포도밭 외에도 복숭아, 살구 등 과수원이 많아 볼거리가 가득하다.

2019년 10월 3~13일 캐나다 오카나간밸리
와인의 계절, 축제 속으로

체코 ‘발티체 와인축제’
발효 와인 음미…전통 퍼레이드 눈길


체코 포도밭의 수확기인 가을에는 세계 최고 수준인 체코의 와인을 축하하는 포도 수확 축제가 곳곳에서 열린다. 남부 체코 와인 생산량의 96%를 차지하는 남부 모라비아는 9월부터 10월까지 미쿨로프, 즈노이모, 발티체 등에서 전통 퍼레이드, 이벤트들이 함께하는 와인축제가 개최된다.
이 중 발티체(Vintage Valtice) 와인축제는 남부 모라비아에서도 전통이 잘 간직돼 있는 축제로, 주말 내내 물이 흐르듯 넘쳐나는 와인을 맛볼 수 있다. 마을 곳곳에서 와인과 발효 와인을 음미하며 주민들의 민속 의상 퍼레이드를 즐길 수 있다. 홀에서는 춤과 함께 저녁시간을 보낼 수 있다. 지역의 포도 재배, 원예와 환경 박물관도 와인축제에 참여하며 직업 와인학교와 원예 견습학교와 함께 와인이 될 다양한 종류의 포도나무 전시를 준비한다. 축제 후에는 레드니체-발티체 복합 지역의 아름다운 공원과 자연을 여유롭게 즐겨볼 수도 있다.

2019년 10월 4~5일 체코 발티체
와인의 계절, 축제 속으로

한국 ‘K-와인축제’
와인 1번지 충북 영동, 사랑과 낭만의 축제

‘케이(K)-와인’의 기세도 매섭다. 해외 와인축제를 갈 여건이 되지 않는다면, 국내에서 와인의 맛에 빠져보는 것은 어떨까. ‘대한민국 와인 1번지’이자 전국 최대 포도 생산지인 충북 영동군이 ‘제10회 대한민국 와인축제’를 개최한다. ‘와인 향 가득한 사랑과 낭만의 축제’를 주제로 한 이번 축제에서 와이너리 35곳에서 생산한 레드 와인, 화이트 와인, 로제 와인 등 다양한 와인을 맛볼 수 있다. 와인 족욕, 와인 향초 만들기, 와인 립밤 만들기 등 와인을 활용한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국내 최고의 와인을 뽑는 ‘제6회 한국 와인 대상’과 지역의 청년 예술가들이 참여하는 버스킹 공연 등도 펼쳐진다. 특히 영동 난계축제와 함께 진행돼 다양한 볼거리와 먹거리를 제공한다.
2019년 10월 3~6일 충북 영동군 영동읍 영동천 하상 주차장 일원

홍콩 ‘CCB 홍콩 와인 & 다인 페스티벌’
멋진 야경서 펼쳐지는 아시아 최대 와인축제


빅토리아 하버 스카이라인 앞에서 열리는 아시아 최대 와인 페스티벌. 세계 각지의 와인뿐만 아니라 맥주, 칵테일, 사케, 위스키 등의 주류와 유명한 레스토랑의 음식들까지 한자리에서 맛볼 수 있으며 밤에는 멋진 야경과 함께 라이브 공연이 펼쳐진다. 미국의 경제 잡지 포브스(Forbes)에서 세계 10대 미식축제로 선정할 만큼 전 세계에서 인기 있는 축제다. 홍콩은 2008년 정부가 알코올 도수 30도 이하인 와인에 세금을 면제(80%에 이르던 주세)한다고 발표하면서 ‘아시아 와인의 허브’로 발돋움했다. 특히 와인 면세정책으로 고급 와인이 산지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되면서 축제의 인기가 높아졌다.

2019년 10월 31일~11월 3일 홍콩 센트럴 하버프런트 이벤트 스페이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3호(2019년 10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