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이승률 프리랜서] 시가와 위스키의 조합만큼 잘 어울리는, 신개념 담배와 위스키의 찰떡궁합.


[Liquor] 위스키와 담배의 조우, '영화처럼'
1 옥토모어 6.1 스코티시 발리 + 로직 프로 캡슐 판타지

‘스모키하다’라는 표현을 쓰는 위스키가 있다. 피트향이 강한 싱글 몰트위스키들이다. 피트는 몰트를 건조할 때 연료로 활용했던 자연 퇴적물이다. 석탄이 귀하던 시절, 많은 위스키 증류소들은 석탄 대신 피트를 사용했다. 지금은 대부분의 증류소가 석탄을 쓰지만, 스코틀랜드의 아일레이 지역에서는 아직 피트를 사용하는 곳이 많다. 피트로 빚은 위스키에서는 소독약 같은 맛이 난다. 호불호가 강하지만, 위스키 마니아들 사이에선 싱글 몰트위스키의 ‘종착지’로 불린다. ‘옥토모어 6.1’은 그중 ‘끝판왕’이다. 스모키한 맛은 흔히 페놀 수치로 측정하는데, 일반적으로 50ppm 이상이면 매우 ‘스모키하다’고 표현한다. 반면 ‘옥토모어 6.1’의 페놀 수치는 208ppm에 이른다. 따라서 스모키한 위스키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은 쓴 약을 먹은 어린아이처럼 사탕부터 찾게 된다. 그럴 땐 액상형 전자담배 기기(카트리지 안의 용액을 수증기 상태로 흡입하는 담배)인 로직 프로의 ‘캡슐 판타지’를 피운다. 캡슐 판타지는 블루베리의 달콤함과 멘톨의 시원함을 동시에 품었다. 위스키와 번갈아 가며 즐기다 보면 제아무리 독한 술과도 금세 친해지게 된다.

2 더 글렌리벳 12 + 글로 던힐 네오스틱 제스트 믹스
더 글렌리벳은 가장 대중적인 싱글 몰트위스키 브랜드다. 매년 전 세계 싱글 몰트위스키 판매량에서 1, 2위를 다툴 정도다. 인기 비결로는 달콤한 과일 풍미와 부드럽고 긴 여운을 꼽을 수 있다. 실제 국내 마케팅 리서치 기관인 에이콘 코리아(ACORN KOREA)가 서울 지역 거주 남성 300명을 대상으로 벌인 블라인드 테스트에서 가장 부드러운 싱글 몰트위스키로 선정된 바 있다. 더 글렌리벳의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나는 위스키는 ‘더 글렌리벳 12’다. 남녀노소 누구나 좋아할 맛을 품었다. 풍부한 열대과일과 감귤류의 상큼한 맛, 새콤달콤한 파인애플의 풍미가 특징. 마무리를 책임지는 건 부드러운 바닐라 향이다. 이런 특성은 궐련형 담배 기기(전자 기기로 연초를 가열해 니코틴 증기를 흡입하는 담배) 글로의 ‘던힐 네오스틱 제스트 믹스’의 맛과 맞닿아 있다. ‘던힐 네오스틱 제스트 믹스’에선 레몬 향이 난다. 한 모금 머금으면 레몬의 맛이 ‘훅’ 올라오다 궐련형 담배의 특징인 구수한 타바코 향으로 이어진다. 이 둘을 매치하면 서로 밀고 당기는 힘이 압권이다. 서로 번갈아 맛보면 입안 가득 싱그러운 여운이 남는다.

3 와일드 터키 라이 + 아이코스 앰버 히트 스틱
라이위스키는 버번위스키의 사촌뻘이다. 옥수수로 만드는 버번과 달리 호밀을 주원료로 사용한다. 호밀이 51% 이상 들어간 라이위스키는 까칠까칠한 풍미가 꼭 호밀 빵을 먹는 듯한 느낌을 준다. 특히 버번과 차별화된 독특한 스파이시 향이 매력이다. 대표 주자는 ‘와일드 터키 라이’다. 발매 시점이 미국 대중문화의 전성기와 맞닿아 있어 영화나 소설 등에 단골로 등장하기도 한다. 마초 스타일 캐릭터들이 그 이미지를 극대화하기 위해 와일드 터키와 말보로를 애용하곤 했다. 아이코스는 말보로로 유명한 필립모리스에서 만든 궐련형 담배 기기다. 그 어떤 전자담배보다 연초에 가까운 목 넘김을 자랑한다. 특히 ‘아이코스 앰버 히트 스틱’을 주목할 만하다. 말보로 레드만큼은 아니지만 제법 풍미가 느껴진다. ‘와일드 터키 라이’의 거친 맛에 조금도 밀리지 않고 마치 힘겨루기를 하는 듯한 느낌이 인상적이다. 메케한 담배 연기 대신 빵 굽는 향으로 대변되는 타바코 증기가 나오는 것도 호밀로 만든 라이위스키와 궁합이 좋은 이유다. 위스키와 시가의 조합처럼 시간적 여유를 두고 천천히 음미하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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