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람들을 위한 투자 지침서

'책가방’ 얘기를 할까 한다. 전철에서는 집중이 되지 않아 책을 보지 않는다. 그 대신 사람들을 잘 관찰한다. 얼굴 표정, 옷차림 등을 보면서 트렌드를 배운다. 그런데 예전부터 품었던 의문이 있다. 젊은 친구들이 가방을 가지고 다니는데, 최근에는 유난히 작은 가방들뿐이라 그 속에 과연 책이 들어갈까 하는 것이다.본격적으로 책가방을 가지고 다닌 것은 대학시절이다. 지금도 외출할 때 무조건 가방을 메고 나간다. 가방 안에는 늘 책과 메모지가 들어 있다. 책가방과 함께 한 지 20여년이 넘었다. 그래서 추억도 많다. 불온서적(?)과 유인물을 가방에 담고 있다가 경찰서에 끌려가기도 했다. 책가방이 있기에 오늘의 내가 있다고 생각하니 늘 가방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진다. 독자들도 늘 책가방 친구가 곁에 있었으면 한다. 이번 달에는 재테크 도서와 경영도서 몇 권을 소개한다.성공한 최고경영자(CEO)들은 대개 사람과 지식에 대한 욕심이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GE의 잭 웰치 전 회장은 늘 손에서 책을 놓지 않았으며,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도 아이디어와 영감을 얻기 위해 학습과 독서를 게을리하지 않았다.‘CEO 책에서 길을 찾다(진희정 지음, 비즈니스북스)’는 대한민국에서 성공을 거둔 CEO 중에서 독서를 통해 끊임없이 자신을 계발했던 13명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폭스바겐코리아의 박동훈 사장, 삼성테스코 홈플러스의 이승한 사장, 두산주류 BG의 한기선 사장, 교보문고의 권경현 사장 등 쫓기는 일상 속에서도 책을 놓지 않았던 CEO들이 전해주는 ‘책 읽는 비결과 독서습관, 성공 로드맵’을 통해 ‘꿈, 아이디어와 발상의 전환, 끝없는 도전, 혁신과 변화’를 책에서 얻는 방법을 제시한다.어떤 책을 읽어야 좋을지 잘 모르는 이들의 고민을 풀어 주고자 CEO들은 자신이 읽었던 책 중에서 다른 이들에게도 권할 만한 도서를 3~4권씩 추천한다. 도움 되는 팁(Tip) 하나. CEO들은 시끄럽고 번잡스러운 곳보다 조용하고 편안한 곳을 책 읽는 장소로 선호한다. 사색을 할 수 있는 분위기와 더불어 독서의 희열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자본주의 사회에 살면서 재테크에 관심이 없는 사람은 드물다. 하지만 재테크에 성공하는 사람 또한 드물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관심과 실천은 전혀 다른 차원이기 때문이다. 자신이 쌓은 모든 정보와 지식을 바탕으로 한 걸음 한 걸음 실천하는 사람만이 자신의 투자에 대해 책임을 질 줄 안다.‘재테크의 99%는 실천이다(박용석 지음, 토네이도)’는 근간 ‘한국의 젊은 부자들’ 주인공들이 재테크 입문자들을 위해 생생한 투자 경험과 성공 투자 실천 방안을 담고 있다. 또한 20대에서 30대 초반까지의 젊은이들이 적은 돈을 활용해 리스크를 피하면서 투자에서 승리할 수 있는 26가지 노하우를 알려준다. 생애 첫 종자돈 마련에서부터 주식, 부동산, 해외 투자에 이르기까지 빠르게 변화하는 재테크 트렌드와 남들보다 한발 앞서는 과학적 실천 투자 노하우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나아가 재테크란 단순히 지식을 쌓고 종자돈을 모으는 데서 출발하는 것이 아니라, 인생 전체에 걸쳐 끊임없이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을 지혜롭게 실천하는 데서 그 성공의 뿌리를 찾을 수 있다는 교훈도 담고 있다.단돈 만 원을 아끼려고 밤을 새워 인터넷 쇼핑몰을 검색하며 희열을 느끼는 일반 투자자들도 주식을 사기 위해 해당 기업 분석을 거의 하지 않는다. 또한 기업을 어떻게 분석해 투자해야 할지도 잘 모른다. 기껏해야 과거의 주가와 거래량만을 이정표로 하는 차트 분석, 즉 기술적 분석만으로 투자에 임하고 있다.‘부자아빠의 1% 주식선택 기술(박성민 지음, 청출판)’은 3~5년의 중장기 투자를 위한 가치주의 선택 기술이 부족한 일반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주식 1%를 찾는 분석 테크닉을 알려준다. 특히 가치 투자와 관련한 책들이 대부분 외국 서적 번역본인 현실에서 철저히 한국의 실정에 맞춰 씌어졌다.시세를 읽는 법을 시작으로 ‘매수와 매도 타이밍, 개인 투자를 위해 투자 정보 얻는 법, 과학적 주식투자법, 우량기업의 모든 것, 가치 투자 포트폴리오, 마법의 복리 효과’ 등을 차례대로 설명한다. 그리고 책의 마지막에는 1% 주식 선택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기 위한 체크리스트 기업분석법과 부자아빠가 분석한 미래 유망 우량기업을 소개하고 있다.스물세 살, 맨손으로 결혼생활을 시작했다. 이대로 시간이 흐르면 궁상맞은 아줌마로 늙을 게 뻔했다. 그녀는 자신의 삶을 바꾸기로 결심하고 ‘돈 밝히는 여자, 왕비’로 거듭나기로 결심한다. 낮에는 간호사로 일하고 저녁에는 부업을 했다. 주말에는 재테크 서적을 탐독했다. 종자돈을 만들고, 상가를 사고, 월세의 매력을 알게 됐다. 그렇게 10년. 그는 10억 원의 자산을 일궜다.‘왕비 재테크(왕비 지음, 길벗)’는 겉으로 보기에는 평범한 주부가 결혼 10년 만에 10억 원을 모으고 재테크의 달인으로 거듭난 비결을 담고 있다. 각 재테크 단계를 1년, 3년, 5년, 8년, 10년의 5단계로 나누어 제시하고 있다. 이 책은 저자가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아이를 둔 맞벌이 주부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아무것도 없이 시작해 경제적 안정을 획득한 그녀의 솔직하고 현실감 넘치는 이야기는 재테크 초보자들에게는 큰 용기를, 이미 재테크를 시작했지만 별 성과가 없는 이들에게는 경제적 자유의 기본자세를 바로잡아 줄 것이다.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부자들의 책꽂이맨손으로 일군 중견·중소기업인 성공스토리‘김낙훈 기자의 멋진 기업인 이야기(김낙훈 지음, 선암사)’책제목처럼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들은 멋진 기업인들이다. 그렇다고 패션을 선도하는 옷을 입는다든지 이미지 메이킹에 앞장서는 그런 기업인들은 아니다. 기름때 묻은 작업복 차림으로 묵묵히 일하는 사람들이다.공통점은 대부분 외길인생 자수성가 인생을 살아왔다는 점이다. 저자는 이들을 들풀과 같은 존재라고 비유한다. 바람이 불면 눕고 눈비가 오면 이를 맞으면서 다시 일어섰기 때문이다.고등학교 다닐 나이에 여덟 식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자전거에 ‘뻥튀기’를 싣고 팔러 다녔지만 지금은 수천 명을 먹여 살리는 성호정 송학식품 사장, 고아로 자라나 구두닦이를 거쳐 기업인으로 성공한 뒤 수십 명의 고아들을 뒷바라지하고 있는 이동훈 성실타공 회장, 초졸 학력에 100여 건을 발명한 박세준 엔텍바이오 사장.고려대 법대 졸업 후 도일, 뜨거운 용광로 앞에서 코피를 쏟으며 일을 배워 세계적인 열처리 업체를 일군 이희영 한국열처리 회장, 일흔이 훨씬 넘은 나이에도 전철 타고 다니며 국내 최고급 인쇄 업체를 가꾼 조영승 삼성문화인쇄 사장 등.때로는 절망의 골짜기에서 좌절을 겪고 남몰래 눈물을 훔치기도 했지만 다시 일어서 그 분야에서 일가를 이뤘다. 이들의 멋진 인생과 비즈니스 노하우는 경영자나 창업을 준비하는 사람에게 좋은 교사가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절망에 빠진 기업인들에게 한줄기 희망을 불어넣어줄 수 있으면 하는 게 저자가 책을 낸 계기이기도 하다.행복한 부자가 되기 위한 지침서‘유쾌하게 돈 버는 법 67(현승윤 지음, 나무생각)’돈에 대해 혼란스러운 생각을 정리해 주고, 대한민국에서 유쾌하게 돈을 벌 수 있는 바람직한 길을 제시해 준다. 이 책은 우리를 누르고 있는 돈의 무게에 눌리지 않고 즐거운 마음으로 최선을 다해 돈을 벌게 하고 행복한 마음으로 돈을 즐기게 하는, 즉 ‘돈과 친해지는 법’ 67가지를 담고 있다.16년간 한국경제신문사의 기자로 활동한 저자는 그동안의 경험을 통해 ‘돈 버는 현실’을 깨닫고 재테크만이 돈 버는 최선의 방법이 아님을 알게 됐다. 그래서 이 책에는 부자가 되는 법이나 전략을 소개하는 대신, 세상의 부자가 되고 싶은 이들에게 현명한 돈의 철학을 알려주면서 돈과 유쾌하게 즐기는 법을 전수해 준다.특히 ‘가족의 동의 없는 투자 계획은 절대로 하지 말라, 자녀교육 등에 돈을 다 쏟아 부어 빈털터리 노후를 맞이하지 않으려면 가상의 자녀를 두고 기르라, 돈의 향기는 똥과 닮아 뿌리면 거름이 되고 쌓이면 악취가 난다’는 등 인간미가 넘치면서도 독특한 표현과 철학이 가득해 재미있고 흥미롭게 읽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