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ewsline 제 36호 (2008년 05월)

장단기 경기 논쟁… 경기와 주가의 향방은?

Global Economy

요즘 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지난 1년 이상 끌어 온 서브 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 담보대출) 부실 사태가 ‘이제는 막바지에 온 것이 아닌가’ 하는 기대감을 갖게 하는 조짐들이 발견된다. 무엇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유동성 지원 방식이 바뀌고 있는 점을 들 수 있다. 지난해 10월 이후 금리 인하와 같은 간접 지원에서 최근에는 국채임대대출(TSLF), 프라이머리딜러대출(PDCF) 등을 통해 유동성 위기와 신용 경색을 겪고 있는 금융사에 직접 지원하는 방식으로 변경됐다.

이런 방식을 통해 확보된 유동성만 하더라도 지금까지 파악된 부실과 잠재 부실 규모에 맞먹는다. FRB가 확정 발표한 유동성 지원 규모를 보면 TSLF 2000억 달러, 패니매와 프레디맥의 잉여 자본금 요건 완화에 따른 유동성 유발액 2000억 달러, 환매채(RP) 방식 1000억 달러, 선진국 공조를 통한 1000억 달러 등 최소 6000억 달러에 달한다.

또 부실 자산과 채권을 관리하는 방식도 바뀌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이미 베어스턴스에 대해서는 구제금융이 지원됐다. 앞으로 발생할 부실 자산과 채권에 대해서도 부시 행정부와 FRB는 서브프라임 모기지 신탁공사(STC)를 설립해 직접 관리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 같은 조치는 그동안 부실 자산과 채권의 처리를 원칙적으로는 민간 자율로 처리하겠다는 방침에서 이제는 정부가 직접 나서겠다는 의지다. 다시 말해 앞으로 발생한 부실 자산과 채권을 미국 정부가 보증을 선다는 의미다. 유동성 부족보다 더 큰 문제로 보고 있는 투자자들의 신뢰를 확보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을 선택한 것이다.

과거 금융위기국의 경험을 보면 최근과 같은 미국의 유동성 지원과 부실 자산 관리 방식은 유동성과 투자자들의 신뢰를 회복하면 곧바로 자산시장과 실물경기가 따로 노는 차별화(de-coupling) 현상이 나타나는 것이 관례다. 앞으로 실물경기는 그동안 주가와 부동산값 하락에 따른 역(逆)자산 효과와 부실 채권 처리 과정에서 발생할 대규모 해고 사태 등에 따른 구조조정의 역효과로 최소한 2분기 동안 침체 국면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글로벌 증시를 보면 주가가 베어스턴스 사태 이후 추세적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코스피지수만 하더라도 벌써 200포인트 정도 올랐다. 요즘 주가가 상승하는 문제를 놓고 약세장 속에 일시적으로 찾아오는 ‘베어 마켓 랠리(bear market rally)’냐, 아니면 본격적인 상승 국면에 진입하는 ‘트렌드 랠리(trend rally)냐에 대한 논란이 심하다.

만약 주가가 상승하는 것이 베어 마켓 랠리의 성격이 짙다면 현 시점에서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입하는 것은 기회가 아니라 함정이 될 수 있다. 최근 주가 상승이 앞으로도 계속 이어지기 위해서는 기초 여건인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가 가장 중요하다. 공교롭게도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의 바닥론이 제기된 때에 맞춰 뉴욕 월가에서는 향후 주가 흐름과 관련해 중요한 두 가지 경기 논란이 거세게 일고 있다.

하나는 이번 경기가 언제부터 회복될 것인가 하는 이른바 ‘단기 경기 저점’ 논쟁이다. 현재 벤 버냉키 FRB 의장, 로렌스 서머스 하버드대 교수와 골드만삭스를 비롯한 월가 투자은행, 국제통화기금(IMF) 등이 올 상반기(혹은 1분기)를 저점으로 하반기부터는 회복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반면 앨런 그린스펀 전 FRB 의장, 마틴 펠드스타인 하버드대 교수와 전미경제연구소(NBER) 등은 이번 경기 침체가 최소한 내년 말까지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고 반박한다. 증시 입장에서 경기 저점 논쟁은 주식을 언제 매입할 것인가와 관련해 아주 중요한 문제다. 또 다른 경기 논쟁은 2010년 이후 미국과 세계 경기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중장기 경기 사이클’ 논쟁이다. 버블론의 저자로 유명한 해리 S 덴트는 인구 통계학적인 관점에서 제2차 세계대전 이후 1960년대 초반 사이에 태어난 베이비 붐 세대가 2010년 이후 은퇴하기 시작하면 1970년대 중반 이후 태어난 에코 붐 세대가 다시 핵심 소비 계층으로 편입되는 2020년대 초까지 경기가 대공황에 빠질 가능성이 높다는 견해를 주장해 왔다.

반면 미국 와튼스쿨 교수인 제러미 시겔 등은 덴트의 분석이 갈수록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후발국보다 미국의 위상을 너무 높이 본 것을 단점으로 지적하면서 2010년 이후에도 중국과 인도 등에 의해 세계 경기가 지탱해 나갈 수 있다는 글로벌 해법(global solutions)을 제시하며 정면으로 반박하고 있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벌어지는 이 사이클 논쟁은 장기 포트폴리오와 자산 배분 전략과 관련해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주가가 경기에 약 6개월에서 1년 정도 앞서 가는 점을 감안하면 덴트의 시각대로 2010년 이후 미국과 세계 경기가 대공황에 빠지고 글로벌 증시가 장기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경우 2009년에는 그때까지 보유한 주식을 처분해 수익을 거둬들이고 안전 자산인 국채나 우량 회사채로 돌려 놓을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단기적인 경기 저점 논쟁과 중장기적인 경기 순환 논쟁을 조합하면 첫째, 올 하반기부터 회복된 경기가 2010년 이후에도 지속되거나 둔화된다고 하더라도 주가에 큰 충격 없이 연착륙되는 장기 낙관 시나리오. 둘째, 올 하반기부터 회복된 경기가 2010년 이후에는 다시 침체되는 단기 낙관 시나리오. 셋째, 2010년 이후에나 경기 회복이 가능하다는 단기 침체 시나리오. 넷째, 이제 막 시작한 경기 침체가 2010년 이후까지 연장된다는 장기 침체 시나리오 등의 네 가지 ‘경우의 수’가 나온다.

이번 경기 저점 논쟁을 불러일으킨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와 중장기 경기 순환 논쟁의 주원인인 인구통계학적 관점에서 미국 경제의 위상을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결론이 다를 수 있다. 다행인 것은 과거 금융위기국의 경험과 최근 미국의 경제지표가 개선되는 점을 감안하면 시기가 문제지 경기는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또 갈수록 글로벌화가 진전되는 시대에 있어서는 2010년 이후 인구통계학적인 관점에서 미국 중심의 장기 침체설은 국가 간 인구 이동과 상호 경제 의존도에 의해 충분히 보완이 가능한 문제다. 따라서 단기적으로 주식에 투자하는 것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너무 비관적으로 볼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한다.

한상춘 미래에셋투자교육연구소 부소장 겸 한국경제신문 객원 논설위원

sc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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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8-04-25 16: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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