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한 차례 계절이 바뀌는 환절기가 찾아왔습니다. 이제 아침저녁으로는 제법 선선한 기운이 돌고 한낮의 햇살도 그 열기가 어제와 같지 않습니다. 얼마 안 있으면 한가위를 맞을 것이고 들녘에는 황금빛 물결이 일 것입니다. 유난히도 궂은 날씨 속에 여름을 보낸 탓에 하루하루 높아질 하늘이 마냥 반갑기만 한 요즘입니다.

계절은 이렇게 바뀌고 있지만 야속하게도 지금 세계 경제에는 먹구름이 잔뜩 끼어 있습니다. 유럽의 재정위기와 미국의 국가신용등급 하락, 중국의 성장 둔화 및 인플레이션 우려 등 각종 악재들은 그 축적된 에너지를 번갈아 분출하며 지구촌 증시에 펀치를 가하고 있습니다. 그 펀치를 맞을 때마다 세계 증시에는 마치 릴레이 같은 주가 폭락 사태가 빚어지곤 합니다.

이에 최근 국제 경제 뉴스에는 또다시 ‘퍼펙트 스톰’이라는 용어가 자주 등장하기 시작했습니다. 퍼펙트 스톰은 ‘닥터 둠’이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누리엘 루비니(Nouriel Roubini) 뉴욕대 교수가 제기한 가설로 세계 경제가 동시에 위기에 빠져 대공황이 초래되는 상황을 말합니다. 그는 퍼펙트 스톰이 닥치는 시기를 2013년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금융계에서는 최근 벌어진 일련의 주가 폭락 사태가 그 전조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는 것입니다.

더욱 염려되는 것은 그동안 루비니 교수의 불길한 예언들이 적중했다는 점입니다. 그는 2006년 9월 국제통화기금(IMF) 회의에서 미국 주택 시장의 붕괴와 모기지 금융기관 연쇄 파산 사태를 경고했고, 그 예언은 1년 뒤 서브프라임 모기지 부실 사태로 입증됐습니다. 그 이후에도 그는 베어스턴스, 리먼브러더스 같은 ‘대형 은행들의 파산’을 미리 예측해 세계 금융계에서 그의 전망은 ‘루비니의 예언’으로 통하게 됐습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것은 루비니 교수가 퍼펙트 스톰의 현실화 가능성을 3분의 1로 예측했다는 사실입니다. 즉 세계 경제가 파국을 피할 기회가 아직은 더 많이 남아 있다는 뜻입니다. 그 기회가 어떤 형태일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세계 각국의 공조가 필요할 것임은 확실합니다. 부디 각국이 공조의 지혜를 발휘해 퍼펙트 스톰을 막아내기를 기대해 봅니다. 아울러 개인들로서는 최악의 상황에 대비해 자산 포트폴리오를 재구성하는 노력도 필요할 것입니다.
[Editor's note] 루비니 교수의 ‘불길한 예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