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니까 청춘이라지만 진짜 아픈 건 우리 중장년들 아니냐?”

“맞아. 노후 준비도 하랴, 다 큰 자식 뒤치다꺼리도 하랴, 이래저래 고민거리만 잔뜩 안고 살아가고 있으니….”

얼마 전 고등학교 동창을 만나 나눈 대화입니다. 당시 항간의 화제였던 김난도 서울대 교수의 책 <아프니까 청춘이다>를 두고 얘기를 나누다 결국은 본인들의 신세한탄으로 흐르고 만 것입니다. 모 증권사의 부사장으로 재직하다 독립해 투자자문사를 운영하고 있는 이 친구는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는 편임에도 ‘아프니까 장년이다’라는 패러디에 전적으로 공감했습니다.

한 발 더 나아가 그 친구는 이런 ‘아픔’에 대처하는 자신만의 심리요법(?)도 전수해 줬습니다. 바로 요즘과 같은 고령화 사회에서는 ‘실제 나이×0.8’의 마음가짐으로 인생 설계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우리 나이가 50대 초반이지만 남은 생을 따지면 우리 부모세대 때의 나이로 이제 막 40대에 들어선 셈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었습니다.

자녀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예전 같으면 자녀가 병역과 대학을 마치는 20대 중후반이면 독립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서른을 넘겨서도 부모가 뒤치다꺼리해야 하는 경우가 드물지 않게 됐습니다. ‘88만원 세대’라는 용어가 대변하듯이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자립할 만큼의 취업 기회가 충분치 않기 때문입니다.

이런 얘기들을 나누다 보니 앞으로도 한참 더 삶의 짐을 지고 가야 한다는 계산에 어깨가 무거워졌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는 “그래, 나는 아직 40대 초반이야”라는 생각에 마음이 젊어지는 듯한 느낌도 들었습니다. 아마도 그 친구가 자신의 심리요법을 전수한 것도 후자의 효과를 염두에 뒀기 때문일 것입니다. 독자 여러분께도 ‘곱하기 0.8’의 인생 설계를 권해봅니다.

이번 호에는 커버스토리로 ‘내 생애 마지막 집, 실버타운’을 다루었습니다. 실버타운 입주자들을 만나 그들의 실제 생활 모습을 들여다보고 주요 실버타운 7곳의 특·장점을 살펴봤습니다. 또 스페셜 섹션에서는 요즘 중년 남성들 사이에 불고 있는 ‘쁘띠성형’ 붐과 연말연시 각종 모임의 장소로 각광받고 있는 ‘프라이빗 파티 룸’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이 밖에 유인촌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류시문 한국사회적기업진흥원장, 이종철 꽃과 어린왕자 대표 등 각계 유명 인사와의 흥미로운 인터뷰 기사도 담았습니다.
‘곱하기 0.8’의 인생 설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