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쯤 전부터 알고 지내온 화가 한 분이 있습니다. 한두 달에 한 번 정도 만나 미술에 대해 이런저런 이야기를 들려주는 분입니다. 그런 그가 지난주 만났을 때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아요”라는 질문을 해 왔습니다. 기억을 되짚어보니 그를 알고 난 이후 경제를 화제로 올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었습니다.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었던 그의 질문이 새삼스럽게 들린 것은 20여 년의 경제 기자 생활을 하면서 얻은 하나의 경험칙 때문입니다. ‘경제 상황이 악화될수록 경제 전망에 관심을 갖는 사람들이 많아진다’는 게 바로 그것입니다. 1997년 외환위기와 2008년 미국 월가의 금융 위기 때 이를 절실히 체험한 바 있습니다.

그 화가와 만나기 며칠 전에는 금융업에 종사하고 있는 한 친구가 이른 아침에 전화를 걸어왔습니다. 그의 용건 역시 “경제가 어떻게 될 것 같으냐”는 것이었습니다. 그는 특히 자신이 투자 목적으로 갖고 있는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최고점에 비해 거의 반 토막 났다며 부동산 가격이 더 떨어질 것으로 보느냐고 물었습니다. 경제에 관해서는 저보다도 오히려 더 잘 알 법한 그 친구와의 통화를 끝내며 “오죽 답답했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자에 겪은 이 두 가지 에피소드 외에도 최근에는 경제에 대한 위기감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음을 수시로 확인하게 됩니다. 특히나 금융 분야에 있는 지인들의 경우 일반인들은 쉽게 포착하기 어려운 위험 신호에 대해 우려감을 표하곤 합니다. 일례로 한 시중은행의 임원은 “한국의 부동산 담보대출은 대부분 거치식이어서 연체율 상승을 미국 등 다른 나라보다 더 위험한 신호로 봐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원리금 분할 상환이 일반적인 미국 등의 연체율 상승에 비해 거치 기간 중에는 이자만 갚는 한국의 연체율 상승은 더 심각한 부실 징후라는 것입니다.

이처럼 곳곳에서 경제 상황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를 듣다 보면 이제 경제 위기는 예측하는 단계가 아니라 대비해야 하는 단계라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이번 호는 ‘경제 위기 속의 자산관리’를 커버스토리로 다루었습니다. 이른바 ‘안전자산’인 부동산·채권·금 시장을 짚어보고 펀드 리모델링 등을 통해 변동성이 큰 시장에서 살아남는 지혜를 소개한 기사입니다.

스페셜 섹션에서는 최근 각광받고 있는 ‘힐링’트렌드를 다루었습니다. 슬로시티와 힐링 여행, 힐링 타운 등 몸과 마음의 피로를 씻어내고 영혼을 치유하는 트렌드 상품을 살펴봤습니다. 머니 8월호를 통해 무더위를 잠시 잊고 삶을 풍요롭게 하는 지혜를 찾아보시기 바랍니다.
경제 전망 질문이 두려워지는 이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