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서너 번은 퇴근 뒤 중랑천 뚝방길을 걷습니다. 간혹 자정이 넘은 시간에도 운동화 끈을 다잡아 매고 집을 나섭니다. 1시간여 걷는 동안 마음이 그리 편안할 수 없습니다. 나뭇잎이 바람에 부딪히는 소리,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사각거리는 옷깃 소리가 귓가에 생생하게 들려오고, 흐릿한 가로등 불빛에 비치는 중랑천 물길이 어머니의 부드러운 손길처럼 따뜻하게 여겨집니다. 뚝방길을 걸을 때마다 이런저런 상념에 사로잡히기도 하는데, 길을 걷는 나와 옆을 지나치는 사람들, 회색빛 하늘과 중랑천, 나무들, 길가에 피어 있는 저 이름 모를 꽃들과 더불어 내가 살아가는구나, 그래서 나도 소중하고, 저들도 소중하다는 생각이 절로 듭니다. 게다가 하루 중 나 자신만을 오롯이 바라보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생각하니, 무릇 근원 모를 행복감마저 꾸물꾸물 몰려옵니다. 프랑스 사회학자인 다비스 르 브르통도 ‘걷기 예찬’이라는 책에서 말했지요. “걷는 것은 자신을 세계로 열어 놓은 것이다. 발로, 다리로, 몸으로 걸으면서 인간은 자신의 실존에 대한 행복한 감정을 되찾는다.”

7월호엔 머니 취재기자들이 부산, 대구, 광주, 대전, 울산 등 전국 주요 도시를 다녀왔습니다. ‘진짜 부자는 지방에 산다’, ‘지방 부자가 더 알짜다’ 등 지방 부자에 대한 속설들이 과연 사실인지 확인했습니다. 커버스토리 ‘한국 의 지방 부자들’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스페셜리포트로는 국내 금융계좌를 갖고 있는 미국 영주권자나 실거주자들을 혼돈 속에 몰아넣은 해외금융계좌신고법(FATCA)을 다뤘습니다. 미국 현지법인 파견임직원, 미국에 체류 중인 유학생 등 7가지 상황별로 사례를 들어 대응 전략을 제시했습니다. 7월호에는 특별한 인터뷰 기사도 마련돼 있습니다. 국내 첫 여성 은행장인 권선주 IBK기업은행장을 만났습니다. 내실과 소통에 기반을 둔 권 행장만의 창조금융론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영원한 현역’인 올해 아흔세 살의 박승복 샘표식품 회장과의 인터뷰도 감동이었습니다. “100세에는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박 회장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삶의 의미를 반추해 보시기 바랍니다. 희망의 7월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Editor`s note] 걷기의 즐거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