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 봄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아직 하늘의 푸르름도 설익었습니다. 아직 아지랑이도 언 땅을 녹이지 못했습니다. 아직 졸졸졸 흐르는 실개울 소리도 들을 수 없습니다. 그런데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어딘가로부터 봄의 아우성이 들려옵니다. 우리가 지금 무얼 하고 있건 간에 시간은 흐르고 올해도 어김없이 봄은 찾아옵니다. 누군가가 ‘이 세상에서 가장 쉬운 일이 나이 먹는 일’이라고 하더군요. 다시는 돌아오지 않을 귀한 오늘을 어떻게 보내고 있는지 생각해보니 부끄럽기만 합니다. 괴테가 말했지요. “30분이란 티끌과 같은 시간이라고 말하지 말고, 그동안이라도 티끌과 같은 일을 처리하는 것이 현명하다.”

나이가 들수록 시간에 대한 부담감으로 마음이 급해지기 마련입니다. 자녀 교육부터 자산관리, 상속 등 어느 것 하나 수월하지 않습니다. 혼신의 노력 끝에 남들이 부러워할 만한 자산을 갖춘 이들일수록 그 노력과 보람이 본인 세대는 물론 자녀 세대까지 이어지기를 원합니다. 하지만 ‘창업보다 수성이 어렵다’는 말처럼 지키는 것은 후대로 갈수록 쉽지 않습니다. 더구나 저금리·저성장 시대에 접어든 데다 자본시장 환경도 급변하는 터라 자산관리의 어려움은 더 커졌습니다.

자산가들의 이런 고민을 들어주고 해결 방법을 컨설팅하는 금융권의 프라이빗뱅킹(PB) 서비스가 떠오르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현상입니다. 금융업계에서는 PB 시장을 미래 먹을거리로 확신하고 있는 분위기입니다. PB 시장을 두고 은행과 보험, 증권사들의 경쟁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자산가들을 위한 PB 서비스를 가장 잘하고 있는 곳은 어딜까요. 국내에서 유일하게 대한민국 최고 PB센터를 선정하고 있는 한경 머니는 올해도 어김없이 은행, 보험, 증권 등 3개 부문에서 베스트 PB센터를 뽑았습니다. 독자 여러분들의 PB센터 선택에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이번 호에서는 봄맞이를 준비하는 분들을 위한 정보도 가득 담았습니다. 스페셜 테마로 다룬 ‘이 봄, 당신을 위한 힐링 포인트’에서는 가드닝에 대한 모든 정보를 담았습니다. 셀프 가드닝 A to Z, 연간 스케줄은 물론 가드닝을 배울 수 있는 각종 프로그램까지 소개했습니다. 직접 정원을 꾸미고자 하는 독자들에게 쓸모 있는 정보가 될 것입니다. 해외 쇼핑몰에서 직접 물건을 구입하는 직구 붐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관세청이 작년 해외 직구 물품 수입이 15억4000만 달러로 사상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사정이 이러다 보니 해외 직구에 관심을 갖는 중장년 남성들도 대거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분들을 위해 해외 직구 방법부터 직구 고수의 유용한 쇼핑 팁을 알려드립니다.

파이낸스 섹션에서도 볼 만한 기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3월부터 유럽중앙은행(ECB)은 양적완화(QE)를 통해 내년 9월까지 매달 600억 유로, 총 1조1400억 유로를 푼다고 하는데, 한국 경제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전망했습니다. 중국은 남중국해 영유권을 강화하기 위해 암초와 산호초를 인공 섬으로 만들어 군사기지화하는 전략을 적극 추진하고 있는 중국의 속셈은 무엇일까도 알아봤습니다.

시인 정연복은 ‘봄날의 기도’라는 시에서 “겨우내 쌓였던 잔설(殘雪) 녹아 졸졸 시냇물 흐르듯 지난날의 모든 미움과 설움 사르르 녹게 하소서”라고 노래했습니다. 미움과 설움이 녹은 자리에 평안과 행복의 새싹이 돋아나기를 기원합니다.


편집장 권오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