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기(復棋)는 바둑 용어입니다. 바둑의 승패가 갈린 뒤 승자와 패자가 머리를 맞대고 대국 내용을 되짚어 보는 행위를 복기라고 합니다. 패배의 아픔을 안고 복기에 임하는 패자 입장에선 잔혹할 수밖에 없습니다. 8월호 특별기획으로 마련한 조훈현 국수와 바둑광인 강명주 지지옥션 회장, 가수 김장훈 3인의 대담에서 조 국수는 “괴로운 감정을 누르고 복기를 하기란 쉽지 않다”고 고백합니다. 하지만 “복귀를 해야 실수를 반복하지 않고, 좋은 수를 연구해 다음 대국에 활용할 수 있다”며 그 필요성을 강조했습니다. 그는 인생을 바둑에 빗대어 “우리 인생도 마찬가지로 아파도(자신을) 뚫어지게 바라보는 연습을 해야 실패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인생에서 복기란 성찰이지 싶습니다. 성찰은 자신의 일을 반성하며 깊게 살핀다는 뜻입니다. 아침마다 세수를 하고 거울을 보는 것처럼, 저녁마다 ‘성찰’이라는 ‘인생의 거울’도 봐야 하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특히 성찰하지 않은 채 나이 들고, 지위가 올라가고, 재산을 축적해 사회적 힘을 가진 분들은 개인적 성공은 이뤘을지 몰라도 결코 존경받는 삶을 살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조 국수는 대담에서 “1등에서 내려오니 더 편해졌다”고도 했습니다. 그는 “승리를 위해서만 바둑을 두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삶으로서 바둑을 두게 됐다”고 했는데, 그 말 속에 나이 듦의 여유, 고수의 향기가 느껴졌습니다. 자신과 주변을 둘러보는 넉넉한 마음. 조 국수에게서 배웠습니다. 조 국수와 강 회장, 가수 김장훈이 ‘바둑과 인생’이라는 테마로 솔직하게 이야기를 나눈 8월호 대담 기사를 놓치기 마시기를 바랍니다.

8월호를 대표하는 빅 스토리로는 ‘럭셔리 & 슈퍼 카’를 다뤘습니다. 수입자동차 시장이 너무나 뜨겁습니다. 시장점유율이 15%를 넘어 20%까지 곧 갈아치울 기세입니다. 중저가 차뿐만 아니라 최고급 럭셔리카의 성장률도 세계 시장에서 가장 가파릅니다. 이는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에서 당연한 현상이기도 하고, 국산 자동차의 질적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한경 머니는 이번 기회에 하이엔드 레벨의 럭셔리카들을 한자리에 모았습니다. 럭셔리카에 관심 있는 자산가 분들에게 의미 있는 정보가 될 것입니다.

이번 호에는 볼 만한 심층 기사들이 많습니다. 우선 TV 예능 프로그램인 ‘꽃보다 할배’가 인기를 끌면서 배낭여행을 가는 중년 남성들이 크게 늘었습니다만, 아직도 마음뿐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망설이는 분들이 적지 않습니다. 그분들에게 자신감을 심어 주고자 ‘중년의 배낭여행’을 특집기사로 마련했습니다. 중년으로서 배낭여행의 달인 소리를 듣는 두 분의 체험기를 통해 배낭여행의 A to Z를 담았습니다. 배낭여행에 관심 있는 독자들은 당장에 책을 펼치십시오.

인천의 신천지로 떠오른 송도국제도시 르포 기사도 여러분의 흥미를 불러일으킬 것입니다. 한때 송도는 ‘유령의 도시’라 불릴 정도로 실패한 신도시로 전락한 듯했습니다만, 다시금 화려한 부활의 날갯짓을 하고 있습니다. 최근엔 ‘인천의 청담동’, ‘한국의 작은 싱가포르’라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교육, 쇼핑 등의 생활환경이 몰라보게 좋아졌다는 것이 송도를 다녀온 취재기자의 전언입니다. 자산가의 상당수가 차명 재산 문제로 골치를 앓고 있습니다. 이 차명 재산은 공개해도 상상을 초월한 세금 폭탄을 맞기 때문에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있는 분들이 꽤 있습니다. 이분들을 위해 ‘명의신탁 세금 딜레마’를 심도 깊게 다뤄봤습니다.

본격적인 휴가철이 시작됐습니다. 가족 간 정을 주고 받는 소중한 시간이기를 기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