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노트]실패와의 쿨한 인사법
[한경 머니=한용섭 편집장]기해년(己亥年)이 시작됐습니다. 희망에 부풀어 있을 새해 벽두이지만 또 한 해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무수한 실패들과 만나게 될 것을 예감하면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실패를 좀 더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쿨한 인사’는 어려울까요. 곰곰이 생각해보면 ‘혁신’이 키워드인 4차 산업혁명 시기에는 가능할 듯도 싶습니다. 왜냐하면 혁신이라는 것이 무수한 실패를 먹고 자라나는 특성이 있기 때문이죠.

올해부터는 5세대(5G) 이동통신이 상용화되는 등 4차 산업혁명에 가속도가 붙을 예정입니다. 특히 지난해 12월 정부는 2019년 경제정책 방향과 관련 4대 신산업(스마트공장·산단, 미래차, 핀테크, 바이오헬스)에 대해 재정, 세제, 제도 등을 집중 지원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이끌어 나가겠다는 청사진을 밝힌 바 있죠.

주목해볼 대목은 정부에서 ‘산업기술 알키미스트(Alchemist) 프로젝트 추진 전략’을 2019년 상반기 발표할 예정이라는 것입니다. 알키미스트는 ‘연금술사’라는 의미로 과거 철로 금을 만들려고 했던 연금술사의 수많은 실패가 오늘날 근대 화학의 씨앗을 틔웠듯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 기업가 정신의 복원을 화두로 꺼내든 겁니다. 수많은 실패를 혁신 성장의 밑거름으로 쓰겠다는 것이죠.

이민화 창조경제연구회 이사장은 경제지 이데일리의 ‘목멱칼럼’(2018년 11월 5일자 ‘효율에서 혁신으로’)에서 “혁신 성장은 창조적 파괴 과정이다. 성공과 실패가 혼재돼 있어 실패를 없애면 성공도 사라진다. 성공의 기댓값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변했습니다. 또 “정직한 실패를 용인하고 이를 통해 학습을 하는 사회에서 성공의 기댓값은 증가하게 된다”는 것이 그의 지론입니다.

2018년 9월 14일부터 16일까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는 실패를 주제로 한 재미있는 행사가 열렸습니다. 바로 행정안전부 주최로 실패박람회가 열린 건데요. 이 행사의 슬로건은 ‘실패를 넘어 도전으로’였습니다. 또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2011년부터 매년 10월 13일 ‘실패의 날’ 행사가 개최된다고 하네요. 실패를 성공의 기회로 활용하기 위해 스타트업 활동의 다양한 실패 순간을 공유하고 분석하는 시간을 갖는다고 합니다.

과거에 ‘실패’는 낙오자의 키워드로 여겨졌죠. 하지만 실패는 성공의 반대편에 있는 것이 아니라 성공으로 가는 디딤돌이라고 생각하면 어떨까요. 한경 머니의 신년호 빅 스토리 ‘혁신 빅뱅, 성공의 법칙’에서는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변화된 성공의 법칙을 이야기합니다.

김현정 미래센터 대표는 빠르게 변하는 복잡한 세상에서 핵심을 놓치지 않고 미래 지향적인 태도를 견지하기 위한 ‘시나리오 플래닝’을 제안하고, 안계환 독서경영포럼 대표는 인공지능(AI)으로 대표되는 미래에는 ‘기술’보다 ‘사람’이 더욱 중요해진다는 점을 강변하며 사람을 제대로 알아가는 인문학의 중요성을 역설합니다. 또 성공 스토리를 써 나가는 다양한 분야의 스타트업 주자들의 생생한 경험도 들을 수 있죠.

이를 통해 2019년부터는 실패를 만났을 때 무기력하게 실망하지 말고, 실패를 통해 성공의 밑그림을 수정해 나가는 그런 혁신 빅뱅의 한 해를 만들기를 기원합니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4호(2019년 01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