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향과 문화의 시대 이유 있는 선택, 앤티크

신간 <생활의 품격을 더한 즐거움, 앤티크의 발견>
[한경 머니=이현주 기자] 최근 경제 전반에서 ‘취향’이라는 단어가 부상한다. 희소성과 차별성이 소비 결정의 주요 키워드로 꼽힌다.


앤티크(antique, 골동품)는 취향과 문화의 시대의 선택이다. ‘벼락부자의 집에는 앤티크가 없다’는 말이 있듯이 단지 돈만으로 단시간에 살 수 없는 게 앤티크다. 나만의 안목과 소양을 쌓아 ‘문화 자본’으로 향유할 수 있는 예술품이자 생활품이다.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오래된 물건의 매력에 빠진 사람들은 그 시대의 리더들이었다. 조선의 선비들은 ‘고동서화’ 수집 취미를 즐겼고, 유럽의 왕조와 귀족들은 ‘시대품(period piece)’을 진열하며 자신의 부와 명예를 자랑했다.

도서 <생활의 품격을 더한 즐거움, 앤티크의 발견>은 동서양의 귀하고 값진 앤티크들을 사진과 글로 소개하는 앤티크 입문서다. 100년 이상 된 오래된 물건을 통칭하는 앤티크를 수집하고 오늘날의 아파트 공간과 가정에서 즐기고 향유할 수 있는 길을 친절히 안내한다.


이 책은 20여년 동안 유럽과 조선의 오래된 물건을 모아온 백정림 갤러리 ‘이고’ 대표가 한국경제 발행 월간지 한경 머니에 4년 간 연재한 앤티크 칼럼을 모아 엮은 것이다. 앤티크 컬렉터의 안목으로 직접 수집한 옛 가구와 그릇, 소품 등에 얽힌 역사와 문화, 이야기를 전한다.


저자는 앤티크를 통해 궁극적으로 ‘품격 있고 따뜻한 홈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앤티크 컬렉션을 활용한 홈인테리어, 홈파티 등을 제안하며 감상의 대상으로 보고 즐길 뿐 아니라 실생활에서 귀하게 사용하면서 그 안에 ‘가족의 기억’을 쌓아 나가는 것이 앤티크 컬렉션의 참맛이라고 역설한다.

책은 크게 두 개 의 파트로 구성된다. 1부, ‘행복이 가득한 식탁’(Antique from West)에서는 유럽의 앤티크를 중심으로 테이블을 수놓는 은식기와 스털링, 유리와 크리스털, 도자기 등을 다룬다. 계절별 테이블 세팅 가이드를 통해 구체적인 활용법 또한 제시했다.

2부, ‘여백의 아름다움, 조선’(Antique from East) 우리 문화의 아름다움을 조명한다. 조선의 목가구, 사랑방 소품, 여인들의 장신구, 옛돌 등에 스며든 정서와 미감, 그 소담하고 고고한 미(美)에 대해 말한다. 정원과 집안 공간에 자리한 한국 앤티크 한 점은 인테리어의 화룡정점이라 할 만하다.

이와 함께 앤티크 입문을 위한 사조와 구체적인 컬렉션 가이드에 대해 첨언하고 있다.

오래된 물건이 주는 감동은 생명력에 있다. 시간과 공간의 큰 물줄기 속에서 세월이 지날수록 빛을 내는 보물, 그 안에 힘이 있다. 누군가의 눈빛과 말투와 숨결을 담고 있기도 하며, 새것의 반짝거림이 줄 수 없는 울림을 내기도 한다.

최근 저성장 시대를 맞은 한국 경제의 화두는 혁신과 창의다. 혁신은 다름 아닌 재발견에서 나온다. 기존과 다른 새로운 관점과 시각을 가질 때 고루하고 낡은 것에서도 빛나는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재발견에서 재탄생으로, 새로운 성장 스토리가 쓰인다.

재발견이라는 감각의 근육을 키우는데 오래된 물건은 꽤 유용하다. 수백 년을 지나온 한 점의 물건이 갖는 매력은 골동품으로서의 투자 가치 그 이상이다. 변치 않는 아름다움과 생명력을 지니는 앤티크는 그 자체로 위대한 고전이자 지혜의 샘물인 셈이다.

앤티크와의 만남은 ‘과거로의 여행’을 통해 ‘미래로의 여행’을 떠나는 여정이다. 옛것을 본받아 새것을 창조한다는 법고창신(法古創新)의 키워드와도 통한다. 그래서 이 책은 테이블웨어나 홈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각 분야의 리더와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에게도 권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