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서울시립교향악단이 다가온 3월, 봄의 밤을 만끽할 만한 특별한 음악선물들을 선보인다. 낭만적인 봄을 기다려 온 클래식 애호가들이라면 이번 기회를 놓치지 말자.

프랑스에서 온 건반 위 마술사
비루투오소 피아니스트
‘장에플람 바부제’
클래식이 흐르는 봄의 밤, 서울시향 2019년 3월 정기공연

비루투오소 피아니스트 장에플람 바부제가 오는 3월 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장에플람 바부제의 라벨 피아노 협주곡>에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역동적인 협연 무대를 펼친다. 바부제는 수많은 헝가리 음악가들과 연주를 통해 교류하며 자신을 ‘헝가리적인 프랑스 피아니스트’라고 소개하기도 했다. 라벨은 가장 프랑스적인 작곡가로 프랑스적인 섬세함과 화성을 오선지에 담아냈다. 특히 라벨의 피아노 협주곡 마지막 악장은 라벨의 모든 작품을 통틀어 가장 밝고 즐거운 분위기를 담아낸 곡으로 평가된다.

2016년 11월 서울시향과의 연주에서 프렌치 레퍼토리인 ‘프랑크 교향곡 D단조’를 지휘했던 파비앵 가벨 역시 프랑스 출신 지휘자로 캐나다 퀘벡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음악감독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유럽과 북미의 주요 교향악단을 객원 지휘하고 있다.

발레 <암사슴들> 원작에서 다섯 곡을 골라 콘서트용 모음곡으로 구성한 풀랑크의 ‘암사슴 모음곡’은 마치 발레 공연 무대와 같이 우아하고 감각적인 느낌을 잘 담아냈으며, 자유분방한 작곡가의 음악적인 위트도 확인할 수 있다. 베토벤의 ‘영웅’ 교향곡을 연상시키지만 자신감 넘치는 영웅이 아닌 사유하고 고뇌하는 인간적인 영웅을 그려낸 브람스의 ‘교향곡 제3번’은 강렬하지만 긴장감 넘치는 도입부와 고요한 결말이 대비된다.

이튿날인 3월 9일 <실내악 시리즈 Ⅲ: 장에플람 바부제> 공연에서는 스타 피아니스트가 실내악 연주에 참여했을 때 벌어지는 특별한 음악적 화학작용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시향의 보석 같은 현 파트와 관 파트의 단원들이 무대에 함께 오른다.

모차르트의 ‘피아노와 목관을 위한 오중주’는 오보에, 클라리넷, 바순, 호른과 피아노의 조합으로 실내악과 협주곡의 경계를 넘나들며 그의 실내악 작품 중 가장 독창적이라 평가받는다. 단악장 구성으로 장대한 규모를 자랑하는 라흐마니노프의 ‘엘레지풍의 삼중주 1번’에서는 청년 시절 라흐마니노프의 음악적 역량을 확인할 수 있으며, 바부제의 나라 프랑스의 전통을 보여주는 장 프랑세의 목관 사중주와 피아노 삼중주 작품 중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정열적인 마무리의 라벨 ‘피아노 삼중주’로 연주의 막을 내린다.

낭만주의 최후의 거장
‘말러와 슈트라우스’를
찾아 떠나는 음악 여행
클래식이 흐르는 봄의 밤, 서울시향 2019년 3월 정기공연

올해 1월 미국 보스턴 심포니 오케스트라와의 무대에서 드보르자크 ‘교향곡 8번’을 지휘해 현지 언론의 호평을 받았던 지휘자 성시연이 3월 22일 <2019 서울시향 말러와 슈트라우스> 공연을 통해 2009년부터 2013년까지 부지휘자로 활동했던 오랜 음악적 고향인 서울시향을 찾아 청중들을 만난다. ‘진정한 소리의 화가’로 불리는 소프라노 아네 슈바네빌름스는 뮌헨, 드레스덴, 함부르크, 프랑크푸르트, 암스테르담, 빈, 마드리드, 바르셀로나, 밀라노, 뉴욕과 도쿄 등 전 세계 주요 오페라극장에서 크리스티안 텔레만, 주빈 메타, 사이먼 래틀 경, 다니엘 바렌보임 등의 지휘자들과 정기적으로 공연하고 있다. 그는 이번 연주에서 독일의 전래민요와 민속시에 말러가 곡을 붙여 그의 초기 음악세계를 잘 보여주는 ‘어린이의 이상한 뿔피리’ 중 3곡과 아름답고 신비한 분위기로 말러의 가곡 중 걸작으로 꼽히는 뤼케르트 가곡을 부를 예정이다.

포디엄과 건반의 경계를 넘나들다
리처드 이가의 ‘모차르트가 빛나는 밤에’
클래식이 흐르는 봄의 밤, 서울시향 2019년 3월 정기공연

2006년부터 고음악 아카데미(AAM)의 감독을 맡아온 리처드 이가는 피아노, 하프시 코드, 그리고 오르간에 이르는 모든 건반 악기의 스페셜리스트다. 또한 런던 심포니, 로열 콘세르트헤바우,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같은 주요 교향악단을 지휘해 왔으며 2019년부터 헤이그 레지덴티 오케스트라의 수석객원지휘자로 활동하고 있다.

3월 28일 오후 8시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모차르트 스페셜> 공연 프로그램은 전곡이 모차르트의 작품으로 수놓아져 있다. 특히 ‘피아노 협주곡 24번’ 연주에서 이가는 지휘와 피아노 솔로를 겸한다. ‘피아노 협주곡 24번’은 모차르트의 협주곡 중 가장 큰 편성의 오케스트라가 등장하는 협주곡으로 풍성한 목관 악기의 활약이 돋보이는 곡이다. 이 곡을 통해 모차르트가 추구했던 음악적 상상력과 자유로움을 청중이 만끽할 수 있도록 이가는 창의적인 해석으로 연주와 지휘를 풀어 나갈 예정이다.

서울시향은 오페라 <티토 황제의 자비> 서곡으로 연주를 시작한다. 이 곡은 장엄한 전주와 플루트와 오보에의 이중주, 간결한 대위법 등 5분 남짓 짧은 연주 시간이 다채롭게 느껴질 수 있도록 채워져 있다. 가장 모차르트다운 교향곡인 ‘교향곡 38번 프라하’는 1787년 1월 프라하에서 초연된 곡으로 18세기 고전파 교향곡의 전통에 따른 3악장 구성을 취하고 있다.

‘프라하’ 교향곡에는 특히 모차르트가 빈의 뛰어난 목관 악기 연주자들을 통해 접한 음악적 영감과 피아노 협주곡을 작곡하며 익힌 관현악 작법 등이 담겨 있다. 이날 연주의 대미는 모차르트 서곡 중 가장 널리 연주되는 작품 중 하나인 <피가로의 결혼> 서곡이 장식한다. 초연 이후 200년이 넘었지만 여전히 가장 생동감 넘치는 오페라 작품으로, 서곡이지만 완전한 독립 작품이며 이날 ‘올 모차르트’ 연주 무대를 경쾌하게 마무리할 것이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6호(2019년 0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