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 김수정 기자]클래식 팬들이라면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공연은 단연 반가운 손님일 터. 폭발적인 러시아 사운드를 느끼고 싶다면 오는 3월 29일과 30일, 4월 2일에 펼쳐지는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의 공연을 놓치지 말자.

러시아를 대표하는 오케스트라인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이하 스베틀라노프 심포니)가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피아노의 거장인 백건우와 함께 한국을 찾는다. 창단 당시에는 소련 국립 교향악단(USSR State Symphony Orchestra)이라는 명칭으로 세계에 러시아 오케스트라 특유의 강렬한 색채를 알린 스베틀라노프 심포니는 1965년부터 2000년까지 가장 오랜 기간 악단을 이끈 전설적인 마에스트로 예프게니 스베틀라노프의 이름을 따라 스베틀라노프 심포니로 활동 중이다.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정수,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
3월 런던 필하모닉을 이끌고 내한하는 지휘자 블라디미르 유롭스키가 현재 스베틀라노프 심포니의 예술감독으로 있다. 오케스트라 전체를 장악하는 힘 있는 비팅의 지휘자인 아르망 티그라니얀(Arm- an Tigranyan)의 지휘로 함께할 이번 공연은 4월 2일 저녁 8시 롯데콘서트홀에서 개최될 예정이다.

공연 1부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가 협연자로 무대에 올라 차이콥스키 대표 레퍼토리인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한다. 정통 러시아의 낭만적이며 강렬한 사운드를 이어받아 2부에서도 차이콥스키의 대표작인 ‘교향곡 5번’이 연주된다. 이번 공연은 극적인 오케스트레이션과 폭발적인 감성이 돋보이는 차이콥스키 대표 작품 2곡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될 것이다.

네메 예르비가 “깔끔한 지휘와 세심한 카리스마로 모두를 사로잡을 특별한 음악가”라고 극찬한 티그라니얀, 그리고 역동적이며 화려한 러시아 레퍼토리 해석에 있어 단연 세계 최고로 인정받는 스베틀라노프 심포니가 선사할 러시아의 밤을 기대해봐도 좋다. 한편, 서울 공연 전 3월 29일 안동 문화예술의전당, 30일 경기도문화의전당에서도 스베틀라노프 심포니의 공연이 진행될 예정이다.
러시아 오케스트라의 정수, 러시아 국립 스베틀라노프 심포니
[사진 위에서부터 스베틀라노프 심포니 포스터. 아르망 티그라니얀. 백건우]

팔색조의 차기 마에스트로
아르망 티그라니얀
러시아 출신의 아르망 티그라니얀은 미국 피바디 음악원과 독일 칼스루에 국립음대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한 후 러시아 차이콥스키 음악원에서 지휘를 공부한 다채로운 이력의 지휘 신성이다. 2012년 여름 예르비썸머 아카데미 & 페스티벌에 처음으로 초청받은 이후 2013년과 2014년 연속으로 재초청 받아 실력을 인정받은 바 있다. 이후 나탄라흘린페스티벌, 러시아 국립 오케스트라, 발틱해 청소년 오케스트라 등의 무대에서 지휘했으며, 크리스토프 펜데레츠키, 크리스티안 예르비, 데니스 마추예프, 니콜라이 루간스키 등 세계적인 지휘자 및 연주자들과 함께 무대에 서기도 했다. 현재 IMG 소속 아티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
한국을 대표하는 피아니스트 백건우는 끊임없이 음악 한 길만을 연구하는 구도자적 풍모로 피아노계의 거장으로 불린다. 피아니스트로서의 행보를 시작한 지 올해로 63년, 세계적인 권위의 콩쿠르 및 디아파종상, 프랑스 3대 음반상 수상의 쾌거를 이루며 거장의 반열에 올랐다. ‘프랑스 예술문화기사훈장’(2000년), ‘호암예술상’(2000년)을 연이어 수상, 거장 피아니스트로서의 입지를 단단히 했으며 바흐부터 메시앙에 이르기까지 광범위한 레퍼토리로 유명하다. 지난 2017년에는 베토벤 피아노 소나타 32곡 전곡 연주 프로젝트 ‘여정’으로 뜨거운 호응을 이끈 바 있다. 이미 일흔을 넘긴 나이에도 매일 피아노 연습과 연구를 게을리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새로운 곡에 도전하는 그를 사람들은 ‘건반 위의 구도자’라 부른다.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6호(2019년 03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