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머니 기고=정명진 파이낸셜뉴스 의학전문기자] 최근 심각한 미세먼지로 호흡기 질환 건강에 신경을 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실제 미세먼지로 인해 기침을 하는 호흡기 질환자들도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기침이 일주일 이상 지속되고 가슴통증이 동반된다면 폐렴을 의심해봐야 한다.
잦은 기침·가슴통증, ‘폐렴’ 적신호
폐렴은 세균이나 바이러스, 곰팡이 등 미생물 감염으로 인해 발생하는 폐의 염증을 말한다. 주로 기침, 염증 물질의 배출에 의한 가래, 호흡 곤란 등 폐 기능 장애와 함께 구역, 구토, 설사 같은 소화기 증상, 두통,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등의 전신 질환이 나타난다.

미생물 감염으로 발생하는 ‘폐렴’
문제는 감기와 폐렴의 초기 증상이 비슷하기 때문에 단순한 감기로 여기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감기는 2~3일 동안 미열이 나고 콧물, 코막힘, 인후통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
반면 폐렴은 섭씨 38도 이상의 고열이 4일 이상 지속되며 기침을 할 때마다 가슴통증이 유발된다. 또 노란 가래가 나온다. 감기는 코와 인두 등에서 발생하는 상기도 감염이고 폐렴은 폐 조직에서 발생하는 하기도 감염이다. 따라서 전혀 다른 질병이라 할 수 있다.

폐렴의 가장 큰 원인은 ‘감염성 폐렴’이다. 보통 폐에는 바이러스가 들어와도 제거하지만 면역력이 떨어진 경우에는 방어 능력이 떨어지기에 쉽게 걸릴 수 있다. 폐렴은 여러 가지 종류가 있다. 그중 가장 흔한 것이 ‘폐렴구균’이다. 폐렴구균은 우리 주위에 흔히 존재하는 세균이다. 이 세균은 우리 몸의 면역력이 떨어지면 인체로 침투해 폐렴을 일으킨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폐렴은 국내 사망 원인 4위로 치명적인 질환이다.

특히 폐렴 사망률은 갈수록 증가하고 있다. 지난 2007년 9.4%에 불과했던 폐렴 사망률은 지난 2017년 37.8%까지 높아졌다. 폐렴 사망률은 40대 10만 명당 1.5명 수준이지만 50대 6.2명으로 급격히 늘어나고 80대에 이르면 846.7명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폐렴구균 폐렴을 앓고 회복된 사람들은 일반인에 비해 사망 위험이 최대 10년까지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나 사전 예방이 중요하다.

가습기살균제 피해자들이 앓았던 병명은 ‘간질성 폐렴’이다. 간질성 폐렴은 폐 간질조직에 염증이 발생하고 섬유화가 진행되는 질환으로 특수한 곰팡이 포자, 석면, 규소, 탄분 등의 흡입물질이나 흡연 및 유전적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예방을 위해서는 해로운 요소에 노출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흡인성 폐렴’은 입안의 침 같은 분비물이나 음식물과 같은 위 내용물 등 이물질이 기도로 흡입되면서 폐에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이 질환은 입안에 있는 세균이 기관지로 흡인되기 때문에 발생한다. 노인인구에서 흔하게 발생하며 뇌혈관 질환, 치매와 같이 연하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 있을 경우 위험이 높다. 흡인성 폐렴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구강을 청결히 관리하고 앉아서 음식을 섭취하는 등 생활습관을 교정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12세 이하, 65세 이상 반드시 예방접종
폐렴은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고 패혈증, 호흡부전, 폐농양 등 심각한 합병증을 일으켜 사망까지 이를 수 있는 질환이다. 폐렴이 발생한 경우에는 세균성 폐렴으로 가정하고 경험적인 항생제 치료를 시작한다. 이후 원인 미생물이 밝혀지면 그에 적합한 항생제를 선택해 치료하게 된다.

독감과 같은 바이러스성 폐렴은 증상 발생 초기에는 항바이러스제의 효과가 있지만 시일이 경과한 경우에는 항바이러스제의 효과가 없을 수도 있다. 합병증이 없거나 내성균에 의한 폐렴이 아니라면 보통 2주간 치료하게 된다. 폐렴구균 질환은 백신을 통해 예방이 가능하다. 폐렴구균 백신은 13가지 균을 방어하는 13가 백신, 23가지 균을 방어하는 23가 백신이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65세 이상 성인이나 12세 미만 어린이, 만성질환자, 면역저하자,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등 호흡기 기저질환자 등에게 폐렴구균 백신 접종을 권하고 있다. 특히 면역 억제 상태가 있거나 만성 심부전, 만성 신질환, 만성 호흡기 질환, 당뇨병 등 만성질환을 보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예방접종을 하는 것이 좋다.

폐렴구균 백신을 접종할 경우 만성질환자는 65~84%의 예방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미접종자와 비교하면 치사율 또는 중환자실 입원율이 무려 40%나 감소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백신은 우선 13가 백신을 접종하고 1년 뒤에 23가 백신을 맞는 것이 좋다.

폐렴과 독감은 증상이 비슷한 만큼 경로도 비슷하다. 폐렴은 독감의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이기 때문에 독감 백신과 폐렴구균 백신을 함께 접종하는 것이 좋다. 또 폐렴을 예방하려면 손 씻기 등 개인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는 것도 중요하다. 손 씻기는 흐르는 물에 비누로 30초 이상 씻도록 하고 오염된 물건을 만졌을 때마다 자주 씻는다.
잦은 기침·가슴통증, ‘폐렴’ 적신호
[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67호(2019년 04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