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일 러닝, 자연을 달린다
[한경 머니=글 정채희 기자 l 사진 서범세 기자 l 참고 서적 <트레일 러닝 교과서>] 자연을 달리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도심 속 아스팔트가 아닌 산과 바다, 계곡 위에서 터질 듯한 심장박동을 느낀다. 열정만이 가득한 한계 없는 세계, ‘트레일 러닝’의 시공간으로 떠나자.

도심 위를 달리는 것은 어쩐지 심심한 사람들이 있다. 이들은 산 위 또는 바닷가에서 풀냄새를 맡고 잔잔한 바람을 느끼며 달리기를 희망한다. 포장된 아스팔트나 트랙이 아닌 비포장도로(trail)인 산과 들을 거침없이 달리는 ‘트레일 러너’들이다.

일반에게 이름부터 생소한 트레일 러닝은 전 세계적으로 상당한 마니아를 갖춘 신종 스포츠다. 산길, 들판, 해변 등 발길 닿는 곳이면 그게 어디든 달리는 트레일 러닝은 조깅 문화가 발달한 미국에서는 이미 수백만 명이 즐기고 있으며, 매주 수백 개의 대회가 개최될 정도로 왕성한 인기를 누리고 있다.

자연이 주는 러너스 하이

한국에서는 2000년대 들어 산악 마라톤이라는 이름으로 러너들의 주목을 받은 후 마니아들 사이에서 유명세를 탔다. 최근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달리기로 유명세를 탄 이들이 등장하면서 트레일 러닝에 대한 관심 또한 급증하는 추세다.

특히 아웃도어 업체와 지방자치단체들이 관련 대회를 잇달아 개최하면서 트레일 러닝의 인기는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달리기대회 정보제공 애플리케이션인 ‘난달린다’에 따르면 올 9월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트레일 러닝 대회만 총 13개다.

마니아들이 꼽는 트레일 러닝의 최대 장점은 자연과의 교감이다. 비록 도심 속 응원해주는 인파는 없지만 트레일 러닝은 자연과 교감하며 달리는 전에 없던 재미와 경험을 안겨준다.

오르막과 내리막은 당연하고, 급경사나 진흙땅, 자갈길, 낙엽이나 나무가 깔린 길을 달린다. 그러다 만난 계곡이나 강물을 가르며 달리는 일도 부지기수다. 도시의 매연, 미세먼지를 벗어나 산속에서 시원한 공기를 마시는 것은 자연이 준 덤이다.

자연을 오르락내리락하며 더 소비된 에너지는 러너들에게 극한 만족감, 즉 ‘러너스 하이(달렸을 때 얻어지는 쾌감. 다리와 팔이 가벼워지고 피로가 사라지면서 새로운 힘이 나는 느낌)’의 상태를 안겨준다. 안양옥 서울대 체육교육학 교수가 펴낸 <운동과 건강생활>에 따르면 트레일 러닝은 일반 등산에 비해 시간당 2.5배의 에너지가 더 소비되며, 유산소 운동과 근력 운동의 효과를 모두 얻을 수 있다.

역경을 뛰어넘는 즐거움과 자유, 자신과의 한계에 도전하는 트레일 러너의 세계로 뛰어들어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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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한경머니 제 172호(2019년 09월)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