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기업의 창업자 저서를 읽다 보면 사소한 현상에도 깊은 관찰을 하고, 의문이 들면 끝까지 해결코자 하는 배움의 자세가 확고하다. 배움에는 나이가 중요하지 않다. 일본의 91세 현역 최고령 만화가 야나세 다카시는 다양한 경험은 5년, 10년, 20년 뒤에 반드시 피가 되고 살이 된다고 말하면서, 이런 배움은 누구도 빼앗아갈 수 없는 소중한 가치라고 강조한다.

이번 호에서는 일본에서 현역으로 활동하는 최고령 만화가, 피아니스트, 파일럿, 성악가 등 15인의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을 소개하며, 세계적인 투자자 워런 버핏의 아들 피터 버핏이 전하는 아버지의 부의 철학과 성공에 대한 지혜를 들려준다. 세상에 이끌려가는 공부가 아닌,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책, 사람, 업무, 시간, 돈’에서 배우는 어른 공부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며, 미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사상가 중 한 명인 랄프 왈도 에머슨이 현대인들에게 전하는 지혜와 치유 메시지를 담은 잠언집, 그리고 국내 1위 도메인·호스팅 기업 ‘후이즈’ 창업자의 13년간 기업을 운영해오면서 느낀 경영 노하우를 전하는 도서를 소개한다.
[이달의 책] 배움에는 끝이 없다
현역 최고령 프로페셔널 15인의 행복하게 일하는 법

“고인이 된 아오시마 유키오 선생은 내게 이런 말을 했다. ‘야나세는 성공이 많이 늦었지’ 정말 그랬다. ‘호빵맨’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면서 예순아홉 살에 유명 만화가가 됐으니 말이다. 나조차 환갑을 넘긴 나이에 이렇게 바빠질 것이라고는 상상조차 못했다.”

‘평생 일할 수 있는 즐거움(도쿠마서점 취재팀 지음·상상너머)’은 91세 만화가, 88세 파일럿, 78세 기타 장인, 103세 성악가 등 지금도 현역으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최고령 프로페셔널 15명을 소개한다. ‘일에 대한 생각, 일의 장벽을 뛰어넘는 방법, 평생 직업을 선택하는 방법’ 등 자신만의 삶을 완성해온 15인의 인생의 지혜와 다양한 노하우를 전한다.

최고령 만화가 야나세 다카시는 백화점 광고부의 디자이너로 일하면서 잡지사에도 만화를 투고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만화 원고료는 디자이너 월급의 세 배를 넘었고 결국 퇴사를 결심했다. 그는 동화책과 아무런 인연이 없었다. 쉰세 살 때 ‘호빵맨’을 쓰게 됐다. 작품을 쓰는 동안 ‘과연 아이들은 좋아할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그런데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호빵맨’은 엄청난 인기를 끌었다.
[이달의 책] 배움에는 끝이 없다
이후 몇 군데 방송국에서 ‘호빵맨’을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하자고 제안해왔다. 그러나 편성시간대가 월요일 5시였다. 이 시간대는 재방송 프로그램만 내보내 시청률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프로듀서도 “6개월 만에 끝날지도 모르지만 그래도 이왕 시작한 거 1년을 채웁시다” 하며 위로했다. 그러나 모두의 예상을 깨고 ‘가자! 호빵맨’은 올해로 23년째 방송 중이다.

야나세는 “인생이란 자기 입맛대로 흘러가지 않는 것 같다”고 말하면서, 그렇기 때문에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기고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고 힘주어 얘기한다. “인생의 70%는 운이고, 10%는 노력이라는 사실을 새삼 깨달았다. 그렇기 때문에 운을 잡기 위해서는 다양한 일들을 경험해 봐야 한다. ‘이 일은 나와 맞지 않아’라고 불평할 것이 아니라, 먼저 받아들이고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을 통해 만나는 사람과의 인연이 또 다른 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달의 책] 배움에는 끝이 없다
워런 버핏의 아들 피터 버핏이 전하는 부모의 진정한 유산

“나는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다. 내가 선택한 것은 아니지만, 세상 누구라도 부러워할 부모 곁에서 깊은 사랑의 보살핌을 받으면 자랐다. 내가 더 많은 혜택을 누리며 살았다는 것을 부인할 수 없는 만큼 나이를 먹어갈수록 아버지 워런 버핏이야말로 삶의 열정을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보여주는 훌륭한 예라는 것을 깨닫는 황홀한 기쁨을 경험할 수 있었다.”

‘워런 버핏의 위대한 유산(피터 버핏 지음·라이프맵)’은 최고의 투자자인 버핏의 세 자녀 중 막내인 피터 버핏이 펴낸 책으로, 아버지 버핏의 교육 철학을 자신의 성장 과정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저자는 아버지의 후광을 누리는 대신 혼자 힘으로 꿈을 개척해 음악가가 됐다. 물질적인 혜택 대신 독립심을 키워주고자 했던 버핏가(家)의 교육법이 부모의 경제력을 자녀의 경쟁력으로 여기는 이 시대의 잘못된 교육 논리에 일침을 놓는다.

2006년 워런 버핏은 역사에 남을 만한 대규모의 재산을 사회에 환원했다. 자산의 대부분인 370억 달러(약 44조 원)를 빌&멜린다 게이츠 재단에 기부한 것이다. 저자는 아버지 버핏의 ‘부에 대한 철학’을 이렇게 전한다. “아버지는 재산을 늘리는 데는 관심이 없었다. 아버지에게 있어 부는 그저 당신의 일을 잘해냈다는 증거일 뿐이었다. 아버지는 부의 상속에 대해 상당히 확고한 의견을 갖고 있었다. 아무 대가 없이 부를 물려주는 것은 젊은이의 야망을 좀먹고 열정을 고갈시키며 자신의 길을 찾는 중대한 모험을 떠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부적절한 선물이라 여겼다.”

저자는 아버지의 ‘직업관’에 대해 스스로를 들여다보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 무엇인지 찾아냄으로써 일을 즐겁고 신성한 것으로 생각하는 데 그 핵심 가치를 두었다고 말한다.

“일에 몰입할 때 아버지에게는 거의 성인 같은 분위기가 느껴졌다. 자아와 일의 완전한 합일을 이루어낸 분위기였다.”

또한 아버지가 내린 분석과 실제 이룬 성과를 비교해보며 가치와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는 모험이야말로 아버지가 즐기던 일의 본질이었다고 강조한다. 만일 아버지가 돈 때문에 일했다면 아버지의 집중력은 매일같이 계속되는 일에 금세 둔해졌을 것이라고 말하면서, 일 자체가 아니라 일의 대가를 중시하는 것이 위험한 이유는 그 대가가 언제든 없어질 수 있다는 데 있다고 경계의 말을 전한다.



삶을 자유롭고 행복하게 만드는 어른 공부법

“어른 공부는 방법이 달라야 한다. 학창 시절의 공부는 어떻게든 상식을 많이 쌓는 것이 전부였다. 하지만 사회인이 돼서 하는 어른 공부는 정반대다. 어떻게든 상식을 많이 부숴야 한다. 상식을 깨면 온몸에 전율과 쾌감이 흐른다. 그 쾌감을 한번 맛보게 되면 평생 동안 공부를 손에서 놓지 않게 된다. 이것이 학교에서는 절대로 배울 수 없는 어른 공부의 묘미다.”

‘어른의 공부법(센다 다쿠야 지음·토트)’은 창의·혁신 전문가인 저자가 직장인들과의 만남에서 얻은 업무와 자기계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자신이 좋아하고 즐기는 일을 적극적으로 펼쳐갈 수 있게 만드는 새로운 공부법을 제시한다. ‘사고의 전환, 사람, 업무, 조직, 시간, 돈, 공부법’이라는 8개의 핵심 키워드를 중심으로 어른 공부의 구체적인 노하우를 소개한다. ‘타인을 위한 공부는 그만하자, 좋아하는 작가의 책은 모두 읽어라, 나의 몸값을 업그레이드 하는 방법’ 등 자신만의 인생을 펼쳐나가기 위한 현실적인 지침들을 만날 수 있다.

어른 공부는 세상에 이끌려가는 공부가 아닌, 세상으로부터 자유로워지기 위한 공부라고 강조하면서, 사람에게 배움을 구할 때는 모든 것을 흡수하겠다는 각오가 필요하다고 말한다. 그리고 어른 시기의 공부법이 오히려 가치가 높다고 설명한다.

학생 때는 학교에서 참고서를 지정해주지만 사회인이 되면 강제로 책을 지정해 주지 않는다고 말하면서, 담임선생님처럼 일일이 곁에서 잔소리하는 사람도 없으니 마음대로 스승을 선택하면 된다고 피력한다. 또한 자유가 주어지는 데도 공부하지 않는 것은 죄악이라고 표현하면서, 공부는 의무가 아니라 인류가 부여받은 소중한 권리라고 주장한다.

어른의 공부법은 지성을 통해 두뇌가 활성화되고, 장점에 대한 칭찬으로 인해 성과도 향상된다고 말한다. “머리를 좋게 하는 간단한 요령은 사람이나 사물의 좋은 점을 발견해 칭찬하는 것이다. 단점의 발견은 어린 아이조차도 가능하지만 장점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지성이 필요하다. 풍부한 어휘력과 격조 높은 인간성 없이는 타인의 장점을 발견하기 어렵다. 늘 칭찬을 즐겨하는 사람과 결점만 지적하는 사람은 주위에 모이는 사람들의 수준이 다르다. 그 결과로 연봉과 생활수준 또한 달라진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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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교사 랄프 왈도 에머슨의 지혜와 치유의 메시지

“무엇이든 자신이 태어나기 전보다 조금이라도 나은 세상을 만들어 놓고 가는 것. 당신이 이곳에 살다 간 덕분에 단 한 사람의 삶이라도 더 풍요로워지는 것. 이것이 바로 성공이다”라는 미국의 사상가 랄프 왈도 에머슨(1803∼1882)의 ‘성공이란’ 제목의 경구를 많이 접했을 것이다.

‘스스로 행복한 사람(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끌레마)’은 미국 문화의 대표 사상가 에머슨의 잠언집으로 삶에 대한 본질적인 물음과 답변으로 우리의 상처를 치유하고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를 전한다. 이 책은 ‘재능이란 자기 자신을 믿는 것이다, 참된 만족의 조건, 힘은 변화의 순간 속에 있다’ 등 스스로가 자신의 힘을 발견하고 발휘할 수 있는 가르침을 전한다. 이 책에 실린 글들은 에머슨의 제1수필집에 실려 있는 ‘역사’, ‘자기 믿음’, ‘보상’, ‘초영혼’, 제2수필집에 실린 ‘자연’, 그리고 하버드대 졸업생 모임에서 발표한 연설문에서 중요한 부분만을 추려낸 것이다.

200년이 지난 지금도 에머슨은 미국 문화의 정신적 기둥으로서 큰 존경과 명예를 누리고 있다. 에머슨의 저서들은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 버락 오바마, 전 세계의 사랑을 받은 뮤지션 마이클 잭슨 등의 애독서로 꼽히며 사랑받아 왔다.

2세기도 더 지난 에머슨의 글은 지금도 살아서 많은 이들의 불안한 영혼을 치유해주는 좋은 처방전이 되고 있다. 현대인에게 이처럼 강력한 치유의 힘을 발휘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에머슨에게는 여러 가지 얼굴이 있다. ‘영국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초기 미국인에게 미국의 정신적 독립을 선언한 정신적 스승으로서의 얼굴’, ‘신학을 배우고 목사가 됐지만 스스로 목사직을 버리고 살아 있는 종교를 실천한 구도자의 얼굴’ 등 에머슨의 얼굴은 다양하고도 깊다.

에머슨은 ‘공부가 주는 깨달음’을 설명하면서 주도적인 인생에 대해 강조한다. “공부를 해나가다 보면, 누구나 한 번은 이런 확신이 들 때가 있다. 질투는 무지의 화신이고, 모방은 자살행위이며, 좋든 싫든 자신에게 주어진 몫은 자기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활한 우주가 좋은 것으로 가득 차 있어도 자신에게 맡겨진 땅 한 뙈기를 스스로 애써 경작하지 않으면 곡식 한 알도 얻을 수 없다.”
[이달의 책] 배움에는 끝이 없다
국내 1위 도메인·호스팅 기업 ‘후이즈’ 창업자의 실전경영

“한 사업체를 운영하는 것은 경영학 책에 나와 있는 이론만 가지고는 부족하다. 사업을 관리하고 운영하는 것은 실전이요, 그 경험은 기업 간의 생존 경쟁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러므로 현장의 생생한 이야기와 구체적인 실상은 누군가의 입을 통해 전해질 필요가 있다. 나 역시 ‘사업이 뭐 그렇게 어렵겠어’ 하는 호기 어린 생각으로 사업을 시작했다. 하지만 곧바로 여러 차례 위기의 순간을 겪었다. 사소한 것으로 여겨 내버려뒀던 일이 회사의 존폐를 위협하는 문제로 커지는 것을 보면서, 사업은 실제로 부딪치고 넘어져 보지 않으면, 미리 짐작해서 알기 어려운 일들이 너무 많다는 것을 깨달았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만드는 강한 사장이 답이다(이청종 지음·위즈덤하우스)’는 창업자금 20만 원으로 연매출 250억의 국내 1위 도메인·호스팅 기업이 되기까지 이청종 후이즈 회장의 실전 경영 스토리를 담은 책이다. 세탁소 안 조그만 골방에서 시작한 작은 회사가 어떻게 고객 리스트에 청와대를 포함시킬 정도의 회사로 성장했는지, 저자의 살아 있는 경영 이야기를 만나볼 수 있다.

이 책은 저자가 13년간 회사를 운영해오면서 어떻게 사업을 시작하고, 회사를 키우며, 시스템을 안착시킬 것인가에 대한 고민과 그 해답을 전한다. 그리고 ‘리더십, 인재, 조직관리, 마케팅, 대외 관계, 자금 운용, 비전’이라는 7가지 주제를 통해 강한 사장의 조건을 제시하고, 그것이 어떻게 성패를 좌우하는지 알려준다. 무엇보다 이 책은 자기 사업을 생각하는 사람이나 기업을 운영한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들을 위해 쓰였다.

끊임없이 변하는 외부 환경보다 내부에 있는 ‘사장’에게 주목하는 이유는, 그래야 작은 회사의 고질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 있고, 생존을 넘어 지속 가능한 회사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작은 회사가 주도적이고 지속적인 경영을 펼쳐 나가려면 위기를 기회로 만들 ‘강한 사장’이 필요한 것이다. 강한 사장의 핵심 포인트는 크게 두 가지다. 세상의 흐름을 놓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조직 구성원들을 애정으로 챙길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 두 가지만 유념하고 있어도 상당히 많은 변화가 일어난다고 말한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