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에서 직위가 높을수록 일의 노예가 되기 쉽다. 그래서 건강은 뒷전으로 밀리게 되고 정신없이 업무에 파묻히다 보면 몸에 이상이 생겨도 알아차리지 못한다. 이런 현상은 마치 마스크를 쓰고 있는 상태와 비슷하다 해 ‘마스크 효과’라고 부른다. 이러다 보니 몸이 엉망이 돼서야 건강을 돌아보게 된다.

이번 호에서는 ‘몸, 마음, 생활’을 건강하게 도와주는 도서를 소개한다. 국민 건강 멘토 황성주 박사의 30년 체험 건강법인 리밸런싱 건강법을 전한다. KBS 프로그램 ‘생로병사의 비밀’ 10년의 기록을 담은 무병장수의 건강 밥상에 대한 책과 세계보건기구(WHO)의 나트륨 섭취 권고량의 2.4배에 달하는 우리를 위한 소금 다이어트 비법을 제시한다. 최근 스마트폰 열풍으로 생각하지 않고 검색하는 사람들, 얼굴을 맞대는 만남보다는 온라인상에서의 대화가 익숙한 세태를 위한 ‘디지털 단식’을 다룬 도서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자아를 찾지 못해 방황하는 성인들을 위한 나를 찾고 자기 주도적인 삶을 만드는 방법을 제시한 책을 소개한다.
[이달의 책]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라 外
최적의 건강 균형 노하우, 리밸런싱 건강법

“세계적으로 최적 건강(optimum health)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습니다. 축구 선수가 역도 선수에게 필요한 근력을 키울 필요는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상태에 맞는 최적의 건강이지 맹목적인 건강은 아닙니다. 내 몸에 맞는 맞춤 건강이 필요합니다.”

‘건강을 욕망하라(황성주 지음·청림출판)’는 지난 30년간 예방의학과 통합의학의 신념을 실천해 온 황성주 박사가 그동안의 체험을 바탕으로 ‘리밸런싱(rebalancing) 건강법’을 설명한 책이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은 몸이 움직이는 방향으로 보조를 맞추는 것이다. 즉, 내가 건강을 창출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건강을 유지하는 기능을 바르게 이해하고 여기에 동참하는 것을 리밸런싱 건강법이라고 말한다.

리밸런싱 건강법의 목적은 자신에게 최적화된 건강 균형을 찾아 이루는 것이다. 그 균형점을 찾아 내 삶의 습관들을 리밸런싱하는 것이다. 본문은 자신에게 꼭 맞는 최적의 건강 균형을 찾는 ‘마진 건강법, 신체 활성화 건강법, 마음 건강법, 발산 건강법, 생식 건강법, 목표 건강법, 부부 건강법’의 7가지 리밸런싱 건강법을 제시한다. 그리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할 수 있는 ‘건강을 위협하는 요인을 파악하라, 당신이 먹는 음식을 바꿔라, 당신의 생활습관을 바꿔라, 당신의 건강을 욕망하라’의 4가지 리밸런싱 전략을 구체적으로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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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스트레스가 많고, 짐이 무겁고, 열심히 해도 능률이 안 오를 때는 휴식을 취하는 것이 오히려 효율적이라고 말한다. 구체적으로 일의 과부하로 몸이 피곤하거나 중요한 결정을 내리기 전에 짧은 수면을 취하는 5분 휴식법을 활용하는데 지금까지 한 번도 의심한 적이 없을 정도로 탁월한 리밸런싱 방법이라고 전한다. 몸의 휴식 못지않게 두뇌의 휴식이 필요한데 취침 전에는 가벼운 산책, 티타임, 즐거운 대화 등으로 머리에 휴식을 주어야 하며, 확실하게 휴식과 수면을 취해야 신체의 복원력이 작동하고 몸의 균형이 유지된다고 설명한다.



내 몸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먹어야 하는가

우리나라 사람들은 아주 오래전부터 음식을 약처럼 생각했다.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는 말이 책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생활 속에서도 존재해온 것이다. 좋은 음식을 먹으면 아픈 것이 호전되고 효능 있는 식재료를 섭취하면 질병이 낫는다는 믿음이 확고했다.

‘한국인 무병장수 밥상의 비밀(KBS 생로병사의 비밀 제작팀 지음·비타북스)’은 음식과 건강에 대한 상관관계를 다각도로 조명한 책으로, 음식으로 건강을 지키는 다양한 방법을 들려준다. 이 책은 건강의 해답은 멀리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음식과 하루 세 끼 밥상에 있음을 역설하며, 매일 먹는 음식으로 건강해지는 방법과 알고 지키면 건강해지는 생활 속 습관 등을 전해준다. 또한 질병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았지만 음식과 식습관으로 병을 고친 사람들의 사례와 의학, 약학, 식품영양학 전문가들이 알려주는 건강식품을 소개한다.
[이달의 책]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라 外
우리 몸은 삶에 절대적으로 필요한 대사과정을 통해 끊임없이 에너지를 얻고 있으며 이러한 대사과정의 중요한 재료가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인 것이다. ‘내가 먹는 음식’이 바로 ‘내 몸’이라는 얘기가 새삼 의미심장하게 다가오는 이유이기도 하다.

미국 국립암협회지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암을 유발하는 원인으로 잘못된 식습관과 음식이 35%, 흡연이 30%, 만성 감염이 10%를 차지했다고 한다. 즉, 잘못된 식습관만 개선해도 암을 예방할 수 있는 것이다. 식습관은 세 가지의 키워드로 요약할 수 있다. 첫째는 제철 음식, 둘째는 거친 음식, 셋째는 껍질째 먹는 식습관이다.

본문은 건강을 해치는 음식으로 인공 첨가물이 포함된 가공식품의 폐해를 설명한다. “가공식품 속 아질산나트륨 같은 경우 과하게 섭취하면 구토가 날 수 있고, 빈혈이나 아토피도 유발할 수 있다. 소르빈산 칼륨 역시 암을 유발할 수 있는 발암물질을 인체에 쉽게 만들어내기 때문에 많이 섭취하면 나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사람이 건강해지기 위해서는 그리 많은 노력이 필요하지 않을 수 있다. 단지 먹는 것을 바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건강해질 뿐 아니라, 질병과 죽음으로부터 탈출할 수 있는 기적을 만들 수 있다.



소금의 유혹에 대처하는 소금 다이어트 비법

소금은 건강한 몸을 위해 없어서는 안 될 매우 중요한 영양소다. 소금에 든 염화물과 나트륨이 신체 기능을 조정해 제대로 작동할 수 있도록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소금은 과유불급의 백색 알갱이다. 극히 소량이면 충분하고 자연이 제공하는 식료품만으로도 필요량을 충분히 채울 수 있다. 만약 그 이상으로 섭취하면 건강을 해친다.

‘소금의 덫(클라우스 오버바일 지음·가디언)’은 독일의 유명한 의학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식품영양학자인 클라우스 오버바일이 나트륨의 유해성에 대해 경고한 책이다. 몸에 나쁜 것을 알면서도 소금에 대한 경각심이 높지 않은 사람들에게 실험과 조사를 통해 얻은 데이터들을 분석해 지방이나 설탕보다 더 독이 되는 나트륨의 이면을 보여준다. 특히 나트륨이 우리 몸속에서 어떻게 악영향을 미치는지 알려줌으로써 소금의 유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을 제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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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염식의 위해성이 널리 알려지면서 싱겁게 조리해서 먹는 가정이 늘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문제는 집에서 요리할 때 넣는 양은 전체 소금 섭취량의 10%에 불과하다는 점이다. 나머지 80% 또는 90%는 공장에서 생산된 식료품을 통해 섭취된다. 정작 건강을 위협하는 것은 부엌에서 우리가 직접 뿌리는 소금이 아니라 가공식품에 들어 있는 소금인 것이다.

소금 과다가 남긴 가장 큰 재해는 고혈압이다. 문제는 소금이 미치는 영향이 고혈압에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혈압은 뇌졸중, 심장마비, 신장병을 발병시키는 주범이기도 하며, 치매성 질환의 증가 역시 고혈압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어서 본문의 ‘식단에서 염분을 줄이는 원칙 10가지’를 소개한다. ‘가공식품과 심하게 짠 음식을 완전히 끊어라, 과자를 멀리하고 과일을 가까이하라, 머스터드나 케첩 같은 드레싱에 주의하라, 스테이크와 감자튀김을 멀리하라, 정육점의 고기와 소시지를 조심하라, 단계별로 줄이라, 좋은 소금을 똑똑하게 골라라, 소금 대신 천연 식재료로 저염 조리하라, 몸속 염분을 배출시켜라, 주식은 흰쌀밥보다는 잡곡밥으로 하라.’



머리 쓰지 않고 발로 뛰지 않는 IT 중독에서 벗어나라

1990년대 기업들 사이에서 정보기술(IT)이 화제로 떠오르기 시작했을 무렵, 일부 경영자들이 “이런 것을 도입해서 무슨 도움이 된다는 말인가”, “이런 것에 의존하게 되면 바보가 돼 버릴 것이다”라며 크게 반대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는 ‘새로운 것이면 무엇이든지 반대하는 융통성 없는 양반들’이라며 비웃음 섞인 눈초리로 바라보는 사람도 많았지만, 결과적으로는 그들이 옳았다. 현장을 소중히 생각하는 기업의 경영자로서 ‘하나부터 열까지 전부 IT에 의존하면 위험하다’라는 직감이 발동했던 것인지 모른다.

‘디지털 단식(엔도 이사오, 야마모토 다카아키 지음·와이즈베리)’은 IT 시스템을 활용하는 기업가와 직장인을 대상으로 디지털 중독에 관한 문제를 제기하면서, ‘디지털 단식’을 통해 조직 전체의 사고방식을 바꾸고 기업의 현장력을 되살리는 다양한 방법을 제시한다. 저자들은 디지털 중독이 개인과 조직에 심각한 수준으로 침투했으며, 지금이야말로 디지털 단식을 단행해 업무 프로세스를 재구성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컴퓨터는 부가가치가 낮은 업무를 없애고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그러나 IT가 정보 계통을 포함한 다양한 영역으로 범위를 넓힌 뒤로는 현장의 관리 업무가 늘어나고 행동력은 저하됐으며 얼굴과 얼굴을 맞대고 하는 커뮤니케이션이 사라졌다. IT에 대한 과도한 의존이 현장의 판단력과 사고력까지 빼앗아 갔다. 게다가 컴퓨터 앞에 온종일 붙어 있는 직원들을 증식시키고 ‘도피’ 공간을 제공함으로써 현장에서 활기가 사라지게 됐다.
[이달의 책]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라 外
IT라는 도구가 주어진 후 사람들은 머리를 써서 생각하려 하지 않는다. 강제로 도구를 배제시켜 자신이 해야 할 일은 무엇인지, 부가가치가 무엇인지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으로 몰아가야 한다. IT 중독은 회사 전체에 막대한 낭비와 비효율을 낳고 있지만 사람들은 그것이 IT 중독증세임을 인식하지 못한다.

IT 중독은 인간의 심층 심리에 각인돼 있는 편리함을 추구하는 생물학적 본능 욕구에서 기인한다. 그렇기 때문에 생각보다 쉽게 극복하기 어렵다. 그래서 우리 일상에서 ‘더 많은 것을 알고 싶다’, ‘조금이라도 빨리 알고 싶다’라는 조급함에서 먼저 탈출하고자 하는 인식이 필요하다.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다

“갈수록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심리학적 측면에서만 이야기한다면 ‘사람은 자기와 멀어질수록 정신적으로 병이 든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이것은 지금까지 10여 년 넘게 다양한 사연을 갖고 병원을 찾아온 사람들을 상담하고 코칭한 경험을 통해 얻은 결론입니다. 이 말은 반대로 사람은 자기와 가까울수록 건강하다는 것도 의미합니다. 건강한 사람일수록 겉으로 보이는 모습과 실제 모습이 큰 차이가 나지 않습니다.”

‘천 개의 문제, 하나의 해답(문요한 지음·북하우스)’은 불안과 외로움, 삶의 고단함에 지친 사람들을 위한 심리 치유 에세이로, ‘수용력’을 통해 우리 삶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수 있도록 안내한다. ‘자신의 존재, 자신의 마음, 자신을 둘러싼 삶과 현실, 내 주변의 관계’라는 네 가지 차원에서의 받아들임에 대해 다양한 상담 사례를 들어 설명한다.
[이달의 책] 건강은, 건강할 때 챙겨라 外
정신과 전문의로 활동하는 저자는 상담이나 코칭, 심리 훈련을 받으러 오는 사람들의 고민과 문제의 근본 원인은 ‘받아들이지 못하기 때문에’ 나타난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래서 자신의 존재를 받아들이고, 자신을 둘러싼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른 사람들을 받아들일 수 있을 때 비로소 엉킨 실타래에서 풀려 날 수 있다고 말한다. 즉 ‘받아들임’이야말로 변화와 성장에 있어서 필수적인 과정이고,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끄는 중요한 원동력이라고 강조한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공동체의 안전망이 부재하고 사람들 사이의 관계가 약해져 이제는 모두가 각자의 생존을 스스로 책임져야 하는 상황이 됐다. 일상이 불안하다고 느끼는 사람들은 스스로를 과도한 자기 계발과 자기 투쟁으로 내몰게 되며, 존재에 대한 긍정이 없는 상황에서의 자기 계발이란 자칫하면 자기 부정으로 치닫기 쉽다.

철학이 강고하지 않으면 정보의 홍수 속에서 무비판적으로 좇아가는 ‘내 안에 내가 없는 삶’을 살게 된다. 저자는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최고의 경쟁력’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몸과 마음이 건강한 삶의 기본 바탕은 자신에 대해 잘 아는 것입니다. 자기와 친해지고 자기답게 살려면 무엇보다 자기를 잘 아는 게 기본입니다. 자기 인식이야말로 자기중심을 잡아가고 자아실현을 이루는 핵심입니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