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은 아주 작지만 하늘보다 더 거대한 존재다. 인간 안에는 독특한 어떤 것, 즉 탐구정신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다. 저 넓은 하늘도 인간만큼 광대하지는 못하다. 하늘에는 어딘가 끝이 있겠지만 인간의 탐구에는 끝이 없기 때문이다.” 인도 출신의 영성가 오쇼 라즈니시는 인간과 동물의 가장 큰 차이를 삶에 대한 탐구의 여부라고 말한다.

옛 선비들은 모두 자신을 잘 아는 것이 삶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런 중요한 가치와 덕목들이 산업화가 가속되면서 단절되기 시작했다. 왜냐하면 산업화의 산물인 끊임없이 쏟아져 나오는 제품과 서비스는 사람들에게 생각할 여유를 주지 않기 때문이다. 버스정거장을 지나가다 보면 차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무리지어 스마트폰 화면을 응시하고 있는 장면을 자주 목격하게 되는데 마치 ‘스마트폰 신(神)’ 숭배자 같은 아찔한 느낌도 든다.

사람은 태어나면 영성도 함께 깃들게 되는데, 아쉽고 불행하게도 죽을 때까지 한 번도 자신을 돌아보지 못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번 호는 자신을 잘 알고 그 바탕 위에서 주도적인 삶을 만들어가는 것이 오히려 현대사회에서 경쟁력이 된다는 내용의 도서들을 소개한다.
[이달의 책] 일회의 인생, ‘주도적인 삶’이 정답이다!
유튜브 창업자가 전하는 세상을 바꾸는 도전 스토리

‘유튜브 이야기(스티브 첸 외 지음·올림)’는 유튜브 공동 창업자 스티브 첸의 자서전으로, 안락한 삶을 거부한 채 창업에 대한 열정으로 역경을 극복해가는 실리콘밸리맨들의 활약상을 담고 있다. 저자는 주어진 환경을 딛고 일어나 남과 다른 아이디어로 세상을 바꾸려는 노력이 자신에게 주어진 유전자라고 믿는다.

그리고 이와 같은 유전자를 더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를 바란다. 이것이 프로그램만 설계하던 그가 처음으로 책을 쓰게 된 동기이자, 자신의 꿈을 향해 누구도 가본 적이 없는 길을 달려가는 사람들을 응원하는 이유다.

첸은 2005년 봄 어느 날, 샌프란시스코의 친구 집에서 모임을 가졌다. 그런데 모임이 끝난 후 함께 찍은 동영상을 공유할 방법이 마땅치 않음을 깨달았다. 일일이 전달하기가 너무 귀찮았던 첸은 친구들과 직접 동영상 사이트를 만들어 보기로 했다.

그는 창업의 시작을 이렇게 말한다. “모든 성공이 소설에 등장하는 것처럼 어떤 엄청난 계기로 인해 시작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아주 ‘작은 아이디어’나 ‘작은 필요’에 의해 ‘충동적’으로 시작되고 ‘지속적인 보완’과 ‘개선의 과정’을 거친다. 유튜브의 시작도 그랬다.”
[이달의 책] 일회의 인생, ‘주도적인 삶’이 정답이다!
2007년 첸은 뇌종양 판정을 받았다. 병명은 ‘혈전성 거대 동맥류’. 뇌종양 수술이 끝나고 꽤 오랜 시간을 쉬었다. 그는 병마와 휴식이 자신을 일깨워 주었다고 말한다. 이후 죽음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없다면 가장 좋아하는 일을, 그리고 내 마음을 위해 살아야겠다고 다짐한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뭐지? 골프? 테니스? 아니다! 그렇다면 구글의 높은 연봉과 휴가? 그것도 아니었다. 만약 대기업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것이 아니라면 떠나는 게 맞다. 내가 가장 하고 싶어 하는 일이 창업이라면 실리콘밸리로 가서 다시 새롭게 시작하는 것이 맞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이 한순간에 사라져 버릴 수 있다는 걸 알았는데, 왜 하고 싶은 일을 하지 않아 후회를 남기겠는가?”
[이달의 책] 일회의 인생, ‘주도적인 삶’이 정답이다!
링크드인 창업자가 말하는 지상에서 가장 작은 벤처, 바로 당신

“모든 인간이 사업가인 이유는 창업을 해야 하기 때문이 아니라, 인간 유전자에 무언가를 ‘창조’하려는 의지가 새겨져 있고, 창조야말로 사업가정신의 핵심이기 때문이다. 왜 자신을 ‘창업(start-up)’해야 할까? 자신이 회사를 창업한 최고경영자(CEO)라고 가정해보자.

그렇다면 정보가 부족하고, 시간에 쫓기고, 자원이 제한된 환경에서 의사결정을 내려야만 한다. 어떤 보장도, 안정망도 없다. 따라서 일정 수준의 리스크도 무릅써야 한다. 경쟁 환경은 지속적으로 바뀌고, 시장 또한 쉴 새 없이 변한다.

자신이 창업한 신생회사의 기대 생존 기간은 꽤 짧은 편이다. 이렇듯 회사를 창업하고 성장시키는 사업가들에게 주어진 조건은 오늘날 우리가 인생의 진로를 개척해가는 데 주어진 조건과 똑같다.”

‘어떻게 나를 최고로 만드는가(리드 호프먼 외 지음·RHK)’는 1억7000만 명 가입자 수의 세계 최대 비즈니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링크드인(LinkedIn)의 공동 창업자 리드 호프먼이 제시하는 경력 관리의 노하우를 담은 책이다. 그는 불확실성과 불안정성이 만연한 환경 속에서도 실리콘밸리의 CEO들만은 성공을 거듭하고 있고 세계적인 정보기술(IT) 붐을 이끌고 있는 것에 주목하면서 자신을 포함한 실리콘밸리 경영자들의 공통점을 발견했다.

이들은 모두 굴지의 기업을 경영하는 CEO로 어느 순간 등장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라는 작은 신생 벤처기업을 먼저 경영하는 것에서부터 출발했다. 신생 벤처기업과 이를 경영하는 사업가들은 아주 민첩하게 움직인다. 이들은 끊임없이 자신에게 투자하며 직업적인 인맥을 확장하고 합리적으로 리스크를 감수한다. 또한 불안한 환경을 자신에게 유리하도록 활용하며 기회로 삼는다.

경쟁 우위를 향상시키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자신이 지닌 자산이 경쟁자들보다 더 빛을 볼 수 있는 틈새시장을 찾아 진입하는 것이다. 미국 프로농구(NBA)에서 뛰기에는 능력이 부족한 미국 대학농구 선수들은 유럽 리그에서 활동한다. 다시 말해, 자신들의 기술을 변화시키기보다는 자신이 속한 지역적 환경을 바꾸는 것이다.
[이달의 책] 일회의 인생, ‘주도적인 삶’이 정답이다!
프랭클에게 배우는 운명을 뛰어 넘는 인생 만들기

정신의학자 빅터 프랭클은 1942년 9월 나치에 체포돼 3년 동안 강제수용소에서 지내는 동안 아내와 부모형제를 모두 잃었다. 장티푸스로 사경을 헤매면서도 수용소에서 훔친 종이로 원고를 정리하는 것으로 자신을 지탱해갔다. 이렇게 기록한 체험 수기가 ‘죽음의 수용소’다. 이 책은 상상조차 하기 어려운 참혹한 환경에서도 공포를 극복하고 의미를 발견하는 인간 정신의 위대성에 대해 설명한다.

“1996년 8월, 나는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빅터 프랭클의 집을 방문했다. 그 자리에서 그의 핵심 원칙들과 접근 방식을 일과 직장, 비즈니스 세계에 직접 적용해 보는 책을 쓰고 싶다고 이야기했다. 프랭클은 흔쾌히 책상 너머로 손을 내밀어 내 손을 잡고 격려해 주었다. ‘알렉스, 당신이 말하는 그런 책이 필요합니다.’ 프랭클의 이 말은 뇌리에 깊이 새겨졌고 그 순간 책을 쓰겠다는 내 결심은 더욱 확고해졌다.”

‘무엇이 내 인생을 만드는가(알렉스 파타코스 지음·위즈덤하우스)’는 프랭클의 철학과 사상을 바탕으로 ‘어떻게 일하고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방향을 제시한다. ‘자신의 일에 의미를 부여하라, 습관적인 불평을 극복하라, 삶의 순간순간 의미를 발견하라, 과정을 소중히 여겨라’ 등 프랭클이 제시하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한 7가지 지혜에 대한 다양한 사례와 실천 방법을 소개한다.

텍사스 출신 열일곱 살 청년 제리 롱은 불의로 사고로 전신마비가 됐다. 그는 ‘죽음의 수용소’를 읽고 프랭클에게 편지를 보냈고 마침내 프랭클을 직접 만나 이렇게 말했다. “사고가 내 등을 부러뜨렸지만 나를 무너뜨리지는 못했습니다.” 롱의 말에 프랭클은 다음과 같이 답한다. “우리는 배우기 위해 고통을 겪어야 할 필요는 없습니다.

하지만 만일 어쩔 수 없이 겪어야 하는 고통에서 교훈을 배우지 않는다면 우리의 삶은 정말 무의미해집니다. 우리가 운명, 즉 우리가 통제할 수 없는 일들을 받아들이는 방식은 삶에 의미를 더해 줄 수 있습니다. 우리가 반응하는 방식은 우리 스스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프랭클은 삶과 저술을 통해 위대한 유산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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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꾼 잡스의 인생 이야기

많은 이들이 스티브 잡스의 인생에서 가장 찾고자 하는 것은 ‘창의력의 비밀’일 것이다. 잡스에게 창의력을 배우고 통찰력을 얻고자 하면 문자에 매몰되지 말고 그 너머 잡스의 내면과 대면해야 한다. 그리고 그와 합일되도록 노력하면 창의력, 상상력에 대한 비밀의 문에 누구나 다가갈 수 있다. 잡스의 청년 시절 여정을 따라 가다 보면 그가 늘 강조한, 그리고 애플의 핵심 경쟁력인 ‘직관(intuition), 집중(focus), 단순(simplicity)’의 비밀과 근원을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필자는 잡스의 창의력 원천을 청년시절 선불교와의 만남이 결정적인 계기라고 생각한다. 잡스의 절친 댄 코트키는 이렇게 말한다. “잡스와 나는 선원 근처에 있는 코빈 치노라는 선(禪)의 대가를 자주 찾았다. 잡스는 코빈 곁에서 몇 년 동안 공부를 하면서 많은 영향을 받았다. 이 스승의 비밀은 어떤 질문에 대해서도 마음속에 떠오르는 대로 대답하는 능력이 있었는데 이것은 잡스에게 평생의 습관이 됐다. 그의 경영 스타일이 코빈에게서 비롯됐다고 얘기하는 사람도 있다. 그가 선 수행을 시작한 것은 애플을 세우기 1년 전이었기 때문이다.”

생각이 자유롭고 어디에도 얽매이지 않으며, 세상의 부조리함을 이해할 방도와 마음 깊이 담아 둔 의문점에 대한 해답을 찾고 있었던 잡스에게 선불교의 매력은 대단했다. 선불교는 수행자가 스스로 종교에 입문하는 방식이었고, 다른 안내자가 필요치 않았다. 선은 ‘직관’과 ‘자연스러움’을 강조하면서 합리적이고 분석적인 사고를 물리쳤다.

‘스티브 잡스 네 번의 삶(다니엘 이치비아 지음·에이콘)’은 IT업계의 위대한 혁명가 스티브 잡스의 인생을 구도(求道)의 시기인 청년 시절부터, 애플을 창립하고 영광의 순간을 맞이하는 과정, 애플에서의 축출과 토이스토리의 성공 과정, 그리고 아이팟·아이폰으로 이어지는 화려한 부활까지 네 개의 시기로 나눠 조망한다. 이 책을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잡스의 때로는 괴팍하고 예민했던 인간적인 모습과 독특하고 창의적인 예술가적 면모 모두를 엿볼 수 있다.
[이달의 책] 일회의 인생, ‘주도적인 삶’이 정답이다!
나를 찾아 떠나는 열 장의 그림, 십우도

불교에서 본성을 찾아 수행하는 단계를 동자(童子)나 스님이 소를 찾는 것에 비유해서 묘사한 ‘십우도(十牛圖)’라는 선화가 있다. 십우도는 본래 도교의 팔우도(八牛圖)에서 유래된 것으로, 중국 송나라 때 곽암선사가 두 장의 그림을 추가해 십우도를 완성했다고 전한다. 낙산사의 고향당, 백담사의 극락보전에서 십우도를 찾아볼 수 있다.

‘십우도(오쇼 라즈니시 지음·태일출판사)’는 라즈니시가 대중을 대상으로 십우도를 강의한 것으로, 본문은 ‘심우(尋牛), 견적(見跡), 견우(見牛), 득우(得牛), 목우(牧牛), 기우귀가(騎牛歸家), 망우존인(忘牛存人), 인우구망(人牛俱忘), 반본환원(返本還源), 입전수수(入廛垂手)’의 10단계로 나눠 자세히 설명한다.

십우도에서는 8번째와 10번째 그림이 핵심이다. 팔우도의 마지막 경지가 8번째 그림이고, 후대 두 장의 그림을 추가한 최종 완결 개념이 10번째 그림이기 때문이다. 8번째 그림은 ‘인우구망’으로, 소를 잊은 다음 자기 자신도 잊어버리는 상태를 묘사하고 있다.

도인이 운무가 자욱한 심산유곡에서 결가부좌의 자세로 득도한 경지를 경건하게 보여주고 있다. 10번째 그림은 ‘입전수수’로, 지팡이에 큰 포대를 메고 사람들이 많은 곳으로 가는 모습을 묘사하고 있다. 도인이 심산유곡을 떠나 세상으로 나와 한 손엔 술병을 쥐고 다른 한 손엔 추임새를 하며 저잣거리의 남녀노소에게 자신이 깨달은 것을 나누고 설파하는 모습을 담아냈다.

십우도를 재해석하면 8번째 그림은 현대 우리 모습의 자화상이다. 열심히 추구해서 어떤 경지에 이르나 자기 자신만의 세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대부분 이기적이다. 10번째 그림은 어떤 경지와 깨달음의 결과물을 세상의 낮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려는 자세다. 구도자가 술병을 들고 보통 사람으로 세상에 돌아온다. 라즈니시는 인간은 세상 속에서 살아가므로 세상 속에서 끝맺음을 해야 하고 그래야만 완성된 인간이라고 말한다.

“세상 사람들과 어울린다는 것은 모든 사람이 성스럽고 고귀하다는 깨달음이다. 그러므로 히말라야에 갈 필요가 없다. 사원에 은둔할 필요가 없다. 어디에도 고립될 이유가 없다.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것은 수많은 형상 속에 깃든 신과 어울리는 것이다.”


강경태 한국CEO연구소장 ktkang21@han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