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 56mm 개방형
주파수 범위 응답: 6~5만1000Hz
임피던스: 300ohms
음압 레벨: 102dB
무게: 330g
가격: 189만 원
출시: 2009년
젠하이저 HD800(Sennheiser HD800)에서 가장 먼저 시선이 가는 곳은 귀 전체를 덮는 거대한 이어컵이다. 메탈 소재로 만들어진 헤드폰에서 풍기는 인상은 웅장하면서도 남성적이다. 60년 전통을 자랑하는 젠하이저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56mm 개방형 드라이버:의 기능을 극대화시킬 수 있도록 모양과 각도, 넓이를 세심하게 디자인했다. HD800의 특장점은 소리 하나하나가 세밀하게 분리돼 있다는 점.
클래식 음악을 들으면 고음역대 하프 소리가 또렷하게 들어오고, 팝 음악을 재생하면 보컬 뒤의 잔음까지 섬세하게 표현한다. 바다 위에서 푸른 물결만 내려다보다가 그 속으로 직접 들어가 알록달록한 바닷속 생태계를 살펴보는 듯 숨겨진 소리들을 찾아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전반적으로는 균형 잡힌 소리에 공간감이 더해져 생생한 음악 감상이 가능하다. 다만 고음역대가 강조되며 부각되는 치찰음은 듣는 이의 취향에 따라 현장감이 높다는 장점으로도, 노이즈가 섞인 듯한 단점으로도 느껴질 수 있겠다.
SONY MDR-1R
드라이버: 40mm 밀폐형
주파수 범위 응답: 4~8만 Hz
임피던스: 24ohms
음압 레벨: 105dB
무게: 240g
가격: 34만9000원
출시: 2012년 소니 MDR-1R(SONY MDR-1R)는 4~8만 헤르츠(Hz)의 넓은 주파수 대역폭이 장점인 헤드폰이다.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주파수 대역은 20~2만 Hz 정도. 프리미엄 헤드폰의 경우 그보다 넓은 4만5000~5만 Hz까지 지원하지만 음향 전문가용이 아닌 일반 감상용 헤드폰 중 이 정도로 넓은 대역폭을 가진 제품은 찾아보기 힘들다. 모든 소리를 귀로 인식하진 못하더라도 더 많은 소리가 담겨 있길 바라는 인간의 욕망을 기술로 실현해낸 셈이다.
넓은 대역폭을 가진 만큼 고급 오디오 시스템에 연결해 들어야 할 것 같지만, 뜻밖에도 MDR-1R의 장점이 가장 빛을 발할 때는 아이폰과 같은 일반 포터블 음향기기에 연결했을 때다. 다른 레퍼런스급 헤드폰과 달리 MDR-1R는 출력이 높은 앰프를 통해 들으면 오히려 저음역대에 비중이 실리며 웅웅거리는 듯한 느낌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일반 포터블 기기에선 얘기가 달라진다. 고삐에 매어있을 땐 맥을 못추다 풀려나면 힘껏 들판 위를 누비는 한 마리 말처럼 박력 있는 저음과 디테일한 고음을 선명하게 살려낸다. 외출 시 스마트폰 등으로 음악 감상을 주로 하는 이들에게 특별히 사랑받을 만한 아웃도어용 헤드폰이다.
DENON AH-D7100
드라이버: 50mm 밀폐형
주파수 범위 응답: 5~4만5000Hz
임피던스: 25ohms
음압 레벨: 110dB
무게: 370g
가격: 150만 원
출시: 2012년 데논 AH-D7100(DENON AH-D7100)을 들었을 때 받은 첫인상은 소리의 온기(溫氣)였다. 겨우내 쌓인 눈을 녹이는 봄날 아침 햇살처럼 소리가 따뜻하다. 은근하면서도 쨍한 에너지가 귓가로 스며드는 느낌이다. 팝 음악을 들었을 때는 보컬의 목소리가 더욱 쨍하게 다가온다. 타악기의 표현력이 우수해 심벌즈 같은 악기 소리가 명료하게 살아난다. ‘짜르르르’ 하는 치찰음을 좋아하는 리스너들에게 적합하다. 상대적으로 저음역대는 조금 울리는 듯한 느낌이 있다.
데논 브랜드 특유의 음색을 담아내고는 있지만 기본적으로 데논 AH-D7100은 투명한 음향과 깨끗한 오디오 사운드를 위해 ‘플랫EQ’로 조정된 헤드폰이다. 사용자 스스로가 앰프나 케이블을 바꿔가며 자신에게 맞는 소리를 만들어갈 수 있도록 실내용과 아웃도어용 케이블 외에도 자신만의 커스텀 케이블을 연결할 수 있다. 아프리카 마호가니 원목으로 만들어진 이어컵은 폭신한 느낌의 가죽 헤드 밴드와도, 고급스러운 금속 장식과도 잘 어우러진다.
Ultrasone Edition-10
드라이버: 40mm 개방형
주파수 범위 응답: 5~4만5000Hz
임피던스: 32ohms
음압 레벨: 99dB
무게: 282g
가격: 369만 원
출시: 2010년 울트라손 에디션10(Ultrasone Edition-10)은 2010년 출시:를 기념하며 2010개만 수작업으로 소량 생산한 한정판 모델이다. 서아프리카 해안에서 구한 제브라노 원목을 사용해 마치 앤티크 소품처럼 중후하고 멋스러운 분위기를 풍긴다. 청음 했을 때의 첫인상은 오케스트라가 연주 중인 넓은 무대를 바라보며 선 느낌. 소리가 귓바퀴 옆에서 쨍하게 울리는 것이 아니라 멀리서부터 시작된 소리가 귀 앞까지 부드럽게 다가온다. 이것은 소리에 각도를 만들어내는 울트라손 특유의 ‘S 로직’기술의 결과다.
소리가 귀로 바로 들어가지 않고 귓바퀴에 부딪치며 반사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청력에 부담이 덜하고 넓은 공간감도 얻을 수 있다. 저음역대와 고음역대 중 어느 한 부분이 특별히 튀지 않는다는 점도 에디션10의 특징. 특정음에 튜닝된 ‘색깔’있는 헤드폰을 기대한다면 다소 심심하게 느껴질 수도 있는 소리지만 순수하게 원음 그대로를 살려준다는 느낌이 강하다. 에디션10은 훌륭한 질감을 가진 ‘하얀 도화지’에 가깝다. 기본에 충실한 이 헤드폰은 그 위에 어떤 악기, 어떤 선율이 올라서더라도 훌륭한 그림으로 완성될 거라는 기대감을 불러일으킨다.
AKG K551
드라이버: 50mm 밀폐형
주파수 범위 응답: 12~2만8000Hz
임피던스: 32ohms
음압 레벨: 114dB
무게: 305g
가격: 30만 원대
출시: 2013년 AKG K551은 기존의 베스트 모델인 K550을 아웃도어용으로 변형해 출시:한 최신 모델이다. 헤드폰의 구성과 음향은 기존 모델인 K550과 큰 차이가 없다. 그동안 개방형 헤드폰을 고수해오던 AKG가 케이블 길이를 줄이고 밀폐형 드라이버:를 달아 아웃도어용 헤드폰을 내놓았다는 점은 눈에 띄는 변화다. 소리의 특징은 특정 음역대에 치우치지 않아 균형 잡힌 소리를 낸다는 점.
둥둥거리는 베이스음이 자리를 차지하지도 않고, 날카로운 고음이 홀로 나서지도 않는다. 다른 헤드폰에 비해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의 ‘플랫’한 사운드는 사실 가장 정직한 소리에 가깝다. 해상도가 높아 보컬의 잔음까지 섬세하게 담아낸다는 것도 큰 장점이다. K551은 있는 그대로 소리를 듣길 원하는 사용자들에게 잘 어울리는 헤드폰이다. 레퍼런스급 헤드폰 중에서는 비교적 중저가로 출시:돼 가격: 대비 만족도를 높이고 싶은 이들에게도 추천할 만하다.
김보람 기자 bramvo@kbizwe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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