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광 화려한 부활_태양광 강자 꿈꾼다-OCI] 글로벌 톱3…‘원가 23% 절감’ 체질 개선

군산 공장 증설 투자 박차, 셀·모듈·발전 등 보폭 넓혀


태양광 사업에 주력해 온 OCI가 1분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태양광 업황이 살아나며 폴리실리콘 평균 판매가가 올 초부터 반등하며 kg당 20달러대를 유지한 영향이 컸다. OCI는 4월 23일 1분기 실적이 매출 7979억 원, 영업이익 279억 원이라고 밝혔다. 폴리실리콘의 가격 상승 외에도 OCI가 불황에도 불구하고 투자를 아끼지 않았고 그동안 여러 번의 구조조정을 통해 체질을 강화한 것도 흑자 전환의 이유로 꼽힌다.

2월 말 2013년 실적 발표 때도 이미 긍정적인 변화 조짐이 나타났다. OCI의 작년 실적 자체는 부진이 이어졌다. 매출액 2조9555억 원, 영업 손실 992억 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매출액은 8.2%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하지만 OCI 경영진의 분위기는 그 어느 때보다 자신감에 차 있었다. 주식시장에서도 OCI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졌다. 올해 태양광 시장이 전환기를 맞을 것이라는 기대가 확산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 들어 공급과잉 문제가 상당 부분 해소되고 구조조정을 통해 OCI 등 상위 업체들을 중심으로 시장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OCI 관계자는 “세계 태양광 시장의 수요가 증가하면서 수요와 공급이 균형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생산 라인을 풀가동하고 있고 향후 물량도 늘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OCI는 공장 가동률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OCI는 분기 최고 출하량을 기록했다.

OCI는 태양광 산업의 구조조정으로 열매를 딴 대표 기업이다. OCI는 2011년 1조1179억 원의 영업이익을 낸 알짜 기업이었지만 공급과잉에 따른 폴리실리콘 가격 하락으로 2012년부터 내리막길을 걸었다. OCI는 2011년 말 연간 폴리실리콘 4만2000톤 제조 능력을 확보하고 신규 공장 설립에 의욕적으로 나섰지만 태양광 시장 업황이 발목을 잡았다. 그해 4분기부터 지난해 4분기까지 5분기 동안 누적된 영업 손실은 1796억 원에 달한다. 이 기간 중 흑자는 2012년 2분기(분기 영업이익 177억 원)뿐이다.

OCI가 내리막을 걷던 때와 비슷한 시기인 2011년 태양광 1세대인 미국 에버그린솔라가 공장을 폐쇄한 후 독일 큐셀의 파산보호 신청, 현대중공업의 폴리실리콘 사업 철수, 삼성정밀화학의 태양광 자회사 지분 매각 등 업계의 구조조정이 진행됐다.


폴리실리콘 가격 회복 수혜
OCI도 지난 3~4년간 자체적으로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에 노력해 왔다. 이우현 OCI 사장은 이수영 OCI 회장의 장남으로 지난해 3월 대표로 취임해 적극적인 원가절감 노력과 고객 기반 강화 등 체질 개선을 추진했다. OCI는 2009년부터 2013년까지 5년간 원·달러 환율이 11% 하락하고 전기요금이 50% 인상된 난관을 딛고 총 제조원가를 23%나 절감했다. 또한 지난해 7월만 해도 kg당 16달러대에 머무르던 폴리실리콘 가격이 연초 21달러까지 상승했다. 그 결과 긴 불황의 터널을 견뎌 살아남은 OCI는 올 1분기 마침내 흑자 전환에 성공한 것이다.

OCI는 글로벌 톱3 규모의 폴리실리콘 공급 업체이지만 태양광 시장이 침체하자 태양광발전 시장이라는 새로운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 OCI는 2년 전 태양광발전 사업을 사업 목적에 추가하며 관련 사업 확대로 불황 타개에 나선 것이다. 올해 1분기에 관련 회사들이 모두 태양광발전 설비를 구축, 연말에는 자회사인 OCI파워를 통해 태양광발전 사업의 수익성을 기대할 수 있을 것으로 풀이된다.


입장 바꿔 “수직 계열화 추진”
OCI는 2012년 7월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400MW 규모의 태양광발전소를 건설해 25년간 장기로 전력을 공급하는 태양광 전력 공급 계약을 세계적인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수주했다. 유럽 태양광 시장이 주춤하는 사이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확대되는 미국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눈여겨봐 온 결과였다.

OCI는 태양광 셀·모듈로 사업 보폭을 넓히고 있다. 폴리실리콘에서 셀·모듈, 태양광발전 등으로 이어지는 태양광 수직 계열화를 강화하고 있는 셈이다. OCI는 지난 4월 23일 기업설명회(IR)를 열고 “계열사 미션솔라에너지(MSE, 구 넥솔론아메리카)가 올해 3분기 미국 텍사스 샌안토니오에 100MW급 셀·모듈 1공장을 완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MSE는 1공장 완공에 이어 2공장(100MW급) 건설에도 착수해 2015년 하반기에 완공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OCI는 2015년 하반기 200MW 규모의 셀·모듈 생산능력을 확보하게 된다. OCI는 지난해 7월 넥솔론으로부터 MSE 지분 57%를 4000만 달러에 인수했다. 미국 텍사스에 태양광발전소를 건설 중인 OCI는 MSE로부터 발전소에 들어가는 셀·모듈을 공급받을 계획이다.

MSE의 설비 완공을 통해 OCI는 메탈실리콘(OCI스페셜티)-폴리실리콘(OCI)-셀·모듈(MSE)-태양광발전(OCI솔라파워)으로 이어지는 수직 계열화를 갖추게 된다. 이 사장은 기업설명회에서 콘퍼런스콜을 통해 “수직 계열화를 추진하지 않을 계획이었지만 미국 내 수요를 충족하고 지역사회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미션솔라에너지를 설립했다”며 “내년 하반기에 공사가 완료되면 고효율의 셀·모듈을 판매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사장은 2012년 8월 수직 계열화에 대해 사업 구조상 리스크가 높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밝혔지만 1년 반 만에 입장을 바꾼 셈이다.



한편 OCI는 업황 부진으로 잠정 보류했던 군산 폴리실리콘 공장 증설 투자를 최근 재개했다. 2012년 5월 전북 군산과 새만금 지역에 짓고 있던 2만 톤, 2만4000톤 규모의 제4, 제5 공장 건설을 잠정 중단하겠다고 발표한 지 1년 9개월 만이다. 다만 이번 투자는 기존 설비를 효율화해 생산능력을 늘리고 제조원가를 ㎏당 2달러 정도 낮추는 차원이지 새로운 공장을 짓는 것은 아니다. 2015년 설비 증설이 마무리되면 OCI의 폴리실리콘 총 생산능력은 4만2000톤에서 1만 톤 증가한 5만2000톤으로 확대된다.


OCI 기업설명회 Q&A

2분기 수요 증가 예상…원가 더 낮춰 대응
지난 4월 23일 투자자·애널리스트·기자 등을 대상으로 2014년도 1분기 실적 및 경영 현황 설명 관련 기업설명회에서 있었던 질의응답을 간략하게 정리한다. 기업설명회에는 이우현 OCI 사장이 참여했으며 콘퍼런스콜 형식으로 진행됐다.


폴리실리콘 부문의 실적 개선 원인은 무엇인가. 향후 전망은.
양과 가격 측면에서 모두 개선됐다. 예상대로라면 중국 내수에서 최소한 3GW 정도 설치가 있어야 했지만 인가 절차 등이 늦어지면서 예상치의 절반밖에 설치하지 못한 상태다. 그러나 진행이 지연됐던 프로젝트들이 현재 굉장히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1분기에 주춤했던 수요는 2분기 중에 회복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최근 몇 년간 증설이 없었던 상태에서 업스트림(upstream) 제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고 있기 때문에 향후 수급도 타이트해질 전망이다. 증가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우리는 공장을 풀가동해 원가를 낮출 계획이다.


폴리실리콘 단가 인상 가능성은 어느 정도인가. 하반기 폴리실리콘 가격이 25달러를 웃돌 가능성은.
가격 상승을 급하게 유도하기보다 커지는 시장 안에서 지속적으로 시장점유율을 높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가격이 자연스럽게 상승하도록 유도할 계획이다.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후 판매 가격을 올리는 수익성 위주의 정책을 펼칠 것이고 이에 따라 1분기 판매량이 감소할 수 있다고 발표했다. 그런데 1분기 실적을 보면 판매 가격도 오르고 판매량도 증가했다. 수익성 위주의 정책은 여전히 유효한가.
우리는 4분기 이후 물량 증가를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전 세계 태양광 업체 상위 20개 중 14개가 우리 고객인데, 고객들의 실적이 모두 개선되고 있고 이에 따라 주문량도 늘었다. 이렇게 우리는 고객과 같이 성장하려는 전략이고 롱텀 플레이어로 조심스럽게 시장에 접근할 것이다.


이진원 기자 zinon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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