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으로 달리는 통신서비스

통신 마니아들의 첫 번째 희망은 뭐니뭐니해도 빠른 속도다. 게다가 가격도 싸고 회선의 안정성도 높으면 금상첨화다. 아마 올 하반기부터는 마니아들의 이런 갈증들이 상당부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 우선 오는 7월부터는 케이블 TV망을 이용한 고속 통신서비스가 시작된다. 또 연내로 2만6천여선의 ISDN(종합정보통신망) 회선이 증설되며 오는 9월부터는 ISDN의 가입에서 설치까지 원 스톱 처리가가능하게 되는 등 서비스의 질이 향상된다. 아직 낯설기는 하지만위성을 통한 인터넷 접속서비스 또는 개인전용선 서비스도 확대될예정이다. 지난 2월 56K 모뎀의 규격이 표준화된 것을 시발로 이같은 고속 통신서비스가 연이어 제공됨에 따라 종전 저속의 다이얼업 모뎀에만 의지해온 인터넷 마니아들로서는 그런 대로 넓은 선택폭을 갖게되는 셈이다. 특히 소호(SOHO)창업을 계획중인 입장이라면 이 같은 고속 통신 서비스의 다양화가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이 가운데 일반인들이 관심을 갖기에 적당한 케이블 모뎀과 ISDN을알아본다. 위성 인터넷 서비스는 5백K를 전후한 고속 전송속도를보장하지만 초기 투자비용이 많이 들고, 개인 전용선은 모뎀 급에지나지 않는 33.6K의 서비스(지역에 따라서는 56K)가 제공되기 때문에 현시점에서는 좀 더 두고봐야 할 여지가 많기 때문이다.◆ 케이블 모뎀케이블 망 온라인서비스 사업자인 두루넷(대표 김종길)이 본격적으로 케이블 TV 회선을 이용한 인터넷 접속 서비스(「레인보우 서비스」)에 나선다. 지난해 12월부터 서울 여의도 및 경기 안산, 광명지역에 대해 시범 서비스를 실시해 온 두루넷은 오는 7월1일을 상용 서비스 개시일로 잡고 예약 신청을 받는 한편 막바지 점검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예약 3488-8282).레인보우 서비스는 케이블 TV 회선인 광동축복합망(HFC)을 통해 데이터를 전송하는 것을 말한다. 두루넷에서 케이블 방송국까지는 인터넷 전용선으로 연결되고 방송국에서 ONU(광동축 접점)까지는 광케이블이, ONU에서 각 가입자까지는 동축 케이블이 각각 깔린다.집안에 들어온 이 케이블 TV망에 케이블 모뎀을 연결, 인터넷과PC통신 및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케이블 모뎀을 이용한 온라인 서비스인 것이다.이러한 케이블을 이용할 경우 최대 장점은 고속의 전송속도를 구현한다는 데 있다. 전화선과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대역폭이 크기 때문이다. 이론상으로는 10Mbps까지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나오는 것으로 되어 있어 전화선 모뎀의 1백배 이상에 달한다. 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이론상의 수치일 뿐 실제로는 선로 상태와 가입자수(보다 정확히는 동시에 데이터를 전송중인 사용자수)에 따라 적잖은 변동이 있게 된다. 각 케이블 방송국은 약 30개 안팎의 셀(세포)로 나뉘어져 있는데 두루넷측은 일정 수준이상의 전송속도를 내기위해 각 셀당 2백명 가량의 가입자만을 받을 계획이다. 시범서비스 결과로 볼 때 최소 2백56K, 평균 5백K 이상의 속도는 낼 수 있을 것으로 두루넷측은 보고 있다. 가입자가 더 늘어나면 속도가 저하되므로 그때는 셀을 보다 세분화한다는 방침이다.가격도 속도에 비해서는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다. 케이블 모뎀을활용하기 위해서는 모뎀과 함께 랜카드가 있어야 하고 전용 소프트웨어도 깔아야한다. 두루넷 측은 이들을 패키지로 제공하면서 사용료 3만8천원, 모뎀 임대료 1만원 등 월 4만8천원(초기에는 설치비10∼15만원 정도 추가)으로 서비스를 제공한다. 케이블 모뎀은 전화선을 이용하지 않으므로 이용 시간에 따른 별도의 전화비가 들지않으며, TV나 전용선처럼 항상 온라인 상태이므로 매번 접속해야하는 수고로움도 없다.레인보우 서비스는 이처럼 고속, 저렴이라는 장점은 있지만 아직은서비스 지역이 좁다는 한계를 안고 있다. 현재 서울에서는 영등포등 일부 지역에서만 시범 서비스가 진행중이며 향후 강북, 강서,광진, 도봉, 동작, 서대문, 서초, 성동, 성북, 영등포, 용산, 종로, 중랑, 중구 등으로 시차를 두고 확대된다. 이밖에 인천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및 부산 경남도 상용서비스 지역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처럼 서비스 지역이 제한을 받는 것은 현재 케이블 TV망의소유권이 한전과 한국통신으로 나뉘어져 있기 때문이다. 즉 위 지역의 케이블 망은 모두 한전 소유인 것이다.◆ ISDN64K나 1백28K의 전송속도를 낼수 있는 ISDN 역시 준고속 통신으로서는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는 그다지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지만 일본이나 독일 등지에서는 ISDN 가입자가 수백만명을 헤아리고 있으며 특히 일본에는 공중전화에도 ISDN 장비를설치해 놓는 등 상당한 수준에 이르고 있다. 이 때문인지 한국통신도 올해를 「ISDN의 활성화 재도약의 해」로 잡고 지금까지 제기된 제반 문제점의 해결에 나서는 등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국내 모뎀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는 등 한계에 직면하고 있는 통신장비 제조업체들도 상대적으로 무게중심을 ISDN장비쪽으로 옮기는 등 일반 사용자측에서 볼때는 전반적으로 여건이 좋아지고 있는 상태다.한국통신은 우선 올 연초에 ISDN 신설 회선 수를 지난해 대비 두배 가량 늘어난 2만6천8백여 회선으로 정했다. 이어 ISDN의 가입신청부터 개통에 이르기까지 모든 서비스를 한군데서 처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ISDN 원 스톱 서비스」 체계를 구축, 오는 9월부터 개통할 예정이다. 원 스톱 서비스란 국번 없이 100번으로 전화를 걸면 △회선 청약 △단말기 구입과 설치 안내 △원하는 날짜에회선 개통까지 일괄 처리되는 것을 말한다. 또 고객의 이용 요금납부 편의를 위해 △가입비 후불제 △요금 통합 고지서 발행 △초기가입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분납제 등이 6월부터 단계적으로 실시되고 있다.제조업체들도 이같은 한국통신의 노력에 보조를 맞춰 공동 마케팅을 펼치는 한편 장비개발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ISDN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망종단장치(NT), 모뎀(S카드 및 U카드), 터미널 어댑터(TA) 등의 장비가 필요하나 지금까지는 대만산 등 외국산에 의존해왔다. 이 때문에 국산 교환기와의 연동 문제가 제기되는 등 호환성과 안정성에서 소비자들로부터 적지 않은 불만을 사온 게 사실이다.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환율상승 등의 영향으로 경쟁력이 생기면서국산화 작업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산화가 가져다주는 효과는 수입대체 정도에 그치지 않는다. 회선의 안정성 확보는 물론 가격 경쟁력에 기반한 수출증대 효과도 상당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특히모뎀 생산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 ACN테크놀러지 같은 경우 PC에 바로 연결해서 사용하는 통합 U카드(내장형)를 독자 개발, 10만원에공급하는 등 막강한 경쟁력을 갖추는데 성공했다(02-575-2224).10만원이면 56K 모뎀과 비슷하거나 더 싼 수준이다. ACN테크의 최충원이사는 『전세계적으로 최저 가격임을 자부한다』면서 『ISDN모뎀 가격이 매우 낮아졌기 때문에 한국통신이 회선을 늘리고 서비스를 강화할 경우 ISDN의 시장 점유율이 크게 달라질 것』이라고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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