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광고까지 직접 출연하는 신선한 경영자

약력: 25년 전남 나주생. 43년목포상고졸. 44년 조선은행.55년 전남대 상대졸. 71년 한일은행 지점장.73년 대한투자금융 전무이사.81년 대신증권 사장.90년 대신증권 회장.애창곡: 목포의 눈물좌우명: 정직, 근면가족관계: 부인과 4남4녀▶ 최근 방영되고 있는 TV광고에 직접 출연하게 된 동기는무엇입니까.『창업자인 제가 직접 TV에출연하니까 여기저기서 「신선하다, 다소 파격적이다」라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여러상이한 평가를 들으면서도 굳이 출연한 것은 대신증권은증권 한 업종에만 종사해 왔다는 것을 밝히고 싶었습니다. 재벌 계열사가 아니라 금융전문그룹으로 축적한 전문성을 일반 국민들과 투자자들에게 알리려고 했습니다. 반평생을 금융업에 종사한 창업자가 직접 나와서 얘기하니까반응이 좋았던 것 같습니다.』▶ IMF구제금융직후 국내 금융기관들은 상당한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대신증권은 어떻게극복했습니까.『19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했기 때문에 재무측면에서어려움은 별로 없었습니다.금융외환위기를 겪기 전에 미리 회사가 보유하고 있던 골프장 회원권을 매각하고 인원조정도 마무리했습니다. 또한회사돈으로 보유한 주식들도사전에 처분했습니다. 이같은구조조정 노력으로 IMF구제금융직후의 어려움을 이겨낼수 있었습니다. 다만 은행 증권 등 금융기관이 문을 닫으면서 재벌 계열사 증권사로만투자자들이 몰릴 때 안타까움을 금치 못했습니다. 소위 금융전문그룹의 역량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시점에서 「초대마 불사」의 분위기로 전문성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갖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당시회사외형에 비해 수익증권 판매가 부진했던 것도 이같은사정에 연유합니다. 그러나앞으로 입장이 매우 달라질것입니다. 전문성을 갖춘 증권사를 투자자들이 원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 사이버거래 수수료 인하, 수익증권 판매 등 현재 국내 증권업계는 격변기에 처해 있습니다. 국내 증권업계가 앞으로 어떻게재편될 것이라고 전망합니까.『이미 빅뱅이 시작됐다고 볼 수도 있습니다. 증권사들이 경쟁적으로 사이버 거래 수수료 인하를 발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진정한 의미의 지각변동은 사이버수수료 인하보다는 1.3%에달하는 위탁수수료율의 인하로 시작될 것입니다. 미국 영국 등선례를 볼 때 위탁수수료 인하는 증권업계의 지각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것입니다. 선진국에서는 증권업계의 빅뱅으로 상위10개중에서 한두개사만 살아남았습니다. 결코 남의 얘기가 아닙니다. 물론 위탁 수수료 인하만으로는 부족합니다. 투자자들에게 제공하는 투자정보의 질이나 서비스 등이 증권사의 우열을 가려줄 것입니다. 』▶ 최근 삼성 현대 등 대형증권사들이 리서치 능력을 대폭 강화하고 있습니다. 대신증권의 대응책을 들려 주십시오.『우리회사의 리서치능력은 증권업계 최고 수준이라고 자부합니다. 오랫동안 축적된 리서치능력을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꼭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히 사이버거래 투자자들에게 우리회사의 기업분석정보는 고수익을 올리는 나침반입니다. 이같은 리서치능력에 대한 신뢰로 우리회사의 사이버영업실적은 증권업계 최고를 달리고 있습니다. 이같은 성과에 만족하지 않고 더욱 투자할 계획입니다. 우수한 애널리스트들을자체 양성하거나 외부에서 스카웃할 방침입니다.』▶ 대신증권은 선물거래나 사이버거래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데 그 비결을 들려 주십시오.『한국 증권시장에서 선물옵션과 사이버거래의 발전사는 우리회사의 발전역사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다른 경쟁사에 비해 일찍 투자한 성과라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는 선물거래가 도입되기 이전부터 직원들을 미국시장에 파견, 이론과 경험을 익히게 했습니다. 지금은 파생상품에 대한 임직원들의 이해를 높이기 위해 사내 자격증 시험을 실시합니다. 시험성적을 인사고과에 반영해서 사원들의 학습의욕을 유도합니다. 전산분야도 마찬가집니다. 1975년 국내 증권사중 최초로 전자시황판을 만들었습니다. 이같은 투자와 축적된 경험이 바로 지난 상반기 26조원의 거래실적을 가져 왔습니다.』▶ 주식형펀드나 뮤추얼펀드 등 간접투자상품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그룹사세에 비해 자산운용부문은 다소 뒤떨어진다는 평을 듣습니다.『IMF직후 금융기관의 퇴출로 불안감을 느낀 투자자들이 소위재벌계열사로 몰려 수익증권 외형이 상대적으로 적습니다. 그러나 최근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이같은 편중현상은 없어지고있어 상황은 달라질 것이라고 확신합니다. 특히 6월부터 판매하고 있는 수익증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선호와 TV광고 등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올해 목표인 12조원은 충분히 달성가능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뮤추얼펀드도 시판할 계획입니다.』▶ 최근 코스닥시장이 자리를 잡아가고 있습니다. 코스닥 시장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한 복안이 있다면 들려 주십시오.『벤처기업 지원 확대 등으로 코스닥 시장은 앞으로 성장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생각합니다. 우리회사는 코스닥시장에서도이미 두각을 나타내고 있습니다. 지난 6월에 이미 코스닥주식거래실적 1위를 기록했습니다. 또 해성산업 매일유업 호성석유화학 등 다수의 기업을 등록시켜 이 분야에서도 선두를 달리고있습니다.』▶ 원로로서 국내 증권업계의 발전을 위해 한 말씀해 주십시오.『IMF구제금융의 직접적 원인중 하나가 바로 국내 금융산업의낙후성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금융기관 종사자들이 리스크관리등 금융산업의 본질을 이해하지 못해 금융외환위기를 가져왔다고 봅니다. 아직도 증권업이 외풍에 시달리는 것은 시급히 개선돼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합니다. 증권업계를 포함해서 전체금융기관의 자율성을 존중해 주는 것이 국내 금융산업을 한단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인터뷰 후기평범한 월급쟁이 은행원으로 출발해서 50년을 넘게 금융산업이란 외길만을 고집한 사람. 그 과정에서 많은 어려움을 딛고 오늘날 9개 금융관련기업군을 거느린 총수가 된 사람. 그래서 금융계에선 양재봉회장을 부도옹(不倒翁)이라고 부른다. 물론 그에 대해 다소 상반된 평가를 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지연학연이 지배해 온 한국 금융계의 배타적 풍토 속에서 오로지자신의 노력으로 이만큼 성공을 거둔 것에 비하면 별로 설득력이 없다. 지난 78년 직원의 창구사고로 경영 일선에서 퇴진했다가 3년만에 재기에 성공, 대신증권을 업계 정상으로 복귀시킨 것은 그의 집념과 능력이 남다르다는 것을 말해준다. 그는또 경제흐름의 맥을 잡는데 누구보다 빠르다는 평이다. 주가지수가 1천포인트를 넘어선 뒤 침체기에 접어든 95년부터 구조조정에 착수, IMF라는 대격변기를 극복했던 것도 그의 이런 능력과 무관하지 않다. 이제는 「큰大 믿을信」이란 대신증권의영광을 재현하기 위해 직접 TV광고에 나섰다. 금융전문 토종기업으로서 세계적인 증권사로 우뚝 서겠다는 의지를 내비치는그의 얼굴에서 부도옹다운 굳건함을 읽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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