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싱크탱크 "MBK, 中 강력한 유대…고려아연 적대적 인수"

서울 종로구 MBK 파트너스 사옥. 사진=한국경제신문



미국의 에너지안보 싱크탱크 SAFE(Securing America's Future Energy)가 MBK파트너스·영풍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적대적 인수 시도"로 규정하고 우려한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SAFE는 경제안보 측면에서 미국의 에너지 관련 제반 정책 건의를 담당하며, 미국 국무부가 주도하는 탈중국 공급망 구축을 위한 다자협력체인 ‘핵심광물안보파트너십(MSP)의 실질적 사무국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한국은 지난 7월부터 미국에 이어 MSP의 의장국을 수임하고 있다.

SAFE는 최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에 올린 게시물에서 중국의 핵심 광물 공급망 장악 전략에 대해 분석하면서 사례로 MBK파트너스의 고려아연 인수 시도를 언급했다.

SAFE는 MBK파트너스를 "중국의 지원을 받는 한국의 사모펀드 회사"로 규정했다.

그러면서 "MBK파트너스와 영풍이 지난주 세계 최대 정제 아연 생산업체이자 배터리 제조에 필수적인 기타 소재 주요 생산업체인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 인수 시도를 시작했다"고 소개했다.

SAFE는 "MBK파트너스와 중국과의 강력한 유대 관계를 미국과 동맹국들이 주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SAFE는 MBK의 이번 적대적 M&A가 현재 중국 제련소들이 직면한 공급 재고 부족으로 인해 중국의 정제 아연 수입이 증가한 시기와 맞물린다고 분석했다.

고려아연은 아연뿐 아니라 니켈제련 기술 또한 보유하고 있으며, 배터리, 반도체 등 첨단산업 소재 생산에 필요한 기타 핵심광물에도 적용할 수 있는 핵심 역량을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따라서 이번 고려아연 인수 시도는 중국이 아연에 그치지 않고, 여러 핵심광물의 글로벌 공급망까지 장악하려는 움직임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중국은 전 세계 정제 아연의 절반 이상을 공급하고, 2차전지 음극재 생산에 필요한 흑연 공급망도 90%를 점하는 상황이다.

2차전지 양극재 생산에 필요한 니켈의 경우 인도네시아 투자를 통해 원료를 값싸게 들여와 가격경쟁력을 확보, 글로벌 전구체 시장의 90%를 독점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원료국들의 원광수출금지정책 움직임이 강화되면서 장기적 관점에서 값싼 소싱 대신 기술력 확보에 눈을 돌리고 있다.

MBK파트너스가 고려아연을 중국 등 해외에 매각할 경우, 핵심광물 공급망 차원에서 배터리, 반도체 등 국가기간산업이자 미래 산업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국내외에서 지속하고 있다.

한편 고려아연은 24일 정부에 2차전지 소재인 ‘하이니켈 전구체 가공 특허 기술’이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하는지 여부에 대한 판정을 신청했다.

이 기술이 국가핵심기술로 판정될 경우 경제안보상 이유로 정부가 외국기업에 의한 인수합병을 승인할 권한을 갖게 된다.



안옥희 기자 ahnoh0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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