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법 개정안 통과 반대”…대기업 사장단, 9년 만에 긴급 성명[위클리이슈]

김창범 한국경제인협회 상근부회장이 11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발표하고 있다. 이날 성명서 발표에는 삼성 박승희 사장, SK 이형희 위원장, 현대자동차 김동욱 부사장, LG 차동석 사장을 비롯한 주요 기업 사장단이 참석했다. 사진=한국경제신문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FKI)와 국내 주요 기업 16곳의 사장단이 어려운 한국 경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고 기업 경쟁력을 훼손할 것으로 지적된 상법 개정 추진을 저지하기 위해 이례적으로 공동 성명을 냈다.

한경협이 주요 기업들과 공동 성명을 낸 것은 전신인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 시절인 지난 2015년 7월 이후 9년여 만이다.

한경협과 삼성, SK, 현대차, LG 등을 비롯한 16개 그룹 사장단은 11월 21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한국 경제 재도약을 위한 주요 기업 사장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김창범 한경협 상근부회장은 이날 성명 발표 취지에 대해 “저성장이 지속되는 한국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하고 성장동력을 되살리기 위해 기업들이 먼저 나서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날 굳은 표정으로 단상에 오른 사장단은 김 부회장이 대독한 성명서를 통해 “위축된 경제 심리 회복을 위해 국회와 정부, 국민 여러분의 배려와 동참을 간절히 호소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추진되는 상법 개정에 대해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많은 기업은 소송 남발과 해외 투기자본의 공격에 시달려 이사회의 정상적인 운영이 어려워지고 신성장동력 발굴에도 상당한 애로를 겪을 것”이라며 “결국 기업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우리 증시의 밸류다운으로 귀결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사장단은 또 정부를 향해 “경제 활성화를 위해 과감한 규제개혁을 추진하고 각국이 첨단산업 지원에 총력전을 펼치고 있는 만큼 인공지능(AI) 반도체, 2차전지, 모빌리티, 바이오, 에너지, 산업용 소재 등에 지원을 아끼지 말아달라”고 요청했다.

이날 사장단은 경제 재도약을 위한 기업 차원의 다짐도 밝혔다. 신시장 개척과 기술혁신에 집중해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한국 경제의 성장 엔진에 다시 불을 붙이겠다는 다짐이다.

이날 성명 발표에는 삼성 박승희 사장, SK 이형희 위원장, 현대차 김동욱 부사장, LG 차동석 사장, 롯데 이동우 부회장, 한화 신현우 사장, HD현대 류근찬 전무, GS 홍순기 시장 등이 참석했다.

정채희 기자 poof3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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