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불 결제’에 빠진 미국 MZ… 카드 잔금 50% 늘었다


올해 연말 ‘선구매 후불 결제(BNPL, BUY NOW PAY LATER)’ 상품을 이용하는 미국인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MZ세대의 이용률 급증이 예상된다.

28일(현지 시각) AP 통신은 인플레이션 여파로 미국인들이 역대 최고 수준의 신용카드 빚을 보유한 상황에서 BNPL의 매력이 더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데이터 분석 업체 어도비 애널리틱스는 올해 연말(11월 1일~12월 31일) BNPL을 활용한 결제액이 전년 동기 대비 11.4% 증가한 185억 달러(약 2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온라인 쇼핑 대목인 사이버 먼데이(블랙프라이데이 직후 월요일) 하루 동안에만 9억 9,300만 달러(약 1조 원)의 구매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BNPL은 등록해 놓은 계좌나 현금 또는 신용 카드로 상품을 구매한 뒤, 통상 8주 이상에 걸쳐 할부로 대금을 상환하는 서비스다.

AP통신은 특히 신용 점수가 낮거나 신용 기록이 없는 젊은 쇼핑객이 후불결제 방식을 매력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풀이했다. 이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사들은 대부분 간단한 신용 조회만 실행할 뿐, 대출 및 지급 내역을 신용 조사 기관에 보고하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의 BNPL 결제 규모는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 한국은행 뉴욕사무소에 따르면 미국의 BNPL 결제액은 2019년부터 연평균 137.1% 증가했으며, 지난해에만 총 949억 달러(약 132조 원)에 달했다. 특히 온라인 거래에서 BNPL의 비중은 꾸준히 상승했다. 지난해 블랙프라이데이 기준 전체 온라인 거래 중 BNPL 비중은 7.2%로, 2020년 4.9%에서 크게 늘었다.

금융 기술사 크레딧 카르마의 소비자 금융 전문가 에밀리 차일더스는 “연방준비제도의 금리 인상(2022년 3월) 이후 MZ세대의 신용카드 잔금이 50% 이상 증가했다”고 밝혔다. 이어 “젊은층은 이미 적자 상태에서 연말 쇼핑 시즌을 맞았다”며 “데이터에 따르면, 그들은 모래 속에 머리를 파묻고 계속 돈을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BNPL 사용에 따른 부작용도 우려된다. 소비자 보호 단체와 금융 전문가들은 BNPL을 신용카드로 결제하면 추가 이자와 수수료 부담이 생길 수 있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또한 여러 BNPL 서비스를 동시에 사용할 경우 자동 결제 금액을 추적하기 어려워 부채 관리가 복잡해질 수 있다는 점도 지적된다.

뉴욕 연방준비은행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BNPL은 소비자 지출을 약 20% 증가시킨다. 지금 돈을 쓰지 않아도 된다는 심리적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김민주 기자 minj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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