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가족 재정 모델, <행복 계약서> 출간
입력 2025-04-11 10:19:36
수정 2025-04-11 10:24:24
자녀에게 언제까지 경제적으로 지원해야 할까? 부모의 책임은 어디까지고 자녀의 독립은 언제가 좋을까? 부모라면 누구나 고민하지만 명확한 해답을 찾기 어려운 질문에 유튜브 채널 '공빠TV'를 운영 중인 문성택·유영란 부부가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법을 제시한다.
부부가 펴낸 신간 <행복 계약서>는 세 자녀와 실제로 체결하고 운영해 온 '행복 계약서'를 바탕으로, 자녀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가족 재정 운영법을 정리한 책이다. 단순한 양육의 연장선이 아닌, 부모와 자녀가 함께 설계하는 공정한 미래 설계서다.
부모도 자녀도 '공정한 계약'으로 더 단단해진다
책의 핵심은 '계약서'다. 부모가 자녀에게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닌, 책임과 신뢰를 바탕으로 맺는 조건부 지원이라는 점에서 기존 양육 방식과 차별화된다. 부부의 기준은 명확하다. 고등학교까지는 무조건적인 지원을 하되, 대학부터는 학기당 500만 원, 최대 6년간의 생활비 및 등록금을 대출 형식으로 제공한다.
이후 자녀가 취업하면 상환도 받는다. 결혼이나 독립을 준비할 때는 자녀가 모은 금액만큼, 최대 5000만 원까지 추가로 부모가 대출 형식으로 지원한다는 내용도 계약서에 명시했다. 자녀에게는 책임감을, 부모에게는 기준을 부여하기 위해서다. 무조건 주는 지원은 자녀를 의존적으로 만들고, 부모의 노후를 위협할 수 있다.
<행복 계약서>는 단지 경제적 도구를 넘어서, 가족 간 소통의 수단이자 감정적 거리를 좁히는 계기가 된다. 책에는 자녀들과 계약서를 작성하며 겪은 갈등과 그 해결 과정, 그리고 계약을 지켜나가는 자녀들의 후기도 담았다.
저자는 "우리 부부는 가족 경제의 균형을 맞추고, 자녀들 간의 불평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행복 계약서'를 만들기로 했다"고 말한다. 책을 통해 많은 가정이 경제적 문제로 인한 불필요한 갈등을 겪지 않고, 서로를 이해하고 존중하며 함께 행복을 찾아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책도 내기로 했다.
책 후반부에는 계약 이후 자녀들의 달라진 태도와 부모와의 관계 회복 과정을 인터뷰 형식으로 실어 공감을 산다. 계약의 체결부터 조항 구성, 시행 및 조정 과정도 상세히 담고 있어 성인이 된 자녀를 둔 부모라면 참고할만하다. 자주 받는 질문과 답변, 행복 계약서 작성 전 체크리스트 등도 함께 실었다.
<행복 계약서>는 "자녀를 사랑한다면 이제는 '어떻게 도와줄까'를 고민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더 이상 부모가 끝없이 책임지고 자녀는 무조건 받는 시대가 아니다. 자녀가 부모로부터 완전한 자립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사랑이라는 것도 저자가 책을 통해 하고 싶은 말이다. 경제적 독립은 자녀에게는 어른이 되는 첫걸음이며, 부모에게는 자유로운 인생 2막의 시작이다. <행복 계약서>는 이 균형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에 대한 실제적이자 따뜻한 해법을 제시한다.
신정은 기자 sh96144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