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 주크, 제임스 앨런 지음 | 한국경제신문 | 2만원 창업자 및 기업가, 비즈니스맨들이 필독서로 꼽는 ‘창업자 정신’이 리커버로 돌아왔다. 2016년 첫 출간 이후 여전히 창업자와 기업가들에게 남다른 통찰력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 이 책은 다시 한번 위기에 직면한 기업들에 새로운 인사이트를 제공한다. 급변하는 경영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은 여전히 유효하며 기업의 시장 가치가 어떻게 점점 더 짧은 주기로 뒤바뀌는지, 창업자 정신이 어떻게 다시금 생존과 경쟁력의 핵심 자산이 되었는지를 다시 한번 리마인드할 수 있도록 해준다.
창업자 정신(The Founder’s Mentality)은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을 이루지 못하고 정체되거나 쇠퇴하는 이유가 외부 경쟁보다는 내부 복잡성과 실행력 저하에 있다는 통찰에서 출발한 책이다. 저자인 크리스 주크와 제임스 앨런은 25년 동안 8000여 개의 기업을 분석해 성장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을 가르는 가장 본질적인 차이를 ‘창업자의 정신’을 조직이 유지하느냐 잃느냐에서 찾았다.
책은 기업이 성장하면서 자연스럽게 빠지기 쉬운 세 가지 위기(과부하, 속도 저하, 자유 낙하)를 경고하며, 그것을 돌파하는 유일한 해법은 ‘창업자처럼 생각하고 일하는 방식’을 조직 전체에 재이식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저자들은 이를 ‘반역성’, ‘현장 중시, ‘주인의식’이라는 세 가지 요소로 정리하며 각각을 구체적인 사례와 데이터로 뒷받침한다.
반역성이란 창업자가 가졌던 급진적이고 고객 중심의 목적의식을 말하며 이는 직원들에게 방향성과 동기를 부여하고 기업을 외부 변화에 유연하게 만든다. 현장 중시는 탁상행정보다 고객 접점에서 일어나는 실제 경험을 우선시하는 태도이며 이는 기민한 의사결정과 실행력을 높이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한다. 마지막으로 주인의식은 조직 구성원이 회사를 ‘내 일’처럼 여기고 책임감 있게 일하는 문화를 말한다. 이 세 가지는 모두 조직이 성장함에 따라 서서히 희미해지고 결국 기업의 활력을 잃게 만드는 요소들이다.
반역성, 현장 중시, 주인의식으로 대표되는 ‘창업자 정신’은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가능하게 해준다. 이는 어려움에 빠진 기업과 리더들이 성장 위기를 예측하고, 그 위기를 해결해 성장의 역설을 극복하고 지속적인 이익성장을 달성할 수 있도록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 책은 단지 개념을 나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애플, 오베로이호텔, 유니레버, ABI맥주 등 세계 각지의 다양한 기업 사례를 통해 이 세 가지 정신이 어떤 방식으로 작동하고 또 언제 사라지는지를 보여준다. 특히 한국어판에는 국내 기업 문화를 감안한 감수를 거쳐 실질적인 적용 가능성을 높였고 조직을 진단하는 데 매우 유용한 틀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빠르게 변하는 시장 환경 속에서 겉으로는 성장 중인 것처럼 보여도 내부에서는 실행이 느려지고 책임이 분산되는 조직이 많다. 그런 조직은 어느 순간 외부 충격에 속수무책으로 흔들리게 된다. 창업자 정신은 이러한 위기를 미리 감지하고 조직의 본질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돕는다. 특히 변화하는 시대에 맞게 업데이트된 조직 운영의 기준을 제시한다. 스타트업뿐 아니라 중견기업, 오너 2·3세 경영자, 조직개편을 앞둔 팀에도 유효하며 창업 당시의 속도와 사명감을 되살리고 싶은 리더에게는 일종의 실행 매뉴얼로 기능할 수 있다.
결국 창업자 정신은 한마디로 “조직이 느려질 때 초심으로 돌아가라”는 말의 실천 버전이라 할 수 있다. 바로 이러한 창업자 정신이 사업 성공에서 가장 중요하면서도 가장 저평가되는 지점이며 위기 없이 지속가능한 성장을 가능하게 해주는 경쟁력의 근원을 형성한다. 그리고 이 책이 주는 가장 큰 장점은 그 초심이 단지 감정적 회고가 아니라 실행 가능한 전략으로 소개되어 있다는 점이다.
이 책은 세상의 모든 리더들에게, 또 위기에 직면한 기업에 창업자 정신을 불어넣고 불확실한 미래의 행보를 통제하여 이기는 전략을 알려준다. 기업이 현재 어디에 있고 어떻게 다시 활력을 회복할 수 있는지를 고민하는 독자라면 반드시 읽어야 할 책이다. 10년 전의 통찰이 오히려 오늘 더 절실해졌다는 사실을 증명하는 실천적 고전의 귀환이다.
마현숙 한경매거진앤북 출판편집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