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를 휩쓴 K-주류의 힘" 황선양 코비스 대표의 새로운 도전

황선양 코비스엔터프라이즈 회장(가운데)와 자체 개발한 탄산 소주 '소주 스프리츠' / 코비스엔터프라이즈


코비스엔터프라이즈는 2010년 3월 24일 설립된 주류 전문기업으로 캐나다 전역에서 한국 주류와 전 세계 12개국 와인을 수입·제조·유통한다. 본사는 브리티시컬럼비아주 밴쿠버에 있고 10개 주정부 시스템에 직접 등록돼 공공 리커 보드를 통해 공급·판매를 수행한다.

지난 15년간 한국 주류 판매를 약 45배 확대하며 코비스 그룹 산하 4개 주류 법인과 벤처캐피털·부동산개발사 ‘코비스 H&L 홀딩스’를 축으로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현재 6개 지역 지점을 운영하고 국내 7개 제조사와 협력해 맥주·소주·막걸리·과실주 등 50여 종을 들여온다. 현지화 전략을 통해 고객의 80% 이상이 현지 소비자일 만큼 ‘K-주류’의 저변을 넓혔다. 2020년부터는 와인 사업을 본격화해 12개국 45개 와이너리와 파트너십을 맺고 200여 종을 각 주정부에 공급 중이다.

회사는 현지 소비자 타기팅, 신제품·브랜드 다각화, 전국 유통망 확장, 공격적 디지털·오프라인 마케팅, 자체 브랜드 개발을 동시 추진했다. 2015년 11월 세계 최초로 과일맛 소주를 캐나다에 선보여 폭발적 반응을 이끌었고 이후 20여 종으로 라인업을 확장해 일반 소주 대비 2배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했다. 2023년에는 RTD(Ready-to-Drink) 탄산 소주 ‘소주 스프리츠(Soju Spritz)’를 자체 개발·출시했다. 블랙체리·복숭아·망고·파인애플 4종으로 시작해 시장 안착에 성공했고 리치·아시안 배·샤인머스캣·블러드 오렌지 4종을 추가 개발해 북미 전역 출시를 준비 중이다. 회사 매출은 매년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왔으며 팬데믹 기간에는 3배 이상 확대되는 이례적 실적을 올렸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에 등록된 950여 수입업체·와이너리·마이크로브루어리 가운데 코비스는 지난 15년 가장 빠르게 성장한 두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다. 신제품 파이프라인, 공격적 영업, 와인 사업 진출, 투자 사업을 결합해 창립 이후 매출을 83배 이상 키웠다. 특히 한국 소주의 캐나다 점유율을 2011년 16.7%에서 2021년 63.4%까지 끌어올렸는데, 이는 세계 85개 수출국 가운데 유일하게 60%를 넘긴 사례다. 그룹 5개 계열사는 은행 차입 없이 전액 현금으로 운영되며 견실한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신제품 개발과 마케팅 투자를 지속한다.
창업 후 15년 새 매출 83배 키워

황선양 대표는 1987년 두산그룹 입사 후 오비맥주에서 22년간 영업·마케팅·공장·본사 기획과 그룹 구조조정을 두루 경험했다. IMF 직전 두산의 Tri-C(Change·Challenge·Creation) 구조조정 태스크포스에 발탁되어 현장 통찰과 기획 역량을 인정받았고, 그룹은 식음료에서 중공업으로 성공적 전환을 마무리했다. 그러나 1996년 미국 연수 중 월가에서 뮤추얼펀드를 접한 뒤 전 재산을 증시에 투입했다가 IMF 직격탄으로 빈손이 되고 빚을 졌다. 가족의 미래를 위해 2000년 캐나다 영주권을 취득, 아내와 두 아들을 먼저 이민 보냈고 그는 한국에서 일과 학습으로 재기를 준비했다. 매일 조깅과 등산, 마라톤으로 마음을 다잡으며 7년간 기러기 생활을 견뎠다.

지점장(성남·아산) 시절 오비맥주 50년사 신기록을 연속 경신해 본부 영업팀장으로 발탁됐고, 남서권역 영업·마케팅 본부장(상무)으로 초고속 승진해 5개 도, 10개 지점을 총괄했다. 그러나 경영진과의 견해차로 인사 압박을 받자 퇴사를 택했다. 퇴직 과정에서 ‘구사우 도매상 제도’를 지키기 위해 뛴 결과 ‘구사우’ 프로그램이 유지되었고, 이는 지금도 후배들이 존경의 이유로 꼽는다. 2008년 말 캐나다로 건너온 그는 체면을 내려놓고 5톤 트럭 운전부터 시작했다. 2년간 서부 캐나다 2000여 거래처에 직접 배송하며 유통 구조와 상권의 속살을 몸으로 익혔고, 그 시간이 사업 감각과 겸손을 동시에 키웠다.

2011년 주류 수입사를 세워 카스 맥주를 론칭, 본격 유통에 나섰다. 10년간 밑그림을 그려 온 그는 팬데믹 와중에도 와인으로 기회를 찾았다. 2020년 2월 이탈리아 피렌체 ‘바이와인(By Wine)’ 페스티벌에 참가해 토스카나와 베네토 지역을 약 2000km 직접 운전하며 와이너리를 탐방했고 이를 계기로 와인 수입을 본격화했다. 이후 2022년 밴쿠버 국제 와인 페스티벌에서는 5개 부스를 운영하며 존재감을 각인시켰고 전문가가 꼽은 ‘올드 월드 톱 15’ 중 4종이 코비스 수입 와인으로 선정되는 성과를 냈다.

황 대표는 캐나다 이주 이후 한인 및 현지 경제단체에서 활발히 활동하며 사회적 기여를 이어왔다. 2011년부터 세계한인무역협회(World-OKTA) 밴쿠버 지회에서 활동을 시작해 중소기업의 해외 시장 진출 지원과 한인 경제 네트워크 구축, 차세대 인재 육성에 기여했다. 밴쿠버 지회장(2017~2021), 캐나다 대륙 회장(2021~2023)을 역임했으며 현재는 제22대 윤리경영·미래발전·대외협력 부회장(2023~2025)으로 활동 중이다.

그는 2008년 10월 10일 캐나다로 떠나며 스스로 세운 세 가지 목표를 지금도 실천하고 있다. 첫째, 비즈니스를 운영하며 성장할 것. 둘째, 세금을 성실하고 충분히 납부할 것. 셋째, 한인과 지역 사회에 기여할 것이다. 그는 지난 15년간 이 목표를 지켜왔으며 다양한 후원과 기부 활동으로 이민 사회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또한 코비스엔터프라이즈는 직원들이 열정을 가지고 성장할 수 있도록 교육과 주류 박람회 참여 기회를 제공하며 개방적이고 자율적인 조직 문화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황 대표는 기업가 정신과 사회적 책임을 바탕으로 코비스엔터프라이즈를 캐나다 최고의 주류 수입·공급사로 성장시키는 동시에 건전한 음주 문화 정착과 가치 있는 라이프스타일 창출에 기여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2025 월드옥타 LA 북미 서부 차세대 통합 무역 스쿨 기념 사진 / 코비스엔터프라이즈

“미래 지향적 옥타를 만들고 싶다”

황 대표는 제23대 세계한인경제무역협회(월드옥타) 회장 후보로서 새로운 도전에 나선다. 그의 비전은 단순히 월드옥타의 수장으로서 조직을 운영하는 데 그치지 않고 세계 한인 경제 네트워크 1위 단체로의 ‘대전환’이다. “이제 옥타는 단순한 협회의 시대를 넘어 ‘세계 한인 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해야 합니다. 저는 그 변화와 도전을 실용적인 혁신과 지속가능한 성장으로 이끌겠습니다.”

황 대표는 옥타의 본질을 “회원이 주인인 옥타”로 정의하며 열린 소통과 수평적 리더십, 그리고 신뢰를 회복하는 공정하고 투명한 의사결정을 통해 미래지향적인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월드옥타의 4대 비전인 “대한민국 경제 발전과 무역 증진, 중소기업 제품의 해외시장 진출 확대,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 차세대 글로벌 리더 지원 및 육성”을 충실히 실행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그는 차세대 청년들을 위한 교육과 멘토링, 창업 지원을 제도적으로 강화하고 시니어 회원들의 축적된 경험과 노하우를 차세대와 공유할 수 있도록 ‘시니어위원회’를 제도화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글로벌 무역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발굴하고 회원사 간 협력을 강화해 실용적이고 미래 지향적인 옥타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그는 월드옥타의 미래를 이렇게 정의한다.“세계경제 환경은 디지털과 온라인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월드옥타는 세계 한인 경제인의 성장과 지속가능한 글로벌 영향력을 연결하는 혁신적 플랫폼이 되어야 합니다. 저는 그 중심에서 전 세계 76개국, 156개 지회, 7000여 회원과 함께 미래의 옥타를 설계하고 실행하겠습니다.”

황선양 대표의 인생은 늘 도전의 연속이었다. 그는 IMF의 몰락을 이겨냈고, 트럭 위에서 다시 시작했으며, 이제는 전 세계 한인 경제인을 하나로 잇는 새로운 여정에 오른다. “저의 도전은 언제나 ‘다 함께’였습니다. 혼자가 아닌, 월드옥타 가족 모두가 함께 가는 길 그것이 옥타의 미래입니다.”

이홍표 기자 hawll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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