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조직에나 두드러진 인맥이 있기 마련이다.법조계와 관료사회는 물론 개인 사업체도 마찬가지다. 비록 「하나회」처럼 조직화되지는 않았다 하더라도 「발언권」이 센 지연·학연·혈연이 존재하는 건 엄연한 현실이다. 그렇다면 금융계를 대표할만한 인맥은 어디일까.문민정부가 들어서기전까지는 금융계를 주도하는 인맥은 확연했다. 이른바 TK(대구·경북출신)가 그들이다. 이들의 파워는 워낙 막강했다. 「금융계의 하나회」로 불릴 정도였다. 「금융계의황제」였던 이원조전의원과 6공의 실세였던 금진호의원세력이 양대산맥을 형성했다. 나중엔 박철언전의원도 일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은행장이나 임원을 하려면 이들중 한사람의 힘을 확실하게얻어야 된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돌 정도였다.TK인맥은 문민정부출범과 함께 와해됐다. 행장이 될 때 금진호의원의 후원을 받은 것으로 알려진 김준협서울신탁은행장, 대표적인「이원조사람」으로 꼽혔던 박기진제일은행장과 이병선보람은행장,박철언전의원과 등산을 같이하는 등 월계수회와 가까웠던 것으로알려진 안영모동화은행장이 지난 93년 나란히 옷을 벗었다.◆ 출신지 벗어나 능력위주 인사관행 정착이후 이들을 대체할만한 인맥은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게 정설이다. PK(부산·경남출신)의 약진이 눈에 띄지만 아직까지는 TK의 위세만큼엔 미치지 못하고 있다.대신 출신지역에 관계없는능력위주의 인사관행이 정착돼 가고 있다. 임원인사에 대한 정치권등으로부터의 외압이 적어진 탓이다.이런 관행은 앞으로도 계속돼특정 지역 출신들이 금융계를 「장악」하는 일은 다시는 없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지연을 제외한다면 금융계를 대표할만한 학연은 예나 지금이나 단연 서울대인맥이다. 그중에서도 서울대상대출신들은 독보적이다.물론 이전보다 수적으로 많이 줄었다고는 해도 여전히 은행임원들의 절반이상은 서울대상대출신이다.현 은행장중에서도 우찬목조흥은행장 이철수제일은행장 이재진동화은행장 허홍대동은행장 박종석주택은행장 문헌상수출입은행장 이창희부산은행장 박찬문전북은행장 김형영경남은행장 민형근충북은행장 등이 서울대상대를 나온 사람들이다.서울대상대출신을 학번으로 따진다면 56학번(14회)이 가장 막강하다. 전·현직 은행임원들만 40여명에 달할 정도다.홍재형부총리겸 경제기획원장관(전외환은행장)을 비롯 이용성전은행감독원장김영석전서울은행장 김형영경남은행장 이상철은행연합회장 안승철전중소기업은행장(현제일종합연구소회장) 민해영 전기술신용보증기금이사장 등 은행장급만해도 7명이나 된다. 전무나 부행장급은수두룩하다. 최연종은행감독원부원장 송달호국민은행부행장 장만화서울은행전무 김연조전외환은행전무(현중앙투금사) 장기팔전한일은행전무(현한일증권사장) 김봉규전중소기업은행부행장(현 기은전산개발 사장) 등이 그들이다. 임원급에선 윤병목전은행감독원부원장보 권태원전신용보증기금고문 민은홍전중소기업은행부행장보(현기업금융사장) 권태목조흥은행상무 등이 56학번 동기생이다.그러나 이들은 어떻게 보면 「지는 해」이다. 직책앞에 메전?자가붙은 사람이 많은 것이나 은행보다는 자회사에 있는 사람이 상당수인 것만 봐도 그렇다. 이들의 뒤를 잇고 있는 학번이 58학번이다. 이들은 56학번의 위세에 치여 아직 은행장까지 오르진 못했다.그러나 대부분이 은행의 중추임무를 맡고 있어 메이들의 시대?가멀지 않았다는 게 금융계의 평가다.58학번들은 시중은행은 물론 국책은행 제2금융기관에 두루 포진해 있다. 시중은행에선 한일은행의 복수전무인 신동혁·오광형씨와신한은행의 강신중전무가 은행장 바로 아래 타이틀을 달고 있다.유병인·위성복·이용원조흥은행상무 박해룡제일은행이사 고재훈서울은행상무 김진화국민은행상무 김진범·유노상·정기종외환은행상무 권영진신한은행감사 등도 58학번 동기생들이다.국책은행엔 이종각산업은행부총재보 전명선·한철수기업은행부행장보 김남석·윤용석주택은행부행장보 소구영농협중앙회이사 이선호수출입은행이사 김승규신용보증기금감사 등이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남대우신보창업투자사장(전신용보증기금전무) 문학모금융결제원전무(전한국은행이사) 민창기장은창업투자사장 이귀재제일투금사장(전신한은행전무) 장종의대구리스부사장(전대구은행상무) 주영기국은경제연구소이사장(전국민은행부행장보) 등도 은행출신으로 메58 인맥?을 형성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