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경제 역사는 여러 가지면에서 흥미있는 점이 많다. 군사 쿠데타로 1935년부터 45년까지 안정을 이룩한 뒤 55년에서 60년대까지는 민간정부 아래에서 「브라질의 경제 기적」이라고 할 정도의전성기를 구가했다. 이 당시부터 브라질 정부는 외국자본 유치를위해 세계각국의 다국적 기업들을 불러들였다. GM, FORD, SHELL,폴크스바겐, 네슬레 등 지금 브라질 최대 기업들의 연원은 이때부터 시작된다.1960년 당시 브라질 정부는 기업유치를 위해 외국기업이 투자하는분야에 대해서는 법으로 수입을 금하는 조치를 단행했다. 이러한슬로건에 따라 외국기업들이 물밀듯이 몰려들어왔고 이제까지 참으로 많은 이익을 내며 브라질 시장을 독점 장악해왔다.60년대부터 시작된 수입 규제망을 90년대까지 30년간이나 지속시켰으니 다국적 기업들이 거둬간 이익이 얼마나 될 것인가. 네슬레IBM 보스턴 은행들이 본사를 제외하고는 가장 큰 해외 지사를 브라질에 두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저간의 사정을 충분히 헤아릴수 있을 것이다.한국의 경제 역사와 비교해 볼 때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상당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브라질 현지회사와 기술제휴 또는 합작을 하지않고 자체법인을 설립했다는 점이다.◆ 네슬레 IBM본사외 가장 큰 지사 소유현대 기아 대우 아시아 등 한국의 자동차업체들이 처음에는 외국회사들과 합작 또는 기술제휴로 출발했다가 지금은 자체 브랜드로 세계 각국에 수출하고 있는데 반해 브라질에는 단 하나의 국내 자동차 업체도 없다. 브라질은 다국적 기업들의 투자 유치에만 힘써 왔을 뿐 이를 통해 기술을 이전받거나 자체 브랜드화하는 노력은 소홀히했다. 이점이 브라질을 아직까지 외국 자본 기술에 의존하게만든 요소이다.그러나 브라질은 최근 90년대로 접어들면서 70년대와 같은 새로운경제성장기를 맞이하고 있다. 수십년간 닫혀있던 시장을 열었고 연간 3천%에 달했던 인플레도 달러화 정책을 통해 10% 이내로 낮췄다.특히 주목할만한 것은 이제까지 실패만 거듭했던 정부의 경제정책이 다시 국민의 신뢰를 찾아가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유럽미국 동아시아 기업들의 브라질에 대한 투자도 증가하면서 자동차가전제품 철강 화학 등의 분야에 많은 자본이 유입되고 있다.한편 「세계 다국적 기업의 천국」 브라질에 한국기업들이 진출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몇 년 되지 않는다. 삼성전자 LG전자의 가전제품공장 설립, 포항제철의 합작 투자, 현대 아시아의 소형 승합차조립공장 건설 등 브라질을 남미 시장의 중심지로 만들기 위한 작업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 수입품도 부쩍 늘어95년 상반기에는 일본 수입액의 절반 정도로 늘어났고 특히 자동차가운데 한국의 소형 승합차는 매우 호평을 받고 있다.소비자 입장에서 볼 때 미국이나 일본제는 가격이 비싸고, 아직까지는 디자인에서 좀 떨어지는 경향이 있으나 가격과 품질면에서 나무랄데 없는 한국산을 선호하는 것이다. 한국차가 브라질을 휩쓸고있다고나 할까, 아주 고무적인 현상이다.하지만 미국 유럽기업들에 비해 뒤늦게 진출한 일본이 서방기업들의 로비와 방해작업으로 인해 힘든 출발을 했듯이 이제 갓 시작한「햇병아리」 한국 기업들의 갈 길이 결코 순탄치만은 않다고 봐야한다. 일본 기업들은 미국 유럽 기업과는 달리 자신들의 경영방법을 채택했기 때문에 브라질 시장에 침투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서양 다국적 기업의 과감한 현지화 경영과는 대조적으로 일본식 관료적이고 폐쇄된 경영방식은 시장개척 및 투자단계에서 많은 과오를 범하기도 했다.한 예로서 일본은 브라질 지사의 간부들을 대부분 본국에서 파견된일본인으로 채웠으나 유럽 미국의 기업들은 특별 기술진을 제외한직원들을 현지에서 채용하고 현지에 맞는 장기적 플랜을 세웠던 것이다. 한국기업들은 마땅히 일본의 실책을 교훈으로 삼아야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