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가 저금리시대에 걸맞는 자산운용체제를 갖추기 위해 부심하고 있다. 지난해이후 시중금리가 하향안정세로 돌아선 이후 올해에도 실세금리의 척도인 3년만기 회사채수익률이 13%대 재진입 가능성이 희박해짐에 따라 보다 적극적인 자산운용전략이 필요해졌다. 보험사의 자산운용률은 급격히 낮아지는 반면 가입자에게 보장해야 하는 보험부담이율은 서서히 떨어질 수밖에 없는 보험업계의특성에서다.실제 보험사들이 자산을 대출이나 유가증권투자 등으로 굴려 얻는수익은 내리막길로 치닫고 있다. 80년대 후반만해도 국내생보업계의 자산 수익률은 15%대에 달했다. 그러나 90년대이후 운용자산 대비 수익률은 90년 12.9% 91년 12.7% 92년 12.7% 93년 11.7% 94년11.7% 등으로 떨어졌다. 또 지난해 12월말에는 10.9%로 또다시 하락했다.게다가 이달말 95사업연도 결산시기를 앞두고 주식시장마저 침체의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어 삼성 대한 교보등 대형생보사들을 비롯, 거의 모든 보험사들이 결산업무에 차질을 빚고 있다. 보험영업에서 남은 이익은 계약자배당을 통해 가입자에게 되돌려 줘야 하는보험사는 자산운용을 통한 수익에서 적정이익을 얻어야 하는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는 얘기다.자산운용부문에서의 이같은 비상사태는 비단 낮은 금리와 증시 침체등 자산운용환경의 변화에서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지난 94년개인연금보험상품 시판이후 보험사의 영업패턴에 변화가 일고 있다. 연금보험은 계약기간이 최소한 10년이상 되는 장기상품인데다유지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또 전반적으로 평균연령이 길어지면서 연금지급부담액이 점점 커지고 있다. 생보사의 개인연금은향후 금리추이에 관계없이 최저 7.5%의 이율을 보장해주는 금리확정형이 대부분을 차지, 향후 저금리시대가 본격 개막될 경우 자칫하면 역마진의 가능성도 없지않다. 바꿔말해 개인연금은 다른 상품에 비해 금리위험도가 커 보험사의 자산운용부담을 무겁게 해 주고있다는 얘기다.뿐만 아니다. 지난해 하반기 금융소득종합과세를 피하기 위한 뭉칫돈이 5년짜리 금융형상품에 대거 몰리면서 보험사의 자산운용에 새로운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줄잡아 2조원을 웃도는 이들 뭉칫돈은앞으로 5년이상 보험사에 묶여 있을 가능성이 높지만 계약체결당시보장한 수익을 5년이후에도 보장하기 위해선 이들자금에 대한 「특별관리」가 뒤따라야 한다.◆ 보험사, 대출세일에 나서문제는 보험사들이 이 뭉칫돈을 5년이상 장기로 굴려야 하는데 그대상을 쉽게 찾을 수 없다는데 있다.보험사의 자산운용 대상은 대출 유가증권매입 부동산투자 등 크게3가지다. 그러나 부동산투자는 당국이 정한 규제에 묶여 있어 이쪽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리는데 한계가 있다. 또 대외적인 이미지를고려, 부동산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할 입장이다. 결국 대출과 회사채 주식 등 유가증권 투자에 전력투구해야 하는데 증시상황등을고려하면 유가증권투자도 여의치 않다. 포트폴리오의 안정성을 고려, 해외에 나가 투자활동을 할 수도 있으나 리스크가 높아 전문인력 양성차원의 시험단계에서 벗어나려면 아직 요원한 수준에 있다.보험사들이 최근들어 유례없는 대출세일에 나서는 것도 이같은 맥락에서 받아들일 수 있다. 돈을 떼일 위험성이 비교적 적고 실세금리와 연동된 수익을 보장받을 수 있는 수단이 대출이외에는 없다는것이다.교보생명이 지난해말부터 대출을 원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돈이 필요한 시기에 대출을 해주는 이른바 「예약제」를 도입했는가 하면삼성 태평양 국민 신한생명등이 의사 변호사 공인회계사등 전문직종 종사자에 대해선 무담보 신용대출을 제공하는 것등은 이같은 보험사의 대출세일경쟁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현대해상도 부동산담보대출한도를 5천만원에서 1억원으로 상향조정하고 직장인 보증보험대출의 최고한도를 3천만원까지로 늘렸다. 동부화재도 4월부터 개인대출한도를 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대폭 높이는 한편 개인연금 및 장기보험 가입자에게 2천만원까지 신용으로대출을 해주는등 손해보험사들도 대출경쟁에 적극 나서고 있다.대출을 늘리기 위한 보험사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제 대출실적은신통치 못하다. 생보업계가 대출이나 유가증권 투자를 하지 못한채현금이나 예금형태로 보유한 금액이 작년말 9조5천1백66억원으로전년대비 무려 80.6%나 증가했다. 보험업계가 자산운용에 얼마나어려움을 겪고 있는지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보험전문가들은 저금리시대의 보험사 대응전략으로 중장기보장성보험의 판매확대와 변액보험등 실적배당형 상품의 개발이 시급하고장기안정적 수입원인 이자소득자산을 적정선까지 끌어올리는 자산배분 포트폴리오 재구축등을 선결과제로 지적하고 있다. 현재 보험사가 처한 자산과 부채간의 기간 구조 불일치로 늘어난 자산운용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선 이같은 원론적인 대응전략부터 검토해야한다는 얘기다.저금리시대에 걸맞는 상품전략과 자산부채종합관리시스템의 도입이보험사의 중장기 과제인 반면 고객위주의 대출서비스체제 개선은보험사의 「발등의 불」이다. 고객이 손쉽고 빨리 대출을 받을 수있는 체제가 갖춰지지 않는 한 신용대출 대상과 한도를 늘린다는보험사의 발표는 허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은행계좌에서 대출이자를 자동이체할 수 있는등 이자납부방식을개선하고 대출연체자의 관리를 강화하는등 고객이 편리하게 이용할수 있도록 사무체계를 바꾸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보험사의 한 임원의 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