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빌라트라는 이름으로 10여층짜리 빌라형태의 아파트가 많이등장하고 있다. 이같은 빌라트는 전망이 좋은 한강변 또는 잠실 석촌호수 주변, 올림픽공원 등 서울 강남지역을 중심으로 숫자가 늘고 있으며 서울시내에서도 30~40여개 지역에서 완공 또는 추진되고있다.지난 91년 초부터 건축붐이 일기시작한 빌라트는 현재 올림픽대로변 청담동 등의 7개 지역과 삼성동 송파 등의 9개 지역에서 2백여가구분이 완공됐으며 인근 연립주택등에서도 빌라트신축을 추진하고 있다.빌라트는 빌라와 아파트의 장점을 결합기킨 공동주택으로빌라(Villa)와 아파트(Apartment)의 합성신조어다.당초 빌라라는 단어가 의미하는 것은 나무들이 잘 가꿔진 정원에고급스럽고 품위있는 외관의 2∼3층짜리 건물이 아주 자연스럽게배치돼있는 별장이나 교외의 타운하우스에 있는 대형평수의 공동주택단지를 가리키는 말이었다.그러나 요즘에는 우후죽순으로 들어서는 다가구·다세대주택들이서로 경쟁하듯 빌라라는 이름을 마구 붙이는 바람에 고풍스런 이미지는 사라졌다. 그후로 빌라하면 고급주택이 연상되기보다는 다세대주택을 먼저 떠올리게되는 경우도 생기고 있어 빌라라는 단어가우리나라에 들어와 몸살을 앓는 격이다.◆ 실내는 고급빌라, 건축법상 아파트일명 빌라트라고 불리는 새로운 주거형태는 일반적으로 1천평미만의 대지에 아파트의 외관과 빌라식 내부시설을 갖추고 있다.지난 70년대 후반 영동에 불기 시작한 아파트신축붐이 상류층의 수요를 촉발시켰다. 그후로 서울지역은 아파트를 분양받으려는 경쟁이 심해져 청약제도라는 형식까지 등장해 현재까지 그 맥이 유지되고 있다. 한때 아파트를 우선순위로 분양받을 수 있는 이른바「0순위」청약통장에 수천만원의 프리미엄이 붙어 거래되던 시기도있었다.그러던 것이 80년대 중반이후 압구정동 거주층을 중심으로 아파트를 선호했던 상류층 수요자들의 보다 더 나은 주거환경에 대한 욕구에 따라 60여평 이상의 자재사양들이 고급화된 빌라 또는 빌리지라는 이름의 연립으로 이동을 하기 시작했다. 교수 작가 연예인 외국인 등 중산층 이상의 계층이 주류를 이뤘다. 그 와중에 대로를끼고 있거나 건축법상으로 아파트의 신축이 가능하지만 세대수가너무 적어 일반 아파트를 짓기에는 부적절한 토지에 사업성을 위해자재사양이 고급화되면서 저층빌라와는 구분되는 신개념으로 등장하게된 것이 빌라트다.물론 빌라트는 건축법상으로 아파트의 적용을 받으며 아파트와 조금도 다르지 않다. 기존 빌라가 4층 이하로 낮게 지어지는 반면 빌라트는 9~11층으로 아파트의 형태를 갖추고 있다.주로 30평 이상의 중·대형평수에 대리석을 깐 거실과 실내 사우나등을 갖춰 고급스런 분위기를 연출하기도 한다. 빌라트는 실내는고급빌라 수준이지만 5층을 넘으므로 건축법상 아파트에 해당하는주거형태다. 단지 현실적인 개념상으로 일반 아파트와 분류될 뿐이다.건축법에 따르면 5층 이상의 주거용 건축물을 아파트로 분류하고4층 이하의 주거용 건축물을 연립주택으로 분류하고 있다. 거기에연면적 2백평 미만의 주택을 다세대라는 용어로 분류해 법적인 혜택을 주고 있다. 여기서 혜택이란 일단의 대지위에 건축물을 지을때 대지경계선에서의 이격거리를 줄일수록 보다 넓은 건축물을 지을 수 있는 혜택을 말한다. 일반적으로 연립주택은 대지경계선에서개구부의 방향이 3m, 아파트는 개구부의 방향이 6m의 간격을 두게끔 건축법상으로 제한을 하고 있다.이들 빌라트는 아파트의 사업승인을 받을 때 고급자재를 사용하지못하는 이유 때문에 가구수가 20가구 미만이다. 따라서 사업승인을받지않고 건축허가만으로 건축이 가능하며 50∼1백평형까지 중·대형이 많다. 또 분양가제한도 없어 분양가가 평당 1천만원을 넘어서고 있다.이에 따라 건설업체등에서 경관이 좋은 강변지역의 연립주택을 헐거나 자투리땅을 이용해 잇따라 빌라트건축사업을 벌이고 있다.현재 빌라트는 대부분이 방배동 서초동 등 강남지역과 송파동 성내동 등 강동지역에 포진해 있다. 이는 다른 지역의 경우 빌라트라는개념에 맞게끔 고급화된 아파트의 시장성이 불투명한데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현실적인 평가로 국세청은 지난 95년 9월 30일자로 시단위 이상 지역의 아파트단지 7백27개 29만여 가구와 50평 이상의 연립주택(고급빌라) 16개 단지 2백56가구를 새로운 기준시가지정지역으로 고시했다. 이때 새로 지정된 아파트 가운데는 서울 서초구의 월드빌라트 89평형이 7억6천만원으로 최고가를 기록했다.빌라트는 성냥갑모양처럼 단조롭고 삭막한 아파트의 외장에서 탈피, 피라미드형 뾰족지붕이나 전망엘리베이터 설치로 한껏 멋을 부리는 등 건물내부와 외관에서 차별적인 연출이 시도되고 있다. 또외벽마감도 기존의 수성페인트 대신에 대리석마감 또는 드라이비트처리를 하거나 돌가루를 뿌려 입히는 스톤코팅 처리를 해 다양한슈퍼그래픽을 그리는 등 패션효과를 높이고 있다.◆ 위치·구조적 편의성·인테리어 등 고려해야건설업체들은 이탈리아산 싱크대, 미국산 월풀욕조, 캐나다산 중앙집중식 진공청소기, 위성방송 수신시스템 등을 설치하고 바닥에는이탈리아산 너도밤나무로 짠 온돌마루를 깔기도 한다. 또 벽지나조명등, 거실대리석 등 내장재를 최고급 수입품을 사용하고 내부에사우나시설 홈바 홈자동화시스템까지 갖추고 최고급 아파트임을 자랑하며 분양홍보전을 펴고 있다.주요사례들을 보면 청담동 청담초등학교 인근의 극동건설빌라트,신원종합개발의 구의동빌라트, 한신공영의 잠원동 오페라하우스,대신주택의 서초동 정보사부지 인근의 트라움하우스, 서건주택의반포동 반포빌라트, 선경건설의 서초동 선경타워시티빌, 현대건설의 올림픽그린타운, 성내동 올림픽공원 왼 편에 있는 진도산업개발의 파크뷰 진도맨션, 한솔건설의 방이동 한솔빌라트, 한일주택의잠원동 청구빌라트, 해태건설의 평창동빌라트 등이 있다.빌라트는 마구 고급자재로 시공해 인테리어나 구조적인 편의성에서미흡, 집값이 보장되지 않는 곳도 있다. 이제는 마구잡이로 고급자재를 사용하기보다 위치와 지역적인 여건에 맞는 차별화된 가격 또는 개발컨셉을 무기로 한 각개약진의 빌라트들이 많이 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더욱이 가격이나 위치가 천차만별로 등장하고 있어 수요자의 인테리어취향과 위치에 따른 편의성과 추후의 집값이 보장될 수 있게끔특색이 있는 빌라트가 사업성에서도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김영수·(주)미주하우징대표★ 개발사례진도산업개발의 강동구 성내동 진도맨션. 독특하게 한층에 한세대만을 배치해 수요층의 의사를 반영시켰다는 평을 듣는 빌라트다.지하 1층 지상 20층 규모의 진도 파크뷰맨션은 도로변의 도시계획용도상 일반주거지로 용도에 맞게끔 하기 위해 고심 끝에 나온 개발안이었다. 도시계획용도에 맞춰 어중간한 평수의 빌라트를 짓느니 한층에 한가구만을 배치하는 독특한 구조의 빌라트가 더 나을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에 따라 설계팀은 가구수를 분양가의 제한이 없는 19가구로 설계했으며 자재는 주로 이탈리아산 최고급으로 했다. 평당 분양가는 1천만원선으로 잡아 하이클래스를 겨냥한순수주거형으로 건물을 세우기로 했다.파크뷰맨션 측벽의 근린상가용도의 5층은 아예 상가시설을 유치하지 않고 2층에서 5층 수요자에게 같은 단일평면으로 사용할 수 있게끔 구조를 계획했다. 각 방문에는 문턱을 없앤 평면바닥설계를도입하는 등 혁신적인 설계로 꾸몄다.분양금액은 주변 빌라트의 분양가인 평당 9백만~1천만원선인 점을감안하면 대동소이하지만 내·외부의 공간설계에 따른 효율성을 비교하면 실제가치는 훨씬 높은 것으로 평가할 수 있다.평형도 대형평수로 6층 이상은 89평형 단일형과 2층에서 5층까지는측벽에 붙은 근린생활시설 70평을 활용해 취미실 또는 작업실 아틀리에 등으로 내부에서 직접 출입이 가능하게끔 구조를 변형해 편리함을 느끼도록 했다. 따라서 실제 사용하는 실면적이 1백20평정도의 한층 단일평면인 셈이다.진도맨션이 들어서는 올림픽공원 일대는 대형 빌라트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어 뉴욕의 센트럴파크나 런던의 하이드파크, 파리의 룩상부르크파크 주변처럼 고급주택의 집합촌으로 탈바꿈하고 있는 지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