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칸반도의 바다에 면한 농업국 불가리아는 나들이가 쉽지 않다.최소한 2일이상 호텔에 예약해야 하고 출국시 호텔 스탬프가 찍혀있어야 한다. 그래야 비자발급과 출국이 가능하다. 또 하루 15달러이상의 강제환전을 의무화하고 있을 정도로 외환 사정이 어려운 나라이다.불가리아인은 불가르인을 조상으로 하는 아시아의 기마 유목민으로681년 이곳에 이주하여 불가리아 왕국을 건립했다. 그러나 그후 동유럽제국과 터키의 지배가 오래 지속되었고 러시아와 터키의 전쟁에서 러시아가 승리함으로써 1878년 터키로부터 독립했다. 89년11월 민주화의 파도가 이곳까지 밀려오면서 30년 독재정치를 편 지브코프 사회주의 독재체제가 붕괴된다.거리의 사람들은 그리스계, 터키계, 아르메니아계 등 다양하다. 발칸반도 굴지의 농업국이고 푸른 도나우강이 흐르는 비옥한 농토와인자하고 친절한 농민, 양과 소가 한가로이 풀을 뜯는 풍요로운 전원풍경이 불가리아의 첫인상이다. 장미향과 장수를 자랑하는 무공해 자연식품 요구르트가 유명하다. 화폐의 그림 조차도 포도를 따는 농민의 모습이다. 그러나 풍요속의 빈곤이 가중되어 농촌은 풍요로워 보이지만 도시의 생활은 아주 다르다. 식료품 가게는 언제나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작은 상점의 진열장은 텅 비어 있다.수도인 소피아 근교 도시의 중소기업공장들은 문을 닫아 걸었고,간선도로나 뒷골목의 도로포장이 엉망으로 파괴되어 있어도 수리를못하는 안타까움이 불가리아의 경제사정을 대변한다.녹음의 도시 소피아는 분위기가 여타 동구권과 다르다. 둥근 양파모양의 지붕인 그리스 정교사원과 이슬람사원이 눈에 많이 띈다.500년간에 걸친 터키 지배의 탓이다. 공원이 많고 가로수가 잘 정비되어 쾌적하며 동서양의 혼합된 문화의 분위기를 느끼게하여 친근감이 있다.가장 인상적인 곳은 소피아에서 130㎞ 남쪽 깊은 산속에 숨겨진 릴라 사원이다. 14세기 이래 불가리아 문화의 뿌리를 지켜온 사원으로 터키의 지배때 터키어 성경을 강요받았지만, 릴라 사원만은 굴하지 않고 불가리아어로 성경을 낭독했다고 한다. 심산유곡의 릴라사원에서 불가리아 민족의 나라 사랑과 끈기를 느끼며 숙연한 기분에 젖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