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의 부모 가운데 자식의 마음을 읽는 사람이 거의 없다고 한다.세대차가 나도 한참 나기 때문이다.요사이는 사회 발전 속도와 경영환경의 변화가 너무 빠르기 때문에쌍둥이도 태어나면서 벌써 세대차를 느낀다고 한다.기업체 내에서 최고 경영자와 X세대, 중간 관리자와 X세대 간에 상호 마음을 읽거나 이해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지금까지 한국경제의 기적을 이룩한 주역은 6·25를 경험한 세대, 고향을 등지고 피란온 실향민, 굶주리며 보릿고개를 넘기던 참을성이 강한 그런 사람들이었다.소위 이 기성세대들이 요즘 젊은이들에게 붙여준 별명이 X세대이다. 아이러니컬하게도 한국의 기업들은 이러한 복합적 세대가 공존해야 하고 함께 오케스트라처럼 화음을 일구어 21세기 초에는 우리나라를 G7 반열에 진입시켜야 할 사명을 갖고 있다.21세기의 경영환경은 카오스(혼돈)상태라고 한다. 예측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장기적 경영전략은 오히려 부담이 되게 된다. 마치 먼항로를 떠나는 선박이 항해지도없이 항해해야 하는 것과 같아서 선장은 명령하는 자가 아니라 오케스트라의 지휘자처럼 모든 선원에게 무사히 항해할 수 있도록 직무를 부여해 주고 조정해주는 역할밖에 할 수 없게 된다고 한다.우리는 이 항해에서 선원의 대부분을 X세대로 교체해가며 초 선진국이라는 항구까지 차질 없이 항해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X세대는 풍족함 속에 성장해서 어려움을 모르는게 사실이다. 우선적으로 자신의 편함을 선호하며 남의 사정을 잘 이해하지 못한다.아버지가 6·25때 굶주리며 처절하게 연명하던 이야기를 하면 자식들은 전혀 들으려 하지 않고 동정도 하지 않는다. 그것은 아버지의팔자였다고 간단히 결론 짓는다. 연인과의 만남과 헤어짐도 이들에겐 간단한 일이다. 힘든 일을 오래 참지 못하기 때문에 끈기가 없고 갈등은 회피하려 든다. 한마디로 기가 얕은게 특징이다.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이들 X세대는 자기네 고유언어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 언어를 통해 그들의 사회가 따로 형성되어 있다.가까운 선후배끼리는 밤을 지새며 할 언어가 있으나 부모에게는 아무말도 하지 않는다. 이들이 기업조직에 합류하며 새물결을 이루고있는 것이다. 그런데도 한국의 기업들은 이에대해 관심을 기울이지않는다. 기성세대들은 철딱서니 없는 어린 것들로 치부하고 한심한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본다.한번 30년 전을 되돌아 보라. 손톱에 시뻘건 매니큐어를 칠하고 입술에 새빨간 루즈를 바른 여성은 「양공주」로 몰린 적이 있었다.이제 생각해 보면 어처구니 없는 시대 착오적 생각이었다. 이제 한국의 기업들이 X세대를 올바로 보고 「X세대 기 살려주기」에 나서지 않으면 21세기에는 삼류국가로 전락할지도 모른다. X세대는 현실이지 추상이 아니다. 혼돈스런 21세기 경영환경 속에서 이기는경영전략은 「창조」 밖에 없다.우리는 예부터 「끼」가 있는 사람을 짓누르고 도외시하여 왔다.끼라는 것은 바람기나 화냥기처럼 속에 맺혀 있다가 밖으로 발산되는 달뜬 기운을 뜻한다. 국어사전에는 끼의 한자어는 기(氣)로 표시하고 있다. 끼는 요사이 우리가 그렇게 갈망하는 창조의 기운을내포하고 있다. 장인 예술인 연극인 문학인 등 소위 장이들은 끼가있다고 몰아세운 것이다.그런데 놀랍게도 X세대의 특징중 하나는 다양한 끼를 가지고 있는점이다. X세대들의 패션감각, 컴퓨터 개발능력, 유머감각, 스포츠맨십 등 나열하기에는 너무나 많고 다양한 끼는 기성세대들에 비할수 없이 뛰어난 점이 있다. 이러한 끼를 잘 살려주어 그들의 특성에 맞게 개발시켜 주고 북돋워 준다면 이들은 분명히 창조의 능력이 살아날 것이다.창조가 21세기 기업의 경쟁이라면 21세기는 기의 경쟁이다. X세대의 기를 살려주는 방법은 다양하다. 우선 기의 성질을 이해해야 한다. 기는 자유 순환 조화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기는 속박을 싫어하고(자유), 일정한 틀 속에서 마음대로 돌아다니며(순환), 그가운데서도 질서를 유지(조화)하는 힘을 갖고 있다. 기는 보이지 않으나 만약 이것이 부족하면 인체에는 병이 나고 조직에는 균열이 시작된다. 우리가 분재를 하는 경우에도 시간 맞춰 물만 준다고 살수는 없다. 잎과 줄기를 닦아 주고 솎아 주고 애정의 눈길을 부어주어야 건강하게 자라는 것이다. 즉 기가 통해야 되는 것이다.X세대가 기업이라는 조직내에서 성장하고 창조의 주인공이 되도록하기 위해서는 규율보다는 자율을, 감독 보다는 책임을 주어 그들의 기가 마음껏 살아 날 수 있도록 환경을 조성해 줄 필요가 있다.요사이 신흥그룹으로 통칭되는 「이랜드」 「신원」 「메디슨」 「나산」 「거평」 「풀무원」 등은 X세대의 기를 살려주는데에 경영의 비결이 있다. 기업은 창업의 원기(元氣)에서 시작하여 생기(生氣)를 띠고 성장하고 활기(活氣)차게 영역을 넓혀가며 화기(和氣)속에서 그 저력을 과시해야 한다.이제 한국의 기업들은 화기를 중시해야 한다. 따라서 기성세대들은목의 힘을 빼고 「X세대 기 살려주기」에 그 힘을 쏟아 이들을 끌어 안는 화기를 기업내에 가득차게 해야 한다. 기빠진 기업은 김빠진 맥주와 같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