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오해어공항을 벗어나 맥도널드햄버거 본사를 향하다 보면제일 먼저 눈에 띄는 것이 294번 도로 위로 우뚝 솟은 대형 버거킹햄버거광고탑이다. 이는 세계 최대 패스트푸드업체인 맥도널드사가적지 않은 위협을 받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캐나다 밴쿠버나 리투아니아공화국의 빌나지역의 햄버거 애식가들은 햄버거를 충분히 맛볼수 없지만 미국내 소비자들은 포만감에 젖어 보인다. 햄버거 가격인하를 통해 미국내 패스트푸드업체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그러나 맥도널드의 전략은 변한게 없는 그대로다. 단순하기까지 하다. 패스트푸드점을 확대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는게 그것.맥도널드의 전세계적인 시장확대규모는 가히 감탄을 자아낼 정도다. 현재 3천3백만명의 소비자들을 위한 맥도널드햄버거의 패스트푸드점은 1만8천7백개소. 지난 94, 95년 각각 1천7백87개소,2천4백30개를 개점한 것에 이어 올해와 내년에도 3천2백개소를 신설할 예정이다. 이중 60%가 해외에 신설된다. 현재 40%에 못미치는해외 영업점비중은 2000년께 50%를 넘어설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지난 85년에는 총 8천9백개의 영업점중 단지 22%가 해외 영업점이었다. 그런데도 1백10억달러에 달했던 매출액중 이들 해외 영업점이 차지하는 비율은 20%였으며(대부분의 맥도널드 영업점이 프랜차이즈점이나 판매제휴점이기 때문에 이같은 금액은 회사순익의 약3배에 달하는 수치)영업이익은 18%를 차지했다. 95년 무렵에는 맥도널드 해외영업점중 38%가 전세계 매출액 2백99억달러중 47%를 차지했고, 총 26억달러의 영업이익중 54%를 차지할 정도였다. 해외시장이 바로 노다지였던 셈이다.지난해 각 해외영업점의 평균매출액은 2백25만달러에서 2백42만달러로 늘어났다. 반면 미국내 영업점은 1백58만달러에서 1백54만달러로 줄어들었다. 올해 1/4분기에도 미국내 영업점의 매출액과 영업이익감소는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수요량보다 공급량이 많은 탓이다.‘취약점 인식 신속히 대처’ 맥도널드의 강점맥도널드는 지난해 영업점을 신설하는 등 미국내 시장점유율을42.3%로 끌어 올렸다. 성장이 둔화되고 포화상태인 미국시장에서매출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다. 요지를 차지하지 못하면 버거킹이나 웬디스 등 경쟁업체들이 이들 길목을 어김없이 낚아채기 때문이다.마이클 퀼란 맥도널드회장은 차를 이용하거나 걸어서 4분 이내면누구나 맥도널드햄버거를 사먹을 수 있는 미국을 꿈꾸고 있다. 이를 위해 맥도널드는 모든 가능한 시장틈새를 파고들어가 월마트 판매장내에 영업점을 개설하거나 정유소내판매점도 구축하고 있다.심지어 유나이티드 항공의 기내에서도 어린이용 햄버거인 「해피밀즈」를 판매하고 있을 정도다. 즉 모든 곳에 틈새영업점을 설치한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급격한 시장확장으로 기존 맥도널드 프랜차이즈점들이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이들은 근처의 신규영업점 때문에 매출액 손실을 보고 있다고 주장한다. 사실상 맥도널드본사는 이들을 위해 은밀히 보상금을 지불해 오고 있다.이러한 급성장세는 지난 50년대에 레이 크락이 창사한 이래 내걸었던 3대 캐치프레이즈인 품질 서비스 청결도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에드워드 렌지 맥도널드 미국현지법인사장은 서비스수준의 저하를 두고 프랜차이즈점을 질책하기도 했다. 잭 그린스버그 수석재무담당이사도 『우리는 아직 최고에 도달하지 못했다』며 더욱분발할 것을 강조했다. 이를 위해 맥도널드는 5개 연수기관에서 자사 인력들을 교육시키고 있다.맥도널드의 가장 취약한 부분은 모든 햄버거 애식가들의 주요 관심사인 판매가격쪽이다. 실례로 「가격경쟁력을 지닌 햄버거(ValueMeals)」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버거킹은 지난해 맥도널드와 맞먹는 시장점유율증가세를 보였다. 신규영업점 개수가 맥도널드보다적었는데도 말이다. 최근 버거킹은 99센트짜리 대형 햄버거를 대대적으로 광고하고 있다. 이에 반해 맥도널드가 최근 내놓은 경쟁제품은 이보다 판매가가 두배 이상 비싸다.때론 미친듯이 시장을 확대해가는 무모함도 있지만 자신의 취약점을 신속히 인식하는 것은 맥도널드의 강점이다. 퀼란회장의 맥도널드군단은 이미 반격전을 펼치고 있다. 첫번째가 순익신장세를 웃도는 운영비를 삭감하는 것. 영업점을 단순화하여 미국내 신설 영업점의 평균운영비를 1백20만달러로 축소했다. 이는 지난 6년전보다25%가 줄어든 금액이다. 여기다가 메뉴도 보다 단순화했다.시장점유 전략에 이롭다면 무엇이든 택한다두번째는 햄버거의 고급화. 지난 68년 빅맥을 선보인이후 최대크기인 아치딜럭스란 햄버거를 5월부터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것은 베이컨 상치 토마토로 상징되는 연 50억달러어치의 미국햄버거시장에대한 반격이며 보다 많은 성인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한 유인책이기도 했다. 아치딜럭스가 판매 개시 첫달에는 히트했으나 과연경쟁사 햄버거를 완전히 따돌릴 수 있을지는 내년까지 기다려 보아야 할 것이다.마지막은 마케팅공세 배가전략. 지난 5월 맥도널드는 오는 98년과2000년에 각각 개최되는 동계, 하계 올림픽에 공식 패스트푸드제공업체로 스폰서계약을 체결했다. 전세계로부터 가장 우수한 패스트푸드업체로 공인받은 격이다. 또 최근 맥도널드는 전세계 패스트푸드 마케팅파트너인 월트 디즈니사와 10년간의 계약을 체결했다. 이계약은 디즈니 영화사와 마케팅계약을 맺고 매출 신장세를 보이고있는 버거킹에 날리는 카운터 펀치였다.맥도널드는 맞부닥친 문제를 해결하려는 끈질긴 노력을 보였기 때문에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었다. 저돌적인 시장확대전략에 힘입어맥도널드는 올해내 그동안 버거킹에 빼앗겼던 매출손실액 부분을상당부분 재탈환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게다가 맥도널드 전략의 대부분은 국내시장을 넘어 해외시장을 겨냥하고 있다. 미국내보다는 해외시장에서 훨씬 더 강력한 경쟁력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해외 패스트푸드시장에서 맥도널드에 맞설 경쟁업체는 없는 것처럼보인다. 있다면 피자헛 정도. 맥도널드의 전세계적인 판매유통망구매력 영업및 마케팅망은 업계 최고의 비용효율화를 이룬 업체라는 것을 말해 준다. 또 공산주의자나 구공산주의자들, 개발도상국소비자들은 맥도널드햄버거에 대한 식욕을 도저히 진정시킬 수 없을것 같다. 이를 반영, 맥도널드의 해외영업이익은 매년 20%정도씩증가할 조짐이다.이같은 호기를 놓칠세라 퀼란회장은 제휴와 합작등을 포함, 다양한시장확대전략을 추진중이다. 지난 3월 이탈리아 카핀그룹으로부터80개의 햄버거레스토랑체인을 매입, 회사 사상 최대의 인수기록을달성했다. 이는 이탈리아의 패스트푸드시장에서 맥도널드가 선두주자임을 확인해 주는 것이다.그렇지만 해외시장의 도전 또한 만만치않다. 유통망등 사회간접시설이 미진한 중국 동남아 동유럽 등 개발도상국 시장에서 신규 영업점 개설비용은 미국에서보다 배이상 소요된다. 그래서 판매초기엔 원가보다 낮은 가격에 팔아야 한다. 급증하는 수요와 대량 공급으로 조만간 흑자를 낸다는 전략이다. 현재 중국에 문을 연 73개영업점중 절반이 이같은 판매전략을 택하고 있다. 정치적으로나 경제적으로 큰 위험요소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중국시장에 장기적인모험을 걸어 보자는 것이다. 이러한 도전에도 불구하고 전세계적으로 맥도널드상표의 위력은 굉장하다. 예로 호주 국민들중 5%는 매일 맥도널드 햄버거를 즐긴다.미국인들중 7%가 맥도널드의 햄버거를 먹는 비율과 큰 차이가 나지않는다. 해외시장에서 아직 이같은 시장점유율을 보이는 곳이 없기때문에 그만큼 맥도널드의 성장범위가 크다는 것이다.비록 퀼란회장은 『모든 우리 회사 관리자들이 맥도널드라는 한솥밥을 먹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각 관리자들에게 주어진 융통성과자율권은 대단히 크다. 시장확대속도와 목표달성전략은 각국의 현지 사정에 따라 결정된다. 퀼란회장 자신도 『맥도널드의 시장점유전략에 이롭다면 어떤 제안도 받아들인다』고 밝힌다. 당분간 맥도널드의 앞길은 평탄할 것으로 보인다.「Macworld」 June 29, 1996. ? The Economist,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