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해서 머리가 터질 지경이다. 주식 시장 때문이다. 미국의주가는 18개월간의 기록적인 수직상승 끝에 현재는 성층권에서 일진 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다우 존스 평균 지수는거의 50%나 올랐다. 다우 존스보다 광범위한 주식 종목을 대상으로하고 있는 S&P 500 지수도 46%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급격한주가 상승으로 미국의 금융 자산은 2조4천억달러나 증가했다. 독일의 연간 국내 총생산을 능가하는 엄청난 규모이다.숨가쁜 오름세로 여력이 다한 탓일까. 시장은 수개월째 불안스럽게비틀거리고 있다. 오늘은 하락하고 그 다음날은 어제의 낙폭을 회복하고 하는 식이다. 신경이 날카로워진 일반 투자자들은 더 이상긴장 상태를 견디어낼 수가 없어서 차라리 폭락 사태가 벌어져도좋으니 모든 것이 끝났으면 하는 자포자기 상태에 빠져 있다.투자자들만 걱정하고 있는 것은 아니다. 1930년대를 상기해 보라.생계비 보조금을 타기 위해 장사진을 치고 있는 행렬, 수프밖에 올라 있지 않은 식탁, 은행의 닫힌 문들, 황진만 쓸쓸히 휘몰아치는중서부의 풍경과 흡사한 비참한 삶. 이 모든 것이 1929년의 월 스트리트 대 붕괴에서 비롯되지 않았던가.◆ 미국과 유럽시장 불안하다주식 시장의 붕괴가 일으킬 사태에 대한 두려움은 그러나 먼 과거의 추억거리로 치부할 수만은 없다. 금융 제도를 거의 마비시킬 뻔했던 1990년의 일본의 주가 폭락, 그에 이은 수년간의 스태그플레이션. 바로 엊그제의 일이다. 물론 일본의 경우는 1930년대의 사태와 비교할 만한 것이 못되지만 시장 상황이 우리의 일자리, 재산및 안전을 앗아갈 수도 있다는 가능성을 일깨워준 우울한 경험이었다.날이 갈수록 선진국 경제는 주식 시장 의존도가 커지고 있다. 주가의 상승으로 기업 투자가 활발해진다. 주가 상승은 또한 적어도 서류상으로는 투자자의 재산을 날이 다르게 키운다. 소비가 왕성해진다. 이에 힘입어 미국 경제는 6년째 성장 행진을 계속하고 있다.금년 2/4분기에도 미국의 국내 총생산은 3.5~4.0%의 성장률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월 스트리트가 쓰러지면 실물 경제는 치명적인 타격을 입을 것이다.더욱이 그 영향은 미국에만 국한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에 문제의심각성이 있다. 영국의 FTSE 100지수는 1994년말 이후 21%나 올랐다. 독일의 DAX 지수도 22%의 상승을 기록하고 있다. 물론 그 이외의 국가의 주식 시장까지도 위기에 처할 가능성이 있다는 이야기는아니다. 일본 주가가 최근 상승세로 반전한 것은 투자자들에게 두려움보다는 안도감을 주고 있다. 여타 아시아 국가들의 주가 상승도 해당 국가 경제 고유의 요인이 큰 몫을 하고 있다.따라서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은 주로 미국과 유럽의 시장이다. 이들 국가의 투자자, 근로자, 경영자 및 정부는 두 가지 문제로 전전긍긍하고 있다. 주식 시장은 과대 평가되어 있는가. 월스트리트가 쓰러지면 경제가 다 쓰러질 것인가.이 두 가지 문제를 차례대로 살펴 보기로 하자. 대체적으로 보아현재의 주가 수준은 불합리하지 않다는 주장이 있다. 주가수익률(기업 이익에 대한 주가의 비율)은 평균적으로 17.8이다. 이는 과거의 평균치보다는 약간 높지만 1960년대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다. 최근 피크 시점이었던 1991년에 비하면 상당히 낮다. 주가배당률(주가대비 배당금 비율)은 최근의 추세에 비추어 보면 높은편이지만 터무니없는 수준이라고는 할 수 없다. 따라서 이러한 지표들이 주의보 정도의 의미는 있지만 1929년과 1987년과 같은 대붕괴를 예고하는 신호로 받아들이기에는 설득력이 약하다.이번에는 비관론자의 입장에서 현상황에 접근해 보자. 1994년 말에월 스트리트의 일부 전문가들은 다우 지수가 꿈의 4000 고지를 달성할 것이라고 그 당시로는 성급한 낙관론을 폈었다. 그로부터 겨우 14개월 후인 금년 2월에 다우 지수는 5600을 깨고 7월 3일에는5703까지 급상승했다.주식 가격이 급등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막대한 규모의 신규 자금이증시로 유입되었다. 대개는 상호 기금이나 기타 펀드를 이용해 주식을 매입하려는 개인 투자자들의 돈이다. 이들은 초심자이기가 십상이다. 주식 시장에 문제가 발생할 낌새만 보이면 허둥지둥 주식을 팔고 시장을 떠날 사람들이다. 1994년 이후 새로이 창출된2조4천억달러의 주가 상승 이익은 순식간에 물거품으로 변할 것이다. 주가의 급등으로 발생한 금융 이익은 이에 상응하는 기업 이익의 증가로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실제로 기업 이익이 그렇게 늘어날수 있겠는가. 주가의 상승이 가파로웠던만큼 비관론자들의 우려와불안은 깊을 수밖에 없다.위의 질문에 대답하기 위하여는 먼저 주식을 보유함으로써 발생하는 금융적 보상은 궁극적으로 두 가지 사항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상기할 필요가 있다. 그 하나는 기업이 현재 및 미래에 지급하리라고 투자자가 기대하는 현금이다. 또 하나는 이러한 기대 이익을 평가하는 잣대가 되는 이자율이다. 미국의 상장 기업이 작년에 지급한 현금 총액(배당금 및 주식 환매액)은 1천5백70억달러이다. 이들기업의 시장 가치가 7조1천억달러이니 연간 수익률 즉 주가 대비현금 지급액 비율은 2%정도라고 할 수 있다.◆ 주가 과대평가 안해도 붕괴 가능성 있다현저하게 낮은 수준이다. 장기 국채와 비교하면 더 더욱 그러하다.장기 국채의 현 수익률은 약 7%이다. 주식은 채권에 비해 위험도가높다. 위험이 큰만큼 투자자들이 주식에 대해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는 것은 당연하다.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보면 주식의 「위험할증」은 채권에 비해 5% 정도 높다. 이 기준이 현재에도 유효하다면 주식의 수익률은 12%는 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투자자들은주식 시장을 외면할 것이다. 바꿔 말하면 요구 수익률이 실제 수익률보다 10%가 더 높다는 것이다.여기에서 주식과 채권의 주요한 차이를 지적할 필요가 있다. 채권은 미래의 지급액이 사전에 정해져 있는 반면에 주식은 기업 이윤이 증가함에 따라 지급액이 매년 늘어날 수도 있다는 점이다. 투자자의 입장에서 보아 현재의 주가가 설득력이 있으려면 기업의 이윤은 앞으로 연 10%의 성장을 지속해야 한다. 단지 몇년간의 성장에그쳐서는 안된다. 향후 수십년간의 연 평균 수익률이 그 정도로 유지되어야 한다. 1960년 이후 현재까지의 성장률은 대략 8% 수준이었다. 따라서 현재의 주가가 정당성을 가지려면 과거 실적보다2%씩 더 성장해야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태도가 과거와 마찬가지라면 현재의 주가는 터무니없이 높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과연 마찬가지일까. 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태도가 달라지고 있다고 경제학계 일부에서는 판단하고 있다. 경제 전문지와 투자 자문 회사들이 주식 시장의전망을 장미빛으로 묘사함에 따라 투자자들이 과거보다 대담해졌다는 것이다. 주식 시장으로 유입되는 막대한 자금과 신규 투자자의대폭적인 증가가 위험에 대한 태도 변화를 입증하는 것이 아니겠는가. 이 견해가 타당하다면 위험 할증은 과거에 비해 낮아졌을 것이다. 생각보다 더 크게 낮아졌을지도 모른다. 과거의 절반으로 즉5%에서 2.5%로 떨어졌다고 가정하면 현재의 주가가 합리적이기 위하여는 기업의 향후 지급액은 연 7.5%씩 증가하여야 한다. 이 정도의 성장률이라면 과거의 경험치와도 부합된다.기업의 이익 전망을 낙관적으로 보고 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는 전제하에서는 현재의 주가가 설명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은 현행 주가가 유지 가능한 선이 아니겠느냐 하는 결론도도출할 수 있다. 하지만 세상의 일이라는 것이 얼마나 변화무쌍한가. 기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하지 못한다면, 이자율이 급격히 뛴다면, 또는 투자자들의 위험에 대한 태도가 바뀐다면 월 스트리트의상황은 어려워질 수도 있다. 간단히 말해서 시장이 주가를 과대평가하고 있지 않다고 하더라도 붕괴의 가능성은 있는 것이다.그러니 투자자들이 불안해하고 있는 것도 당연한 노릇이다. 지난3월 8일 금요일, 실업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는 보고가 나왔다. 환영할만한 뉴스임에 틀림없다. 그러나 다우지수는171포인트가 떨어졌다. 중앙은행이 이자율을 낯추리라는 희망이 사라져 버렸기 때문이다.그러나 그 다음 월요일, 주식 시장은 새로운 낙관적 분위기에 휩싸였고 주가는 반등했다. 유럽의 주식 시장도 이에 따라 춤을 췄다.4주 후에 다우 지수는 유사한 행태를 반복했다.이러한 상황으로 주가가 큰 폭의 변화를 보인 것은 아니다. 등락폭이 기껏해야 3% 또는 1.5%에 불과했다. 그러나 이보다 큰 폭의 「주가 수정」이 일어나면 어떻게 될까. 1987년 10월 주가는 하루에20%나 떨어졌다. 이 정도의 낙폭이 지금 발생한다면 서류상이기는하지만 1조4천억달러의 금융 자산이 일거에 사라져 버릴 것이다.과거의 경험으로 보아 이러한 규모의 주가 폭락이 발생하면 경제는폐허화될 것이란 예측은 누구에게도 실감있게 다가올 것이다.1990년대 초의 일본을 예로 들어 보자. 1990년에 일경 지수는 끝없는 수렁으로 빠져들기 시작했다. 연말에는 엔화 기준으로 39%나 떨어졌다. 잠시 소강 상태가 있었으나 1992년에 또 다시 26%나 하락했다. 부동산 가격의 붕괴와 맞물려 경기는 급속도로 냉각했다. 국내 총생산은 1994년 4/4분기에 1.1%나 감소했다. 이것은 연율로 환산하면 4.2%에 해당된다. 1991년에서 1995년까지의 일본 국내 총생산 증가율은 연 평균 0.4%에 불과하다. 다행스럽게도 미국과 서구의 부동산 가격은 1980년대의 일본과는 달리 부풀려져 있지 않다.◆ 주식보유가계 주가 변동따라 소비 조절은행 사정도 차이가 크다. 일본 은행의 재무 구조는 부동산 의존도가 크지만 미국과 유럽은 다르다. 따라서 미국과 서구에서 주가의폭락이 금융 제도의 붕괴를 야기시킬 위험은 상대적으로 적다고 할수 있다.금융 위기가 없다고 하더라도 주식 시장의 침체는 두 가지 경로를통해 경제에 유해한 작용을 한다. 그 하나는 소비이고 다른 하나는투자이다. 주식 가치의 대폭적인 하락은 가계 부문의 부에 대폭적인 감소를 가져온다. 소비의 급격한 감축이 불가피해진다. 과거와는 달리 주식 투자 인구가 현저히 늘어나 있는 상황에서 주가의 급락은 소비자 수요의 현격한 감축을 일으킨다. 경제에 심각한 주름살이 생긴다.「부의 효과」를 둘러싸고 경제학자들간에 논쟁이 치열하다. 어쨌든 주가와 소비 사이에 무엇인가 관계가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과거 실적을 보면 미국의 주가가 10% 오르면 다음 분기에 소비는 약0.3% 정도 늘었다. 1년 후에는 그 효과가 두 배로 나타났다. 주가가 떨어질 때에도 주가와 소비의 관계는 역으로 명백히 존재한다.이러한 과거 추세에서 주식 시장이 힘을 잃으면 경제도 역시 힘을잃는다는 결론을 끌어내어도 무방할 것이다.그러나 주가와 소비가 같은 방향으로 움직인다고 해서 어느 것이원인이고 어느 것이 결과인지가 명백한 것은 아니다. 투자자들이경제를 불투명하게 전망하면 그들은 장래의 기업 수익률이 나빠진다고 판단할 것이다. 높은 가격으로 주식을 살 리가 없다. 주가는떨어진다. 이와 같은 현상은 소비에 선행한다. 그렇다고 해서 주가의 하락이 소비의 감소를 촉진한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반대일 수도 있다. 경기 침체가 주식 시장 즉 주가에 먼저 반영되고 이것이소비자의 행태로 나중에 입증될 수도 있는 것이다.그러면 인과 관계를 어떻게 밝힐 수 있겠는가. 주가의 하락이 소비의 감소를 가져오는가. 아니면 그 반대인가. 이 문제에 접근하는한 가지 방법은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가계의 소비 행태와 그렇지않은 가계의 소비 행태를 비교하는 것이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주식 보유 가계는 주식을 갖고 있지 않은 가계에 비해 훨씬 더 주가의 변동에 민감하게 소비를 조절하고 있는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이 말은 「부의 효과」가 존재한다는 뜻이다. 그러면 부의 효과는얼마나 클까.주식을 누가 보유하고 있는가에 달려있다. 또한 주식 인구가 많아질수록 그 효과는 커진다. 이 때문에 개인 투자자의 증가를 개탄하는 비판론자들도 있다.궁극적으로는 가계가 경제의 모든 것을 소유하고 있다. 그러나 주식을 포함한 부의 상당 부분은 연금 기금이나 보험회사가 보유하고있다. 가계는 보험이나 기금중 그들이 기여하고 있는 몫의 얼마가어디에 투자되어 있는지 그것이 어떻게 운용되고 있는지 잘 모르는경우가 많다. 일반 가계는 간접 투자와 직접 투자를 다른 것으로생각하는 경향이 있다.따라서 부의 효과를 측정함에 있어서 관건이 되는 것은 개인이 개별적으로 주식을 보유하든가 종목을 지정하여 투자하는 펀드와 같은 보다 직접적인 형태의 주식 보유율이 얼마나 되느냐 하는 것이다.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1992년의 경우 미국 가구의 37%가 주식을 직접적인 형태로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 비율은 그 이후도 증가 추세에 있다고 보아도 무방하다.주식 인구가 확산될수록 부의 효과는 커질 것이다. 그러나 그 영향은 우려할만한 수준은 아니다. 두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는 주식인구가 증가할수록 주식 보유인구의 연령이 낮아지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설명하자면 1983년에는 미국의 전 주식 보유 가구중 65세이상의 가장이 이끄는 세대가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었다. 이 비율이 1992년에는 40%로 떨어졌다. 고령자는 현재의 소득이 없거나적기 때문에 기존의 저축을 소비한다. 따라서 주식 인구의 연령이젊어지는 추세에 있다는 것은 부의 효과를 감소시키는 영향을 가져온다.또 하나의 이유는 주식 보유 인구의 확산이라는 표현 그 자체가 과장되어 있다는 점이다. 전 가구의 5분의 2가 주식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일부 가구에 대부분의 주식이 집중되어있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를 보면 전 가구의 5%가 가계 부문 주식의 4분의 3을 소유하고 있다. 바꿔 말하면 주식 인구는 크게 늘었을지 모르지만 아직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은 그대로 남아 있다고할 수 있다. 주식 시장이 붕괴될 경우 소수의 가계가 부의 손실의대부분을 짊어지게 된다. 따라서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예측하기위하여는 부유한 가정의 반응 행태를 파악하여야 할 것이다.이를 위하여는 경제가 활황시와 불황시에 사치품의 매출이 어떻게변하는지를 살펴보면 될 것이다. 답은 별다른 차이가 없다는 것이다. 사치품의 소비가 주가의 변동과 무관하게 움직인다고 가정하면부의 효과는 무시해도 좋을 것이다.◆ 주가폭락 매출과 이익감소의 선행지표주가는 폭락할 수도 있다. 많은 투자자들이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그러나 소비 지출이 크게 감소하지는 않을 것이다. 경제를 위하여는 바람직한 일이다. 소비 지출의 감소는 일자리를 줄이고 임금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이제 나쁜 쪽을 살펴보기로 하자.주가 폭락에 따른 실질적인 문제는 소비 측면이 아니라 투자 측면에서 나타난다. 국내 총생산에서 소비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이70%인데 반하여 투자 지출은 10%에 불과하다. 또한 그 본질상 투자는 변동폭이 크다. 불안정하다. 경기 순환의 주요 동인이다. 따라서 투자의 감소는 경제에 커다란 타격을 준다. 미국의 투자 지출은작년에 10%가 넘는 예외적으로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이것이 현재의 경기 진작에 추진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주가의 하락으로 투자가 끊기면 경제에 암운이 드리워질지도 모른다.그 메커니즘은 다음과 같다. 주가의 폭락은 매출과 이익의 감소의선행 지표이다. 기업은 이익을 재투자한다. 이익이 감소하면 기업이 동원할 수 있는 투자 자본도 감소한다. 뿐만 아니다. 대부분의기업은 경기 예측을 기초로 투자 계획을 수립한다. 주식 시장은 경기 예측시 널리 쓰이는 대표적인 지표의 하나이다. 따라서 주가가하락하면 자본 수요가 감소한다. 수요와 공급이 다 줄어드는 것이다.주식 시장의 위축은 또 다른 측면에서 투자를 저해한다. 주가가 큰폭으로 떨어지면 기업이 주식 시장에서 자본을 조달하는 비용이 비싸진다. 주가가 낮을수록 일정한 금액을 조달하는데 더 많은 주식을 발행하여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의 한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14개 OECD 회원국중 미국을 포함한 12개국에서 주가의 변동이 기업투자에 중대한 영향을 주고 있음이 판명되었다.주가의 하락으로 자본 조달 비용이 높아져 투자 마인드가 실종되면투자 주도의 현활황 경제는 심각한 타격을 받을 것이다. 채권 수익률의 인상으로 주가가 하락하면 사태는 더 나쁠 수도 있다.기업의 차입 비용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어떠한 사유로 주가가 하락하든지, 단순한 패닉 심리로 투매가 일어 주가가 하락하더라도경제에 끼치는 영향은 심대할 것이다.주가가 추락할 경우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리)가 여하히 대응하느냐에 따라서 실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달라진다. 두 가지 문제에 봉착할 것이다. 그 하나는 주식 시장의 충격이 일부 금융 기관의 재무 구조에 커다란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는 점이다. 금융 기관들은 지준 의무를 이행하기 위하여 보유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주가 폭락은 가속화되고 금융 기관은 부족액을 매우기 위해 보유주식을 더 팔아야 하는 상황으로 발전한다. 주가는 더욱 하락한다.악순환이 되풀이된다. 만약에 시중 은행과 트레이더들이 이러한 금융 기관의 크레디트 리스크에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면 주식 시장은위기 상황에 빠지게 된다.이 문제는 연준리가 특별한 노하우가 있는 분야이다. 1987년 10월19일, 다우 지수가 508 포인트 하락하자 연방 준비위는 바로 다음날 아침 금융 기관 지원을 위해 유동성을 충분히 공급하겠다고 발표했다. 공황은 가라앉았다. 금융 기관들은 1년 이내에 손실의 대부분을 회수하는데 성공했다.주가 추락시 연방 지준위가 부딪칠 또 하나의 문제는 이보다 더 미묘하고 복잡하다. 경제 전망이 비관론으로 반전하는 것, 특히 기업투자가 급격히 위축되는데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 주가 하락이심각한 수준이라면 통화 정책의 완화가 불가피할 것이다. 이 점에서는 1990년대 초반 일본 은행이 통화 정책 조정에 실패한 것이 타산지석이 될 것이다. 당시 일본은 주식 시장의 위기 상황에서도 통화의 고삐를 느슨히 하지 않았다. 덕분에 인플레이션은 막을 수 있었으나 경제 전체가 멍들고 말았다. 이와 반대로 지나치게 대응하는 것도 위험이 따른다. 1987년 주가 폭락 사태가 발생했을 때 연방 지준위는 지나친 완화 정책을 폈다. 그 여파로 1990년대 초반에들어서자 인플레이션의 조짐이 나타났고 금리를 일시에 대폭적으로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이번에 무슨 일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연방 지준위가 쓸 수 있는 정책 수단은 별로 없다. 이미 통화 정책은 상당히 느슨하게 운영되고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과열(?)된 주식 시장을 관리하기 위하여 통화 정책을 긴축 쪽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까지도 나오고 있는 판이다. 하지만 이것도 위험한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중앙 은행은 주식 시장에 개입하기 보다는 그들의 본연의 책무인물가의 안정에 주력해야 한다. 그러면 주가는 스스로 알아서 움직일 것이다. 비록 월 스트리트에서 「흥미있는」 사태가 일어난다하더라도.「Wall Street and The Economy」 July 6, 1996. ? TheEconomist, Lond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