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는 「발명의 어머니」일뿐 아니라 「개발의 어머니」이기도 하다.한국이 안정적 자원공급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해외 자원조달에 나서기 시작한 것은 70년대에 겪은 두차례의 석유파동과 국제 원자재파동이 직접적 계기가 됐다. 본격적인 산업화의 길에 들어서기 전까지는 자원에 대해 그다지 필요성을 느낄 수 없었으나 공업화가성숙단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그 중요성을 인식하게 됐다. 그러한와중에서 「자원 내셔널리즘」이라는 결정적 펀치를 맞고 해외로눈을 돌리게 됐다고 할 수 있다. 바야흐로 「자원 안보」에 대해정면으로 직시하게 된 것이다. 일본이 2차대전 전부터 중동이라든가 동남아의 자원에 눈독을 들여왔던 것과는 오랜 시차가 있으나어쨌든 한국은 70년대 중후반부터 자원 개발을 위한 첫걸음을 내딛기 시작한다.현재 한국의 해외자원개발현황을 보자. 석유 가스의 경우 한국석유개발공사를 비롯, 20여개사가 참여하고 있고 철광과 석탄 등 여타광물은 대한광업진흥공사 등 30여개 업체가 진출해 있다. 그러나아직 개발 연륜이 짧은 탓에 기술력이라든가 투자자금 등에 문제가있고 자원 확보에 힘이 되어줄 해당국과의 자원 외교 또한 활발히이루어지지 못해 개발 수입되는 물량은 극히 미미한 형편이다. 특히 석유를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천연가스는 개발수입분은 없고 전부 현물 수입이다. 식량의 경우는 90년대들어 민간기업의 본격 투자가 시작됐기 때문에 이제 걸음마 단계에 들어섰다고할 수 있다. 한국의 해외자원 개발도입 현황을 석유 및 가스, 석탄및 철광, 식량 등으로 나눠 살펴본다.◆ 석유 … 탐사 통한 생산, 부가이익 많다대부분의 광물자원 개발이 다 그렇지만 특히 유전 개발은 인내와돈을 요하는 도박이다. 탐사의 불확실성, 시장수급 변동에 따른 예측위험, 대규모의 투자, 자금 회임기간의 장기성 등 머뭇거리게 만드는 요소는 완벽하게 갖춘 투기성 사업이다.그러나 도박답게 높은 수익성을 자랑한다. 한 번의 성공은 아홉번의 실패를 만회하고도 남는다. 이 계통에서 얘기되는 성공률은 보통 3∼4%. 95% 이상의 투자는 날아간다고 보면 된다. 그렇지만 현유가가 배럴당 20달러를 밑도는 데 반해 개발 생산시의 원유가는많아야 4∼5달러. 통상 3달러 정도라고 한다. 게다가 초기 투자만이 부담이 될 뿐 일단 석유를 뽑아내기 시작하면 그 다음부터는 그야말로 인건비 등 운영비밖에 들어가지 않는다.따라서 단순 매입할 경우에는 개발회사가 이미 투자한 위험부담과이익까지 지불해야하지만 개발 수입, 그 가운데에서도 특히 탐사를통한 생산의 경우 이 몫이 제외되는 것은 당연하다. 즉 부가이익은개발자가 갖는 것이다. 물론 국가차원에서 보면 석유를 안정적으로공급받을 수 있다는 점이 더 중요한 요소이기는 하다.이 때문에 외국의 메이저들의 경우 이익의 60∼70%는 생산광구에서나온다. 정유 사업으로 벌어들이는 수익은 30∼40% 정도에 지나지않는다. 석유산업은 상류 부문과 하류 부문으로 구분되는데 탐사및 개발 생산이 상류, 뽑아 올려진 석유를 정제 판매하는 과정이하류다. 정유 판매만으로는 부가가치가 없다. 생산에 적극 가담해야 배당금과 이익금을 많이 얻는 것이다. 자주 개발의 필요성은 여기에서도 확인된다 하겠다.개발도입이라고 해서 현지에서 채취한 바로 그 기름을 들여오는 경우는 흔치 않다. 생산한 기름이 국내 정유시설에 맞는 성분이 아닐경우도 있고, 맞는다고 해도 저장 및 수송 등의 문제 등이 있어 흔히 스왑(SWAP) 개념이 적용된다. 즉 유전에서 채취한 기름은 현지에서 팔고 그 대금에 해당하는 기름을 다른 지역에서 사거나, 다른회사가 다른 지역 유전에서 채취한 기름과 맞바꿔 들여오기도 한다.◆ 서마두라 유전개발에 처음 참여한국이 해외유전 개발에 참여한 것은 지난 81년 코데코사의 인도네시아 서마두라 유전이 처음이다. 이어 84년 예멘 말리브 광구에서대규모 유전이 발견됨에 따라 민간기업의 관심이 고조되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기금 융자제도도 마련됐다. 단지 착수는 했지만 기술과 경험 등이 부족하기 때문에 기존 외국회사 소유 광구에 단순지분 참여하는데서 벗어나지는 못했다.90년대 들어서서는 민간기업의 참여 열기가 떨어지기 시작했다. 별성과가 없었기 때 문이다. 이때부터는 그래도 국내기업 가운데 기술력이라든가 경험축적에서 앞선 유개공을 중심으로 단순참여방식에서 탈피, 산유국 정부와의 직접 협상이나 국제 입찰을 통한 광구획득 방식으로 전환해 오늘에 이르게 된다.지금까지 확보한 생산유전은 예멘의 말리브, 이집트의 칼다와 북자파라나, 아르헨티나의 팔마라르고, 페루의 8 등 모두 6개 광구이며개발유전(생산 바로 전 단계에 있는 유전)은 아르헨티나의 호진 또노노, 인도네시아의 폴랭해상, 영국의 캡틴 유전 등이 있다. 이밖에 현재는 탐사 사업중에 있으나 페루의 8X, 베트남의 11-2, 앙골라의 2-92, 알제리의 이사우안 광구 등도 유망한 유전으로 꼽힌다.생산 유전을 통해 들여온 총 물량은 6천3백98만배럴로서 이 가운데실도입량은 서마두라유전의 1백11만배럴(84∼87)과 말리브 유전의1천1백74만 배럴(86∼94)이고 나머지는 스왑으로 들여왔다.하지만 이 정도의 성과로는 어림도 없다는 게 한눈에 보인다. 수입량은 한해가 다르게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 반해 자주개발 원유량은 답보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전은 매장량 기준으로 1억 배럴에서 5억 배럴을 중규모급, 5억배럴에서 10억배럴이면 자이언트급, 10억배럴 이상이면 수퍼 자이언트급으로 구분하는데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제 자이언트급 이상의 유전은 발견하기 힘들다고 한다.95년 국내 소비량이 6억배럴을 넘어섰으므로 한국은 이제 지구상에서 다시 찾기 힘든 자이언트급 규모의 유전을 1년에 하나씩 파먹고있다는 얘기다. 결국 석유의 대량소비가 불가피하다면, 국내 소비량을 소화해내기 위해서는 한국이 직접 해외로 나가 유전을 개발해내는 수밖에 달리 길이 없다는 결론에 이른다.한국이 현재 생산사업중이거나 개발사업(생산 직전의 단계)을 진행중인 광구는 다음과 같다.인도네시아 서마두라 한국 최초의 해외개발 유전. 81년 5월 코데코 에너지가 인도네시아 페트라미나사와 공동개발 계약을 체결한뒤 85년 9월 KE-2 유전에서 원유생산을 개시했으나 그 이후 급격히감소, 현재는 사실상 원유생산은 중단된 상태다. 다만 가스만 하루3천만 입방 피트(약 6천 배럴) 가량 생산해 인도네시아 국영전력공사에 공급하고 있다.예멘 말리브 지난 84년 2월 운영권자인 미 헌트사와 국내 컨소시엄 대표인 유공이 지분 참여 계약을 체결한 후 상업적 석유 발견에성공한 대표적인 광구다. 가채매장량은 7억7천8백만 배럴이고 95년중 평균생산량은 17만 배럴. 94년말까지의 총생산량 약 4억8천만배럴중 한국컨소시엄의 지분은 약 5천만 배럴로서 국내 도입되었거나 해외 처분되어 타 유종 원유로 대체 도입됐다. 현재 예멘 정부와 가스전 개발을 위한 협상이 추가 진행중이다.80년대 중소 규모 유전으로는 2차대전 이후 최대로서 세계적 성공사례로 꼽힌다. 이 유전은 특히 석유회사들의 유전 개발 의욕에 불을 붙인 케이스로 이후 80년대말에서 90년대초까지 17∼18개 업체가 해외 30여개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계기를 이뤘다.이집트 칼다 이집트 서부 사막지역에 위치한 9천6백90㎢ 면적의광구. 가채 매장량은 1억 6천만 배럴 정도로 86년 12월 원유 생산을 개시한 이래 95년 10월말까지 7천7백만 배럴을 생산했다. 한국은 89년 1월 삼성물산 등 4개사가 컨소시엄을 구성, 미국 피닉스사보유 지분 50% 가운데 10%를 매입함으로써 사업에 참여했으며 한국측 분배량은 1백90만 배럴이다. 한국은 오는 2006년까지 원유 및가스를 생산 판매 운영하도록 되어 있다. 현재 생산규모는 하루3만1천~3만2천 배럴. 95년에는 기존 광구의 남부 지역에 위치한 광구를 추가로 취득해 탐사가 진행중이며 매장량 추가도 기대되고 있다. 또한 서부 사막 지역에서 여타 회사와 공동으로 가스전 개발도추진중이다.이집트 북자파라나 브리티시 가스(50%, 운영권자), 유니언 퍼시픽(25%), 유공(25%) 등 3개사로 국제 컨소시엄을 구성, 89년 이집트국영 석유회사와 계약을 체결한 뒤 탐사사업에 참여했다. 93년 1월에 탐사에 성공, 개발사업으로 변경했고 이듬해 11월부터 본격 생산을 개시했다. 현재 생산규모는 하루 1만5천∼2만배럴 정도다.아르헨티나 팔마 라르고 및 호진 또노노 국내에서 두 번째로 기존개발유전에 참여한 케이스로서 92년 12월 (주)동원을 대표사로 한한국측 컨소시엄(지분 14%)이 국제입찰에서 낙찰됐다. 확인매장량만 2천1백만 배럴이고 미탐사 지역의 추정 매장량은 2억배럴에 가깝다. 현재 하루 생산량은 8천배럴. 팔마라르고 북부에 위치한 호진 또노노 광구는 동원이 1백%의 지분을 갖고 있는 단독 광구. 향후 1∼2년내에 생산유전으로 바뀔 전망을 보이고 있다.페루 8/8X 광구 지난 6월 유개공과 대우 유공 등 3개사가 국내 최초로 국제입찰을 통해 인수한 생산유전이다. 현재 하루 2만 7천배럴을 생산중에 있고 가채 매장량은 6천만배럴에 이른다. 한국측 전체 지분이 40%이므로 국내 소비 14일분에 해당하는 2천4백만 배럴의 원유매장량과 하루 8천배럴을 확보하게 됐다. 인접 8X 광구는매장량이 약 2억배럴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는 탐사광구로서 인근에서 이미 석유가 발견되는 등 전망이 좋다. 이들 광구와 동시에 계약을 체결한 79 탐사광구도 7억배럴의 매장량을 지니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인도네시아 폴랭해상 서 마두라광구에 인접해 있는 광구로 잔존가채 매장량은 원유 2천2백만 배럴, 가스 3백65억 입방피트로 추정된다. 현재 생산 시설을 위한 건설 계약자를 선정, 건설을 진행중이다. 인근의 서마두라 광구 가스 공급 시설과 연결해 인도네시아국영 전력공사에 하루 약 1천만 입방 피트의 가스를 공급할 계획이다.영국 캡틴 영국 북동 해상 1백45㎞ 지점에 위치한 북해 유전으로가채 매장량은 3억5천만 배럴. 오는 11월 하루 6만4천배럴 규모로생산을 개시해 향후 22년간 운영할 계획으로 있으며 추가 탐사를계속 실시해 매장량과 생산량을 증대시킬 예정이다. 유개공은 96년3월 15%의 지분 계약을 체결했다.베트남 11-2 광구 베트남 붕타우에서 남동쪽으로 약 2백40Km 떨어진 해상의 남콘손 분지에 위치하고 있고 면적은 3천4백31㎢. 92년5월 유개공을 비롯한 한국 기업 8개사가 70%의 공동 지분으로 참여하기 시작한 후 현재 탐사 추진중이다. 예상 가채 매장량은 원유6억 배럴 정도.93년 말부터 94년초 까지의 1차 탐사 시추 결과 하루 원유3천4백19 배럴, 가스 2천2백만 입방 피트를 시험 생산했고 94년11월부터 탐사 2차공 및 3차공을 시추해 가스의 부존을 확인했다.현재 탐사 2기에 들어가 시추를 준비하고 있다.앙골라 2-92 광구 92년말과 93년 초에 각각 대우와 유개공이 지분을 인수한 광구로서, 인근 지역의 7개 유전에서는 80년대 초 이래일산 6만배럴의 원유를 생산하고 있다. 한국측이 참가한 광구는 추정 매장량 1천5백만 배럴 이상의 유망구조가 11개나 있는 것으로관측되고 있으며 이들 구조의 총 예상 가채매장량은 3억 배럴에 달한다.알제리 이사우안 광구 알제리 수도 알제에서 남동쪽으로 약1천3백Km 떨어진 리비아 접경 부근 사막 광구로 총면적은 3천9백㎢. 삼성물산(지분 20%)과 한화에너지(10%)가 지난 91년부터 알제리 국영석유회사인 소나트락, 스페인의 렙솔(55%·운영권자), 네덜란드의 오랑헤-낫소사 등과 공동으로 탐사작업을 벌인 끝에 93년초 석유 발견에 성공했다. 삼성 등은 평가정을 시추해 하루 1천 배럴을 생산했으며 곧 알제리 정부와의 협의를 거쳐 빠르면 금년말부터 본격적인 생산에 나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오는 2012년까지15년간 생산할 계획으로 있다. 알제리는 95년 최고의 석유발견 성공률을 기록해 선진 석유회사들의 신규 진출이 계속되고 있는 지역중 하나다.◆ 가스 … 무공해 청정에너지 ‘각광’천연가스(LNG)의 경우 무공해 청정 에너지로 각광받고 있는데다 사용이 간편하다는 점 등으로 인해 국내발전용 및 도시가스용 양측면에서 모두 급격한 소비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90년부터 최근 5년간소비증가율을 보면 평균 24.7%로서 석유보다 배 이상 빠른 성장률을 나타내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96년부터 2000년까지의 증가추세는 다소 둔화돼 12.2% 정도에서 머무를 것으로 전망된다.하지만 천연가스의 자주개발은 원유보다 더욱 초보단계다. 개발 도입은 전혀 없이 모두 중장기계약에 따라 전량 매입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95년 도입 실적은 7백6만t으로 지금까지 확보한 물량은10년 이내의 중단기 계약이 2천1백64만t, 20년 이상의 장기 계약이연간 9백70만t에 이르고 있다. 그밖에 ▲중기(97∼99) 물량으로 브루나이 말레이시아 아부다비 등 기존 생산국의 잉여물량을 도입 추진중이고 ▲2000년 소요물량으로 오만 LNG 매매계약을 9월까지 완료(연 4백만t, 2000년부터 25년)한다는 계획으로 있다.이처럼 장기 물량을 확보하고 있어 안정적 공급에는 큰 문제가 없으리라는 전망이지만 세계적 자원수급 상황은 상시 불안요소를 갖고 있다고 봐야한다는게 관계자들의 지적이다. 특히 가스 개발은투자비가 막대하게 소요되는데다 국제 파이프라인 설치 등 수송에큰 문제점을 안고 있어 역시 사업 착수가 쉽지 않은 대표적 분야가운데 하나다. 그런 가운데에서도 최근 들어서는 개발도입의 중요성을 인식, 가스공사를 비롯한 일부 민간기업들이 사업에 의욕을보이고 있다. 가스는 석유보다 매장량이 풍부한데다 앞으로 환경규제가 더욱 강화될 것이 분명해 사업 전망은 밝은 편이다. 현재 한국이 진출하고자 하는 천연가스전 (물론 유전·가스전으로 명확히구분되는 것은 아니며 더 많이 생산되는 쪽으로 명명되는 경우가많다)은 크게 시베리아지역과 중동지역으로 구분된다.시베리아에서는 대표적인 지역이 몽골 북부 카스피해에 위치한 이르쿠츠크 가스전이다. 한보그룹을 비롯, 유개공 가스공사 등이 공동개발할 것으로 보이는 이 가스전은 매장량이 9억t 정도인 것으로추정되고 있다. 특히 이 사업이 구체화되면 지금까지는 거리상의난점으로 인해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간주됐던 북부 야쿠츠크 가스전까지도 연결 가능할 것으로 보이며 그럴 경우 총 매장량은23억t으로 늘어나게 된다. 하지만 이 프로젝트가 성사되기 위해서는 과제도 적지 않다. 무엇보다 한국까지 총연장 6천1백㎞에 이르는 파이프 라인의 통과 경로를 러시아 중국 북한 등과 함께 협의설정하는 과정이 적잖은 난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한국측 컨소시엄 구성 문제도 있다. 이러한 문제들이 원만하게 마무리지어질경우 이르쿠츠크 가스는 빠르면 오는 98년부터 파이프라인을 통해국내에 공급될 것으로 보인다.이와 함께 가스공사가 오만에서 50억달러에 이르는 가스전 개발 및액화기지건설공사에 참여할 계획이며 현대종합상사도 말리브 유전인근에 위치한 가스전(확인 매장량 2억8천만t) 사업에 지분 참여를추진중에 있다.◆ 국내 대륙븅 개발 현황「산유국의 꿈」. 70년대의 석유 파동을 겪어봤다면 누구나 한 번쯤 복권당첨과도 같은 이같은 상상을 해봤을 법하다. 사막에서 양떼나 몰고 다니다가 어느날 갑자기 오일달러로 부를 쌓게된 중동의처지를 농담반 진담반으로 입에 자주 올리던 시절이 있었다. 너나없이 기술보다는 몸으로 때우던 고달픈 때였기에 「앉아서 부자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더욱 간절했는지도 모른다. 그때나 지금이나아직 국민적 희망사항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하지만 아직은 산유국의 꿈을 포기할 단계도 아니고 그렇다고 부풀어 있을 단계도 아닌, 평형의 상태가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 석유 개발 전문가들의 전언이다.국내 최초의 과학적인 석유탐사는 195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상공부 산하 국립 지질조사소가 전남 해남군 황산면 우황리 일대에서 흑색 혈암을 대상으로 지질조사를 벌인 것이 국내에서 처음으로 이뤄진 탐사로 기록되고 있다. 이 조사는 61년 3백49m 깊이의석유탐사 시추작업을 실시했으나 반고체의 유기물질을 확인하는 것으로 그쳤다.이어 석유에 관심이 많았던 민간인 정우진과 국립 지질조사소가64년부터 68년에 걸쳐 경북 포항과 인근 영일군 일대에서 시추작업을 벌였고 76년부터 81년까지는 국립지질광물연구소가 경남과 전남 지역을 대상으로한 석유부존 가능성조사를 실시했다. 종합 분석결과는 석유생성 가능성이 희박한 것으로 결론 지어졌고 이것으로써 육지에서의 석유부존 탐사는 사실상 종료됐다.유전 발견 노력은 육상보다 대륙붕이 훨씬 활발했다. 탐사작업의발단은 1967년 미 해군 해양연구소 탐사팀의 조사 보고서였다. 미국의 해양지질학자 에머리가 서해와 남해를 비롯한 대륙붕 전역에대해 항공자력탐사와 개략 물리탐사를 실시했고 그 결과 대륙붕에두터운 퇴적층이 분포, 석유 및 천연가스의 부존 가능성이 높다는보고서를 제출한 것이다. 이를 계기로 정부는 70년 1월 해저광물자원법 제정, 30만㎢에 달하는 대륙붕 광구 설정, 조광권 제도 등을갖췄고 미국의 텍사코 걸프 코암, 네덜란드의 쉘 등이 참여하면서본격 석유탐사의 막이 오른다.이들 외국 회사는 69년부터 85년에 걸쳐 모두 12개의 시추공을 굴착하고 총연장 5만여㎞에 달하는 물리탐사를 벌였으나 약간의 가스징후만 발견했을뿐 석유는 발견하지 못한 채 철수했다. 당시 한국은 자본과 기술면에서 미흡했기 때문에 탐사 및 개발 현장에 기술인력을 파견해 경험을 축적하도록 했으며 이것이 훗날 독자적으로대륙붕을 탐사하는데 큰 힘이 된다.현재까지 국내에서 유징이 발견된 곳은 6-1광구의 두곳이다. 이것은 특히 석유개발공사가 국내 기술진들이 축적한 석유탐사 분야 기술을 바탕으로 그동안의 자료에 대해 재평가 작업을 실시한 뒤 자주적인 물리 탐사에 착수한 결과물이어서 더욱 뜻깊다고 할 수 있다.유개공은 87년 9월 재평가 작업 결과 석유 부존 가능성이 특히 높게 나타난 6-1 광구 「돌고래 3」구조에서 기초 시추에 들어가 3천2백16m까지 굴착하고 산출시험 등을 실시한 결과 1천3백59m에서1천3백70m 사이에 가스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하는 개가를 올렸다.이어 88년 말에서 89년 초에 걸쳐 3천2백31m를 굴착한 「돌고래2」시추공에서 또 다시 가스층 발견에 성공해 관계자들을 들뜨게했다. 이와 같은 방식으로 해서 91년까지 6-1광구에서 물리탐사4천8백51㎞, 시추 7공을 실시한 결과 모두 4개공에서 가스층을 확인함으로써 국내에서의 석유발견 가능성을 높였다. 그러나 전체 매장 규모는 경제 규모 매장량인 3천억 입방피트에 미달하는1천6백28억 입방피트에 불과해 많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유개공은 현재 추가 매장량 확보를 위해 광구 북서부지역에 대해 자료평가 작업을 전개하고 있다.또 한 곳은 울산 남동쪽 약 43㎞지점에 위치한 「고래-1」 구조.92년 실시된 정밀 탐사 결과 최우선 시추 유망지역으로 선정됐다.가스 부존 가능성이 높은 사암층 3개소가 발견돼 93년 9월 3천88∼3천1백20m 구간에서 하루 가스 5백50만 입방피트, 컨덴세이트 70배럴이 산출됐다. 시추 자료를 통한 잠정 매장량은 총 2천∼2천8백입방피트로 계산됐다.유개공측은 이와 유사한 유망 지역이 인근에 다수 분포하고 있다고보고 6-1광구 개발에 큰 자신감과 기대를 갖고 있으며 최소한 투자비 회수가 가능하다면 소규모 유전에 대해서도 개발한다는 방침으로 평가작업을 계속 추진중이다.이밖에 제5광구와 제1, 제2광구 등에서는 모두 화산암 등이 발견됨으로써 시추를 중단한 상태고 제4광구는 중국과의 경계 문제로 아직 본격 탐사 작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아울러 제3광구와 한일공동광구 역시 큰 진척은 보지 못하고 있다. 다만 제5광구가 위치한 제주분지는 국내 최대의 퇴적분지중 하나로서 석유 생성의 잠재력이 큰 지역으로 평가되고 있다.종합적으로 볼 때 국내 대륙붕 개발 사업은 95년말 현재까지11만7천여㎞의 물리탐사와 30개공의 시추탐사가 실시되는 등 총2억9천만 달러가 투자됐다. 현재까지 도출된 유망구조는 1백49개이며 이중 24개 구조가 시추돼 10개공에서 유징과 가스 징후가 발견된 상태다.한국의 대륙붕은 지질 특성상 구조가 복잡하고 국지적 변화가 심해1개 시추공에서 나온 결과를 광역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무리이며정확성을 기하기도 어렵다고 한다. 따라서 앞으로도 꾸준한 인내심을 갖고 대규모 퇴적 분지에 대한 정밀 탐사를 할 필요가 있다. 유전 개발은 결코 1, 2년 사이에 결말을 볼 수 있는 사업은 아니다.지속적인 탐사와 주변의 인내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런 전제조건이 갖춰진다면 반드시 국내 대륙붕에서 석유 또는 천연가스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탐사전문가들은 확신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