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억2천만달러, 10억4천만달러」인텔의 올해 2/4분기 매출액과 순이익을 나타내는 수치다. 지난해같은 기간에 비교해 보면 각각 19%와 18%씩 증가한 액수다. 올해상반기에만 벌써 92억 6천만달러의 매출과 17억 7천만달러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세계반도체 경기가 불황국면에 접어든 올해 이같은영업실적을 기록한 것이 경이롭기조차 하다. 삼성 현대 LG 등 국내 메모리업체가 지난해에 비해 급격한 매출과 순익감소로 고전하는 것과 대조된다. 하지만 인텔이 불황을 타지 않는 것은 어떻게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PC를 작동시키는 데 핵심인 마이크로프로세서(MPU) 시장의 80% 이상을 점령하고 있기 때문이다.그렇다고 인텔이 처음부터 거대한 MPU생산업체로 출발한 것은 아니다. 처음에는 첨단기술을 밑천삼아 실리콘밸리의 무수한 벤처기업중 하나로 시작했다. 인텔의 탄생은 공동창업자인 로버트 노이스와고든 무어의 만남으로 시작된다. 지난 90년 갑작스런 심장마미로사망한 노이스 전회장과 현재 인텔을 경영하는 고든 무어 회장은56년 쇼클리반도체에 함께 근무하면서 알게 된다.이들은 쇼클리의 독단적 경영스타일에 반발해서 1년만에 회사를 떠났다. 「페어차일드 & 인스트루먼트회사」로부터 1백30만달러의 창업자금을 지원받고 57년 10월 페어차일드반도체사를 설립했다. 노이스는 연구개발, 무어는 품질과 경영을 분담하면서 창업 이듬해에50만달러의 매출을 달성하는 등 순조롭게 출발했다. 노이스는 59년말 하나의 실리콘칩에 트랜지스터 저항 등을 얹은 IC칩을 개발했다.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사의 잭 킬비가 반년 앞서 한 게 있어법정소송까지 갔으나 금속선 대신 인쇄방식으로 트랜지스터와 저항등을 연결하는 것이 창의성을 더 높이 평가받아 법원이 그의 손을들어 줬다.플레이트 트랜지스터와 IC의 잇단 발명으로 페어차일드사는 60년대미국 최대의 반도체 회사로 발돋움했다. 그러나 연구실에서 개발된아이디어가 상품으로 나오는 과정이 점점 길어지고 인사잡음 등 경영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인텔 R&D ·FAB 투자, 마케팅전략 주효이같은 분위기에서는 더 이상 연구를 하기 힘들다고 판단한 노이스와 고든은 68년 7월 각각 25만달러를 출자하고 여기저기서 끌어들인 2백50만달러로 인텔사를 창업했다. 노이스가 사장, 무어가 연구개발담당 부사장을 맡았다. 여기에 현 사장인 앤드류 그로브 박사가 참여했다.인텔은 창업 초창기에는 DRAM생산업체로 출발했다. 그러다 스탠퍼드 대학 출신의 연구원 테드 호프가 「하나의 칩에 복수의 명령어를 넣은 실리콘 IC」를 설계하는데 성공하면서 마이크로프로세서생산에 나서게 됐다. 이를 상품화한 것이 바로 세계최초의 마이크로프로세서 「4004」였다. 클럭 스피드가 108KHz였고 2천3백개의트랜지스터를 집적했다. 데이터버스는 4비트였다. 비즈니스용 계산기에 주로 사용됐다.인텔의 비약적 성장은 IBM PC에 마이크로프로세서를 납품하면서 시작된다. IBM은 1982년 인텔의 80286를 8비트형 IBM AT 컴퓨터의 마이크로프로세서로 장착했다. 인텔은 이같은 성공에 고무돼80386(85년) 80486(89년) 등을 잇따라 개발하면서 세계반도체 시장의 강자로 떠올랐다. 이들 제품의 인기에 힘입어 마침내 92년 세계최대의 MPU생산업체로 부상했다. 비메모리시장의 41.4%(55억 4천만달러)를 차지한 것이다. 93년에는 X86시리즈에서 탈피한 펜티엄 프로세서를 최초로 개발했다. 95년 계속해서 펜티엄프로 「P6」를 발표한다.인텔이 이같이 급속한 성장을 기록하는데는 R&D에 대한 과감한 투자와 독특한 마케팅 전략이 크게 기여했다. 인텔은 매출액의 30%를R&D와 FAB공정에 투자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첨단 기술을 요구하는 FAB분야에 막대한 예산을 투자한다. 또한 연구성과를 상품화하는데도 뛰어난 능력을 보이고 있다. 「한개의 실리콘 칩에 오르는 트랜지스터의 수는 해마다 2배로 늘어난다」는 「무어의 법칙」을 마케팅에 적용하고 있다. 즉 1년 6개월을 주기로 제품의 성능은 2배로 향상시키고 가격은 반으로 줄이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486이 세계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가운데 586, 686, 786의 개발에착수한 것은 대표적인 예다.한편 경쟁력이 없는 메모리부문을 과감히 정리하고 기술집약적인마이크로프로세서에 집중한 것도 고성장의 비결이다. 초창기 메모리생산에서 출발했던 인텔은 75년 메모리 생산을 포기했다. 이후마이크로프로세서 생산에 주력한 결과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로 발전한 것이다.또 인텔은 창업 초창기부터 책임과 권한을 하부로 내리는 등 종업원의 자율을 높이는 정책을 펴 왔다. 간부와 사원의 벽을 허물기위한 대화를 적극적으로 권유했다. 사소한 것이지만 중역들과 사원들의 방배치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이같은 요소들이 어우러져 세계 최대의 반도체 제조업체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1백62억 달러의 매출(12조원)과 35억 6천만달러(2조 6천만원)의 순익을 올렸다.미국 5백대 기업중 매출액으로는 60위이지만 순익만 따진다면 7위에 들 정도로 고수익을 자랑한다.그렇다고 항상 탄탄대로만 달려 온 것은 아니다. 지난 94년 펜티엄칩에 오류가 발생하여 반품사태가 발생하는 곤욕도 이렀다. IBM 등PC제조업체가 펜티엄칩의 장착을 거부하기도 했다. 또한 AMD 사이릭스 등 인텔호환칩 제조업체와 「파워PC」진영의 집요한 추격전도 만만치 않다.그러나 당분간 마이크로프세서 시장에서 인텔의 독주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MPU=인텔」이라는 소비자들의 인식이 워낙강하게 자리잡았고 신기술 개발에 대한 투자도 경쟁업체에 비해서앞서 있기 때문이다.◆ 모토롤라 “불량률 백만분의 일로 줄이겠다”『… 이것은 한 인간의 조그만 발걸음이다. 그러나 전인류를 위한위대한 도약이다….』인류문명사의 한획을 그었던 아폴로 11호 선장 닐 암스트롱의 달착륙 일성이다. 전인류를 흥분의 도가니로 몰고갔던 암스트롱의 육성을 인류에게 전한 통신기기 제조업체가 바로 모톨로라다.1928년 폴 갈린이 자본금 5백65달러와 5명의 종업원을 데리고 시작한 「폴갈린 제조회사」가 모토롤라의 모태다. 소형 정류기 생산업체로 출발해서 1930년 자동차용 라디오를 생산하면서 기반을 굳혔다. 이 상품의 히트로 상호도 모토롤라로 개칭했다. 2차대전때는「워키토키」무선기를 개발하여 연합군의 승리에 일조하기도 했다.40년대까지 라디오와 「골든뷰」TV 등 가전제품 생산에 치중하던모토롤라는 49년 아리조나주 피닉스시에 반도체 공장을 세우면서반도체 생산에 뛰어들었다. 가전제품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이 최고경영진의 판단이었다. 1956년 모토롤라 본사에 반도체사업부가 본격적으로 발족했다.지속적으로 발전해 오던 모토롤라는 70년대 들어 획기적인 변신을꾀했다. 당시까지 주력이었떤 소비자용 전자산업에서 반도체, 정보통신업체로 변신했다. 이같은 변신의 결과 나온 마이크로프로세서가 바로 16비트 용량의 「MC68000」. MC68X시리즈는 파워PC칩이 개발되기 전까지 모토롤라의 대표적 마이크로프로세서였다. 마이크로프로세서 이외에도 MCU(마이크로 콘트롤러), DSP5600, RF(무선전력증폭장치) 등 다양한 비메모리 제품들을 생산한다. 주로 자동차 산업 통신과 가전 워크스테이션컴퓨터 등에 사용된다. 특히 자동차 통신 산업에 사용되는 Embedded Controller(응용콘트롤러)와RF는 시장점유율 세계 1위를 자랑한다.또한 인텔의 독주를 견제하기 위해 IBM 애플사와 공동으로 개발한파워PC칩은 슈퍼컴퓨터나 워크스테이션 등에서 볼 수 있었던 처리속도나 용량을 PC에서도 가능케 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있다.메모리제품으로는 DRAM, 고속SRAM, 플래시메모리 등을 생산하고 있다.모토롤라는 지난해 2백70억 달러의 매출액과 18억 달러의 순이익을기록했다. 이중 반도체 부문에서 85억 달러를 벌어 들였다. 반도체부문만 친다면 세계 5위다.이같은 시장점유율을 유지하기 위해서 모토롤라는 매출액의 10% 이상을 R&D에 쏟아붇고 있다. 지난해에는 22억 달러를 투자했다. 반도체분야에만 10억 달러 가까은 거액이 들어 갔다. 이같은 연구개발비 못지 않게 전문연구인력확보에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 전세계14만 5천여명의 종업원중 연구인력이 27%인 3만 9천여명에 달한다.한편 모토롤라는 세계정상을 유지하기 위해 기술개발 못지 않게 품질향상에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87년부터 추진한 「6시그마운동」은 전세계 반도체업체들로부터 벤치마킹의 대상이 될 정도다. 불량률을 영이 여섯개 즉 1백만개중 하나이하로 떨어뜨리겠다는 철저한 품질혁신운동으로 세계반도체업계의 정상자리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