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들이 벌이고있는 「경쟁력 10%이상 높이기」의 최대과제는 금리하향안정화다. 국가경쟁력의 걸림돌로 국내의 고금리가 지적되면서 금융업계가 일제히 금리인하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4월 한국은행(한은)의 지급준비율(지준율) 인하를 계기로 은행 보험 등 전금융업계의금리인하를 유도했으나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쓰라린 경험을 간직하고 있다. 이번에도 한은의 지준율인하를 시발로 일제히 은행들의 주요금리인하를 유도하고 금융권도 이에 화답하고 나섬에 따라 어느 때보다도 금리인하 분위기가 조성되고 있다.한은은 8일 지준율을 평균 1.9%포인트 인하했다. 지준율을 예금종목별로1.0~2.0%포인트 인하하면서 평균 지준율이 7.4%에서 5.5%수준으로 떨어졌다. 이번 조치로 은행들은 약 2조7천억원의 수익자산이 새롭게 생겨금리인하 여력도 그만큼 커지게 됐다.주택은행은 6일부터 금리인하를 실시했다. 우대금리(프라임레이트)는0.25%포인트, 일반 여수신금리는 0.25~0.5%포인트 각각 인하했다. 현재우대금리인하폭은 0.25%포인트 선에서 결정되고 있다. 조흥 한일 서울은행은 8일을 기해 우대금리를 연 8.75%에서 8.5%로 0.25%포인트 인하했으며 서울 한미은행 등 다른 은행들도 모두 조만간 이 수준에서 우대금리인하를 단행할 계획이다.일반대출금리도 은행에 따라 인하시기와 종목에서 차이를 보일 뿐 대부분 인하조치가 잇따르고 있다. 이미 조흥 신한 한일 상업은행이 지난달부터 대출상품 금리를 0.5~2%포인트까지 인하했다. 다른 은행들도 대출금리인하계획을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이들 은행들은 경영악화를 이유로 금리인하방안을 둘러싸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기업은행의 한 관계자는 『 한은의 지준율인하 효과가 적음에도 불구하고전반적인 금리인하추세에 맞춰 우대금리와 일반대출금리를 내리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으나 경영악화를 감안, 시기와 인하폭을 결정하기가 쉽지않다』고 토로했다.더욱 큰 문제는 수신금리의 인하다. 대출금리인하에 따른 경영수지보전을 위해서는 수신금리인하가 불가피한데 금융기관간 예금유치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수신금리를 내리기에는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은행들이 솔선수범해 금리를 내리더라도 제2금융권등 여타 금융기관들이 시장금리의 상승 등을 이유로 금리인하에 동참하지 않을 경우 은행들은 큰타격을 입을 수 있다. 은행들도 이런 점을 고려, 서로 눈치만 살피는 분위기다. 수신금리인하는 하되 고객을 의식해 선발주자로 나서지는 않겠다는 계산이다.그러나 시기의 문제일뿐 대부분 은행들이 수신금리인하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상업은행과 한일은행이 이미 지난달 일부상품에 대해각각 0.5%포인트 인하한데 이어 각 은행들도 비과세가계저축금리를0.5%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현재 금융관계자들은 은행들의 금리인하조치가 일단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한은의 지준율인하조치가 발표된 이후 금리의 향방에 촉각을 곤두세워 단기자금에 치중하던 자금담당들이 점차 장기자금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 이를 반영한다. 금리변동에 따른 위험을 피하기 위해 고금리의 콜자금에 의존해왔으나 금리가 하향안정화 기미를보이자 회사채 등 장기자금에 점차 눈을 돌리고 있는 것이다.예금자들도 서둘러 확정금리상품에 가입하고 있다. 금리가 인하되면 신규대출은 물론 기존대출금에 대해서도 이자가 내려가지만 예금은 가입당시의 금리로 이자를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이번 은행들의 금리인하조치는 금리의 하향안정화를 가져올 공산이 크다. 정부의 금리인하 의지가 어느 때보다 강한데다 금융계도 이에 적극동참하기로 결의한 상태다. 정부도 청와대와 당이 직접 나서 금리인하를촉구하고 나선데 이어 한은이 매년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하는 방안을수립하고 있다. 은행장들이 모여 대출금리를 1%포인트 인하키로 결의한것도 금리하향 가능성을 높여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