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렌지냐 사과냐」. 누가 이런 질문을 던진다면 대답은 간단하지않을까. 「그거야 입맛대로 고르면 그만이지」, 흔히 이렇게 생각하기 쉽다. 말은 맞는 말이지만 그런데 한가지 곤란한 점이 있다.오렌지에만 새콤한 맛이 있는게 아니라 사과도 새콤달콤한 맛이 있기 때문이다. 어떤 새콤한 맛을 골라야 하나.과일 골라 먹는 이야기에서 이번에는 재테크 이야기로 화제를 바꾸어 보자. 비과세 저축을 은행에 들어야 하나. 보험으로 들어야 하나. 「그거야 수익률을 생각하면 은행에 드는 것이 좋고 보장 기능까지 생각하면 보험에 드는 것이 좋지」, 흔히 이렇게 대답하기 쉽다. 두 가지 모두 저축 기능이 있다는 것은 알겠는데 그러면 재테크 입장에서 비과세 저축을 하는 도중에 갑자기 요긴하게 돈이 필요해서 대출도 받아야 한다면 어떤 것을 골라야 하나. 물론 은행도중간 대출이 되고 보험도 중간 대출이 된다. 도대체 은행과 보험의「재테크 맛」은 어떤 차이가 있는걸까.비과세 은행 적금도 중간에 긴급자금이 필요하면 납입 금액의 90%한도 내에서 대출을 해준다. 이때 적용되는 이자율은 10.5%. 그러면 예금 금리 11.5%에 대출 금리 10.5%니 은행은 밑지는 장사를 한다는 말인가. 절대로 그럴 리가 없다. 은행 비과세 적금의 상품 안내장을 자세히 보면 「적용 금리 9.0%+특별 금리 2.5%=11.52%」라고 되어 있다. 이어서 작은 글씨로 「본 적금과 관련하여 대출은받을 경우에는 특별 금리 2.5%는 적용되지 않습니다」는 내용도 적혀 있다(국민 등 일부 은행은 대출금리를 할증하는 방식으로처리).결국 비과세 적금을 드는 중에 단 돈 한 푼이라도 대출을받으면(대출 기간 동안은) 적금 금리가 11.5%ㅃ9.0%로 내려가게 된다. 대출 받기 전까지는 매월 내는 돈에 11.5% 이자율을 쳐주다가대출을 받은 이후부터는 대출 금리 10.5%와는 별도로 매월 내는 적금 불입금에 대한 이자율이 9.0%로 낮아진다. 대출 10.5%에 적금금리 9.0%, 이 차이 1.5% 포인트를 은행은 예대마진으로 챙기는 셈이다.그러면 비과세 저축성 보험은 어떤가. 보험은 수익률이 정기예금금리(현재 9%)의 1백25%인 11.25%가 적용된다. 적용 금리만 가지고따지면 11.5% 정도 하는 은행 적금보다 불리하다. 그런데 보험에는약관대출이란 제도가 있어서 중간에 자기가 낸 적금의 범위 내에서대출을 받더라도 적금 금리가 내려가지 않는 특색이 있다.은행은 비과세 적금 금리는 높은데 대출을 받으면 적금 금리가 「다운(down)」되고, 저축성 보험은 적금 금리는 낮지만 대출 받아도적금 금리를 낮추지는 않으니 이해 득실을 따져 보면 어떻게 될까.결론부터 말하면 중간에 대출 받을 사람은 애당초 보험에 가입하는것이 유리할 때가 많다. 중간에 대출을 받아서 만기까지 갈 경우적금 이자로 들어오는 부분과 대출이자로 나가는 부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컴퓨터로 시뮬레이션한 결과를 보면 특히 만기 절반시점에서 중간 대출을 받는 경우는 무조건 보험이 은행 적금보다유리한 경우가 많다.만기 5년 짜리 비과세 저축에 가입한 경우 도중(가입 후 1~4년)에대출을 받는다면 보험이 은행 적금보다 종합 수익률 면에서 유리하다. 만기 4년으로 가입한 경우에는 가입 후 1∼2년 사이에 중간 대출을 받는 사람은 은행보다는 보험이 유리하다. 만기 3년으로 가입한 경우도 12차월 정도 되어서 중간 대출을 받는다면 손보의 저축성 보험이 은행의 비과세 적금보다 유리하다.비과세 저축을 은행 적금으로 할까, 보험으로 할까. 중간에 대출이 전혀 필요없으면 은행 적금이고, 중간에 혹시라도 대출받을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면 저축성 보험을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