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시장을 둘러싼 은행들의 경쟁이 한층 가열되고 있다. 은행들은수익성제고를 위해 생산성향상과 감량경영을 외쳐대면서도 시장선점을 위한 양적경영을 추진하고 있다.은행들은 시장선점과 서비스향상을 내걸고 무인점포와 자동화코너를 확대하는 동시에 연간 점포수 신설정수제도의 폐지를 계기로 점포를 경쟁적으로 신설하고 있다. 점포개설조건인 업무용고정자산비율 60%를 초과한 일부 은행들은 출장소를 지점으로 전환시켜 사세확장을 꾀하고 있다. 올들어 9월까지 국내 일반은행들은 3백88개소의 점포를 새로 열어전체 점포수가 4천9백45개소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같은 기간의 3백31개보다 78개가 늘어난 수준이다. 은행그룹별 신설점포수는 15개 시중은행이 2백90개소, 10개 지방은행이 98개소였다.◆ 무인점포 확대, 인력비용절감·소매금융 강화차원신설점포 평균증가율은 8.5%로 지난해의 7.6%보다 0.9%포인트 높아졌다. 경기가 하락국면에 접어든 시기인 점을 감안하면 엄청난 증가세인 셈이다. 은행그룹별로는 지방은행들이 9.1%로 가장 활발했으며 이어 조흥 상업 제일 한일 서울 외환 국민은행 등 소위 7개선발은행이 8.8%로 뒤를 이었다. 신한 한미 동화 동남 대동 하나보람 평화은행 등 8개 후발은행의 신점포증가율은 6.7%였다.은행들은 지점신설 이외에 출장소를 지점으로 전환시키는 방법으로사세를 넓히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월 점포신설 이전 폐쇄는 물론기존의 법인거래지점과 출장소에 대한 지점전환을 마음대로 할 수있도록 허용했다. 다만 무분별한 점포신설에 따른 자금의 고정화를방지하기 위해 업무용고정자산이 자기자본의 60%를 초과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이에 따라 이 기준을 이미 초과한 국민 대동 한미등 일부은행들을 중심으로 출장소의 지점전환이 활발히 이루어지고있다. 다른 은행들도 대외이미지와 경비가 거의 비슷하다는 이유를들어 출장소의 지점전환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이를 반영, 올들어 9월까지 출장소의 지점전환은 8백7개소로 작년같은 기간의 36개보다 무려 22배이상 늘었다. 총점포수에 대한 출장소비중도 9월 현재 23.0%로 작년말의 37.7%보다 15.7%포인트 감소했다.점포의 대거 신설과 함께 폐쇄점포수도 작년 같은 기간의 13개소보다 8개소가 늘어난 21개소를 기록했다. 이는 은행간의 무분별한 과당경쟁과 은행의 자율경영체제 도입으로 점포운영을 수익성 위주로전환한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은행들은 CD(현금자동지급기)와 ATM(현금자동입출금기)을 이용한무인점포의 확대에도 열을 올리고 있다. 인력비용절감과 소매금융강화방안을 이유로 무인자동화 코너 중심의 점포망을 대거 구축해나가고 있는 것이다.한국은행과 은행감독원 조사에 따르면 지난 6월말 현재 일반은행과특수은행을 포함한 국내은행들의 무인점포 및 점내 365일코너 설치수는 작년말보다 무려 20.3% 늘어난 4천1백99개로 집계됐다. 이중무인점포는 1천3백18개소, 점내365일코너는 2천8백81개소로 작년말보다 각각 11.6%, 24.8% 증가했다.국내은행들이 이처럼 양적팽창에 나서는 것은 오는 98년 금융시장개방을 앞두고 시장선점을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금융산업이관치금융에서 시장금융으로 급속히 바뀌면서 영업을 위주로 한 경영전략만이 살아남는 길이라는 인식이 팽배해지고 있다. 경쟁에서뒤질 경우 은행들도 도산하거나 인수합병될 수 있는 경쟁시대를 맞아 양적팽창을 통해 생존전략을 꾀하는 국내은행들이 옳은 길을 택하고 있는지 다시한번 점검해볼 시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