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이 기업을 살렸다. 지난 10월 대전공장의 화재로 충남방적은1백25억원의 재산피해를 입었으나 화재보험에 가입한 덕분에 피해액 전액을 보험회사로부터 보상받았다. 그래서 직접적인 회계상 손실은 전혀 입지 않았다. 충남방적의 대전공장은 지난 92년 12월에도 화재사고가 발생, 무려 4백65억원에 달하는 보험금을 받아 92년국내 최대사고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공든 탑이 한순간에 무너지는가 싶더니 보험덕택에 한번도 아닌 두번씩이나 기업은 재생할 수있었다. 이처럼 화재보험은 화재로 인한 경제적 불행을 제거하고 가정생활이나 기업경영을 안정시켜 경제사회의 발전을 도모키 위한 합리적인 제도다. 자연을 극복하기 위해 인류가 만들어낸 가장 위대한 지혜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역사상 처음으로 화재보험을 고안해 낸 사람은 치과의사겸 건축업자였던 영국의 니콜라스 바본이었다. 그의 화재보험 창안에 직접영향을 끼친 사건은 1666년 9월의 런던대화재였다. 푸딩레인 빵집에서 발화된 화재는 4일 밤낮동안 전도시의 5분의 4를 초토화시키고 20만명 이상의 이재민을 발생시켰다. 이후 런던은 도로를 넓히고 건물을 새로 지으면서 내화구조물을 고쳐 근대적 불연도시로 새롭게 태어났다.하지만 바본은 「그래도 화재는 일어날 것이다」라고 생각했다. 이에 바본은 화재에 대한 대비책으로서 당시 해상보험을 응용하여 주택 상점 등의 건물을 대상으로 한 화재보험을 시작했다. 마침내 최초의 화재보험회사 「Fire Office」를 설립했다. 이것이 근대 화재보험의 모태이다.독일의 괴테는 「화재보험의 전국민화」에 기여한 인물로 유명하다. 19세기초 바이마르공화국 수상재직시 괴테는 전국민에게 의무적으로 화재공제에 가입토록 하는 등 불의의 재난에 대비하기 위한 사회보장정책을 적극적으로 보급했다.우리나라도 화재보험가입을 의무화하고 있다. 70년대 초반의 겨울은 유난히도 대형 화재사고가 많았던 시절이었다. 71년 영화 「타워링」의 소재가 되었다고 하는 서울 대연각호텔화재로 1백67명이사망했다. 72년 12월에는 서울 시민회관 화재로 1백27명이 사상을당하는 참사가 일어났다. 화재사고가 잇따르며 피해자에 대한 보상문제가 사회문제화되자 정부는 정책적 차원에서 73년 「화재로 인한 재해보상과 보험가입에 관한 법률」을 제정, 일정규모의 대형건물들은 의무적으로 화재보험에 가입하도록 조치하였다. 그러나 화재사고에 대비한 보험가입률은 이러한 입법조치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실정이다. 그나마 공장 등 기업이나 아파트 빌딩 등 대형건물들은 이 법에 의해 반강제적으로라도 보험에 가입하고 있지만 일반가정에선 화재보험가입예를 찾아보기 힘들정도로 전무한 실정이다.설마란 무관심이 팽배한 탓이다.◆ 독일 괴테 ‘화재보험 전국민화’에 기여손해보험사들은 가정과 기업의 안정과 행복을 지켜주는 여러가지화재위험담보 상품을 판매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1년만기 소멸성인 주택화재보험 및 가정생활보험과 저축성인 3년·5년 단위의장기종합보험등이 있다. 주택화재보험과 가정생활보험은 화재나 가스폭발 등으로 주택의 본체나 그에 딸린 재산의 피해, 교통사고나강도 절도 등으로 인한 상해, 배상책임 특히 귀금속·골동품 등 값나가는 귀중품에 대한 도난, 파손시에도 보상받을 수 있다.이들 소멸성보험의 가장 큰 특징은 보험료가 매우 저렴하다는 점이다. 연간 1만 2천원에서 많게는 6만원에 불과하다. 하루 보장비용이 차 한잔 값도 안되는 액수다. 장기종합보험은 건물 가재도구 동산은 물론 도난 상해 배상책임 등 보상범위가 넓다. 또 만기환급금도 지급, 저축과 보장효과를 누릴 수 있는데 아파트종합보험, 큰보장점포종합보험등 종류가 다양, 선택폭이 넓다.인간이 불을 사용하는 한 화재위험은 상존할 것이다. 화재손해에서재화를 완벽하게 지킨다는 것은 어려운 일이다. 12월부터 4월까지는 화재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하는 시기다. 순간의 방심과 부주의로 평생을 후회하기 보다는 보험에 가입, 미리미리 재해방재대책을마련하는 지혜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