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도덕군자같은 이야기를 해야겠다. 도덕으로 무장하는 것도물론 여러가지 방법이 있다. 소인들은 아예 일탈에 필요한 경제적여유를 갖지 않는 것이 가장 좋은 방법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갈데까지 간 육욕들에 대해 깊은 숙고를 가져보는 것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지난호에서 성풍속은 경기의 부침에 따라 흥하고 쇠퇴한다고 지적했지만 경기만이 풍속의 리듬을 만들어 가는 것은 아니다. 성풍속은 나름의 주기를 갖고 있어 갈데까지 가면 복원되고 근엄으로부터방종으로 방종에서 근엄으로 되돌아오는 일정한 주기를 갖고 있다.물론 이 주기가 몇년 또는 몇십년이 걸리는지에 대해 필자가 정확한 기간을 제시하기는 쉽지 않다. 성풍속도 하나의 유행이다. 미니스커트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짧아지고 길어지는 리듬을 말하지만미니스커트만이 그런 것은 아니다.성은 갈데까지 가고나면 파멸이 있거나 복원이 있다. 그것은 자연의 이법이기도 한 것이고 보이지 않는 신의 손이라고 해도 좋다.물론 돌아오지 못하는 선을 넘게 되거나 지나치게 시대를 앞서 가버리면 이는 부도덕이 되고 파멸이 따른다. 예를 들어 매독은 방종이 첫 절정기에 올랐을 때 이를 봉쇄하고 풍속을 다시 건전하게 복원시킨 하나의 거부할 수 없는 자연의 명령으로 작용했다. 현대의에이즈도 마찬가지여서 현대의 넘치는 성에 대한 신의 저주로 작용하고 있다. 필자가 아는 많은 비즈니스맨들은 에이즈에 대해 심각할 정도의 경계심을 갖고 있다. 해외여행중에 바람을 피우고 소위깃발을 꼽고 다니는 80년대의 풍속을 지금도 계속하는 사람은 거의없어졌을 것이라고 말해주는 동료들을 필자는 굳게 믿고 있다. 실제로 많은 보통사람들에게 있어 자연의 강제야말로 가장 강력한 제어장치임이 분명하다.매독이 유럽인들에게 알려진 것은 대략 15세기였다. 매독은 유럽인들로부터 그때까지 인생지고의 쾌락으로 여겨졌던 것을 빼앗아갔고화류병의 대명사가 됐다. 성은 갑자기 추악한 것으로 돌변했고 잘못 걸려들면 저주가 따르는 불행의 문으로 둔갑했다. 태양 아래 빛나던 육체는 다시 저주의 대상이 됐고 사람들의 품행은 방정해졌다. 16세기의 일이었다.매독은 「콜럼버스의 모험에 가득찬 대담한 항해를 통하여 자본주의가 신세계로부터 받은 불명예스런 선물」이라고 평자들은 쓰고있다. 신세계의 민중들은 유럽에서 건너온 모험가들에게 온갖 것을약탈당한 끝에 하나의 보복을 안겼고 이것이 매독이라는 것에는 물론 이견도 많다. 논자에 따라서는 이를 중국병이라고도 하고 칭기즈칸의 정복로를 따라온 몽고병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떻든 온몸에 부스러기가 돋고 살이 썩어 들어가는 이 병은 유럽인들에게 성의 공포를 최대한으로 끌어 올렸다.천방지축으로 즐거웠던 나날은 갔다. 유곽들이 폐쇄되기 시작했고섹스산업 역시 당시의 불경기를 타고 불황으로 굴러 떨어졌다. 대략 16세기초 절정에 달했던 성문란을 수습했던 것은 불경기와 매독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