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공개적이고 대규모적인 방식으로 물류전문인력 양성에 나섰다. 물류전문인력부족 해결과 기업과 국민들의 물류에 대한 인식을제고하기 위해 물류관리사란 카드를 내놓았다.지금까지 물류관리사 자격증은 한국물류협회 등 사단법인에서 일정시간 물류관련 강좌를 이수하면 자동적으로 받았다. 하지만GDP(국내총생산)의 15.7%에 해당되는 48조원의 물류비를 줄이기 위해서는 물류시설의 확충과 함께 이를 운영 관리할 전문인력의 양성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격상시켰다. 건설교통부는 지난해말 「화물유통촉진법」과 올해 6월 같은법 시행령을개정하여 물류관리사 시험의 법적 장치를 마련했다.물류관리사란 물류사업체 제조업체 등에 소속되거나 독립적으로화물운송 보관 하역 포장 등과 연관된 표준화 자동화 정보화 등 제반 물류활동에 대한 계획 조사 연구 진단 및 평가를 수행하는 전문가다. 한마디로 부품의 조달에서 보관 수송 하역 포장 등 기업의물류체계를 운영 지도하는 실무자를 말한다.일본은 이미 20년전부터 물류관리사 자격제를 운영해서 물류관리체계를 확립하는데 도움을 받았다. 사단법인 「일본 로지스틱스 시스템협회」에서 물류관리사 자격을 내준다. 「물류관리를 잘 할 것으로 믿어지는 사람」이라는 증표다. 자격증도 1급에서 3급으로 세분해서 자질 향상을 유도하고 있다. 현재 1만여명의 물류관리사가 활동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도 협회별로 자격증을 수여하는데 예를 들면 교통에 관한 CLM과 조달과 관련된 CPM, 생산성에관한 CPIM 등이 있다.◆ 부품조달서 보관 수송 하역 등 운영·지도내년에 실시될 물류관리사 시험의 과목은 물류관리론, 화물운송론,보관하역론, 물류관련법규 등 4개다. 물류관련법규에는 화물유통촉진법, 유통단지개발법, 자동차운수사업법, 철도소운송업법 등이 포함된다. 응시자격은 20세 이상의 남녀는 누구나 가능하다. 합격기준은 1, 2차 구분없이 과목당 1백점 만점에 40점 이상, 전과목60점 이상을 취득해야 한다. 물론 우수인력의 물류업계 진출을 유도하기 위해 물류관련 석사학위 소유자나 대학(전문대학)에서 이들과목을 전공하고 물류연수기관에서 1백시간 이상을 연수한 경우에는 물류관련법규를 제외한 3가지 과목을 면제시켜 준다.건교부는 효과적인 시험관리를 위해 건교부 장관이 위촉하는 위원장과 8인 이내의 위원으로 시험위원회를 구성하여 시험실시방법,선발예정인원, 문제출제 및 채점 등을 결정하도록 할 예정이다. 그밖의 구체적인 시험관리 업무는 한국물류협회에 위탁할 방침이다.건설교통부 물류정책과의 임석홍씨는 『정부는 물류시설 확충과 함께 이를 합리적으로 관리 운영할 물류전문인력을 체계적으로 양성하기 위해서 물류관리사 시험을 실시하기로 했다』며 『지금까지한국물류협회 등 사단법인에서 임의로 발급하던 물류관리사 자격증을 국가기관에서 관리함으로써 정부의 물류정책에 대한 강한 의지를 구체적으로 과시한 셈』이라고 내년도 시험의 의의를 설명했다.또한 물류관리사의 원활한 취업을 지원하기 위해서 이들을 채용한업체에 대해서는 금융 세제상의 지원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구체적 지원내역은 내년 중반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이처럼 국가공인 자격증으로 격상됨에 따라 물류관리사에 대한 대학생과 직장인들의 관심도 점차 높아지고 있다. 국가고시연구회나국제물류관리사연구원, 한국물류연수원 등 사설학원도 「물류관리사 전문직으로 각광」 「기업 전문인력 모셔가기 경쟁」 등 대대적인 광고를 통해 수강생 유치에 나서고 있다. 또한 이들 사설학원은제조업체 3만여명, 유통업체 8천여명 등 모두 3만8천여명의 물류전문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자격증만 따면 취업하는 것은 「따놓은당상」이라고 수강생을 유혹하고 있다.국가고시연구원 송대성 사장은 『제조업과 유통업의 물류관련 종사자 5백여명이 39만8천원짜리 통신강좌교재를 통해 대비하고 있다』며 『물류에 대한 전망과 1회에 한해 60점 이상자 전원 합격이라는프리미엄을 노린 수강생이 많다』고 설명했다. 특히 송사장은 『내년도 SOC(사회간접자본)에 10조원 이상을 투자하고 21세기 동북아물류 중심지로 부상하겠다는 등 물류비 절감대책을 잇따라 발표하고 있어 취업전망은 매우 좋다』고 강조했다.◆ 20세 이상 남녀는 누구나 응시가능그러나 정부가 유통전문인력 양성과 물류인식 확산을 꾀하는 물류관리사 자격증이 반드시 고소득과 안정된 직장을 보장하는 것은아니다. 물류관리사 시험을 확정한 화물유통촉진법시행령에서는 물류관리사의 채용에 관한 강제조항을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기업체가 이들 물류관리사를 의무적으로 채용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이다. 또한 경험과 팀워크가 중시되는 물류업무의 성격상 필기시험만으로 전문능력을 인정받는 것은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한진 택배사업부 조성환 차장은 『지금까지 일반직원은 그룹자체연구기관인 교통물류연구원에서, 중견사원은 한국물류협회에 위탁교육시켜 왔다』며 『정부가 공인한다는 것 말고는 물류관리사들이 이론이나 실무에서 낫다고 보지 않는다』고 저평가했다. 다만신규채용이나 직원들의 부서배치 때 참고자료 정도는 되지 않겠느냐고 예상했다. 이같은 태도는 대부분의 물류업체 종사자들에게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하지만 장기적으로 물류관리사의 위상은 높아질 것이라는 주장도있다. 한상원 물류자료정보센터 소장은 『몇몇 대기업을 제외한 대부분의 업체에서 물류에 대한 인식이 낮아 지금 당장 물류관리사가된다고 해서 기업체나 공공기관에서 앞다퉈 데려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뒤 『다만 물류가 국가경제에서 차지하는 중요성이갈수록 커지고 있어 물류관리사의 위상도 향상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장 취업을 위해서라기 보다는 미래를 보고 준비하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