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해를 마감하는 때. 술이 빠질 수 없다. 가까운 사람과 한 잔의술을 우아하게 기울일 때도, 왁자지껄하고 거한 놀자판을 벌일 때도 술은 「필수품」이다. 「약방의 감초」처럼 각종 모임에 끼이는술. 술 중에서도 모임이 많은 겨울은 특히 양주가 각광받는 계절이다. 그러나 양주의 경우 남들이 마시니까 따라 마시지 제대로 알고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다. 마실 때 마시더라도 맛을 알고 특징을알고 마시는게 어떨지. 양주의 종류와 특징, 가격 등을 알아본다.국내에서 판매되는 양주 가운데 가장 많이 팔리는 종류는 단연 위스키다. 위스키는 맥아를 이용해 곡류를 발효시켜 생긴 알코올함유액을 다시 한 번 더 증류해서 숙성시킨 술이다. 위스키는 생산되는지역에 따라 △스카치 위스키 △아이리시 위스키 △아메리칸 위스키(또는 버번 위스키) △캐나디언 위스키 등이 있다. 스코틀랜드에서 만들어지는 스카치위스키는 우리나라 양주시장을 석권하고 있다. 아이리시 위스키는 물론 아일랜드 지역에서 제조되며 생크림과함께 아이리시 커피를 만드는데 없어서는 안될 재료다. 버번 위스키는 미국 켄터키주 버번 카운티에서 제조되는 위스키로 에인션트에이지, IW하퍼 등이 유명하다. 물론 아메리칸위스키는 버번 말고도 다양하다. 캐나다에서 만들어지는 캐나디언 위스키로는씨그램VO, 캐나디언클럽, 크라운 로열 등이 알려져 있다.스카치위스키는 제조법에 따라 몰트위스키, 그레인위스키, 블렌디드위스키로 나뉜다. 몰트위스키는 보리를 발아시켜 맥아(몰트)로만든 뒤 피트(스코틀랜드 황야에서 자생하는 히드가 땅에 묻혀 탄화된 것) 연기로 건조하고 증류한 뒤 북미산 참나무인 화이트 오크통에서 3년이상 숙성시킨 것이다. 몰트위스키는 피트향과 오크통의향이 밴 독특한 맛이 특징이다. 그레인위스키는 옥수수 약 80%에피트향을 주지않은 대맥 맥아 20%를 혼합한 뒤 고알코올로 증류,맛이 부드럽다. 블렌디드위스키는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의 혼합 형태로 전세계 위스키 판매량의 98%를 차지하고 있다. 스카치위스키의 맛은 몰트위스키와 그레인위스키의 섞는(블렌딩) 비법에 있다고 할 정도다. 시바스 리갈, 조니 워커, 썸싱 스페셜, 커티삭 등세계적인 위스키는 블렌딩의 걸작품들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위스키의 적정 알코올 함량은 어느 정도일까. 스카치위스키의 본고장인 스코틀랜드산 위스키의 표준 함량은 43%다. 전문가들은 위스키 원액 속에는 양주의 맛과 향을 결정하는 여러 가지 성분들이 들어있는데 43도일 때 각 성분이 가장 잘 용해돼 맛과 향이 가장 잘살아난다고 설명한다. 이 때문에 위스키 본고장의 위스키들은 모두43도다. 그러나 국내에서 판매되는 양주는 40도짜리가 많다. 육류문화에 젖어있는 유럽인과는 달리 채식문화에 익숙한 한국인에게43도는 너무 독하다는게 양주 판매회사의 판단이다. 높은 도수의술을 즐기는 중국인과 달리 한국인은 막걸리와 소주 등 저도주를즐긴다는 점도 작용했다. 조선맥주의 경우 지난해 3월 43도짜리 딤플을 수입해 그대로 판매하다 소비자들의 반응이 좋지 않자 2개월뒤 40도로 낮췄다. 그 이후부터 매출이 급신장했다. 조선맥주뿐만아니라 OB씨그램 진로 등도 40도로 알코올 도수를 낮추고 있다.흔히 프리미엄 위스키니 스탠더드 위스키니하는 말들을 하는데 프리미엄은 12년이상 원액, 스탠더드는 6∼7년된 원액을 사용한 위스키를 말한다. 패스포트, 썸싱 스페셜, 조니워커레드 등은 스탠더드위스키고 윈저프리미어, 임페리얼클래식, 딤플, 조니워커블랙, 시바스리갈 등은 프리미엄 위스키다. 국내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스카치위스키는 패스포트로 지난해 2백27만병 이상이 팔렸다. 2위는임페리얼클래식으로 1백17만병이 판매됐고 그 뒤를 썸싱 스페셜,시바스 리갈, 딤플 등이 잇고 있다. 올초부터는 조니워커가 수입되기 시작해 조니워커 판매량이 급증하고 있다. 위스키외에도 진, 럼, 보드카, 리큐어, 브랜디 등의 증류주들이 있다. 진은 위스키와 마찬가지로 곡물을 발효시킨 후 증류한 후 여러가지 방향성 식물과 함께 재증류한 뒤 알코올 성분을 40%로 해서상품화한 것이다. 주로 칵테일용으로 많이 사용된다.럼은 사탕수수에서 사탕을 만든 다음 생기는 당밀을 발효 증류 숙성시켜 만든다. 러시아 술로 잘 알려진 보드카는 대맥 호밀 옥수수등을 발효시켜 증류한 것으로 무색 무취 무향의 순수한 알코올이다. 리큐어는 증류주에 약초 향초 과실 등 식물성 향미 성분과 설탕이나 꿀을 첨가해 달콤하게 만든 술의 총칭이다. 아름다운 색깔,짙은 향기, 달콤한 맛이 특징인 여성적인 술로 칵테일에 많이 사용된다.브랜디는 당분이 적은 포도를 발효시켜 만든 포도주를 2∼3회 반복증류한 뒤 증류액을 오크통에 저장해서 만든다. 브랜디에는 프랑스코냑 지방에서 만들어지는 코냑과 코냑보다 맛이 더 산뜻하고 톡쏘는 맛이 입안에 오래 남는 아르마냑 등이 있다.유럽인들이 즐기는 브랜디에는 등급이 있다. 브랜디에 붙어있는VSO니 VSOP니 하는 알파벳이 브랜디의 등급을 말해주는 표시다. 브랜디 라벨에 붙은 알파벳은 각각 의미를 가지고 있는데 C는코냑(cognac) E는 특히(especially) F는 좋은(fine) O는오래된(old) P는 투명한(pale) S는 뛰어난(superior) V는매우(very) X는 최고급(extra)을 나타낸다. 등급은 별 셋인 스리스타와 VO VSO VSOP XO 나폴레옹 등의 순으로 높아진다. 스리스타가5년 VO가 10년 VSO가 20년 VSOP가 30년, XO와 나폴레옹이 45년, 엑스트라가 70년이라는게 일반적인 견해다. 그러나 각 제조업체가 독자적인 연수 기준에 따라 매긴 것인만큼 절대적인 기준은 아니다.즉 서로 다른 제조업체의 브랜디를 비교할 때 반드시 VSO가 VO보다고급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 이 등급은 같은 제조업체의 술을 비교할 때만 유효하다. 다양한 양주를 보유하고 있는 가자주류백화점이 올 1월부터 9월까지 양주 판매량을 집계한 결과 가장 많이 팔린 양주는 핸키베니스터였다. 판매가격이 99만원인 인버하우스도 요즘 인기있는 술이다.국내에서 가장 비싼 술은 모 국회의원이 해외여행갔다가 사왔다느니 해서 유명해진 레미마틴 루이13세로 시가가 2백만원이다. 힐튼호텔에서는 2백46만원에 팔리고 있다. 레미마틴 루이13세는 코냑으로 비싼만큼 한정된 양을 주문받아서 판매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