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 제 65호 (1997년 03월 04일)

'모든 제품 수출' 이 모토

기사입력 2006.09.04 오전 11:59

국내에서는 매출이 없다. 오로지 일본에만 수출이다. 가죽 가방을비롯해 의류, 스카프, 침구를 주력으로 하지만 김치도 있고 도자기도 있으며 인삼차, 수정목걸이, 삼계탕 등 가리지 않는다. 한때는일본에서 큰 인기를 끌었던 때미는 수건도 내다 팔았다. 더구나 가방 의류의 경우 바이어 주문에 따른 OEM도 아니라 대부분이 자기브랜드 「리퀘르도」다. 지난해 추정 수출실적 6천만달러 안팎.「일본시장에 팔수 있는 것이면 뭐든지 수출하고 수출대행도 해주는」 (주)니코의 면모다. 잡화를 수출하면서 다른 시장도 아닌 일본에서 이만한 실적을 올리기란 실로 쉽지 않다. 남들이 그토록 어렵다고 말하는 일본 시장이지만, 배상우 사장은 창업 이래 단 한개의 시장에만 매달려왔다. 그의 말인즉 『오히려 국내보다는 일본시장에서 팔기가 더 수월하다』는 것이다. 배사장은 니코를 설립하기전 모기업체 일본 지사에서 4년여 근무한경력이 있다. 비즈니스 관계로 사람을 만나다 수출을 해보면 어떻겠느냐는 제안을 받았다. 신용관계를 중시하는 일본에서 배사장은거래처로부터 신용을 얻었고 자기사업을 해보라는 조언까지 듣게된 것이다. 88년 가방 의류를 국내에서 직접 제조, 수출을 시작한배사장은 창업 4년만인 92년 1천2백만달러, 이듬해 4천7백만달러수출 등 고속 성장을 거듭했으며 95년 수출의 날에는 대통령상 표창까지 수상했다. 오퍼상이라면 모든 이들이 꿈에도 그리는 수출고지를 불과 창업 7년만에 오른 쾌거였다.

물론 니코가 가방과 의류만으로 이만한 실적을 올린 것은 아니다.니코의 급속하고도 지속적인 성장 배경에는 각종 수출 아이템을 찾아내고자하는 직원들의 부단한 노력과 어학 등 기본기, 일본시장에의 철저한 조사 등이 뒷받침됐다.니코는 굳이 자기 제품 수출만을 고집하지는 않았다. 규모는 작지만 어차피 「종합무역상사」를 지향하는만큼 홍콩 대만 중국 호주등지에서 상품성이 있는 품목을 선정해 일본 바이어에 공급하는3각무역도 했다. 심지어 독일과 영국 등 선진국 제품 가운데에서도되겠다 싶은 아이템이 있으면 과감히 구입했다. 예컨대 화학공업이강한 독일에서는 「HP9000」이라는 오염세척제 아이템을, 의류가강세인 영국으로부터는 「셔틀랜드」 스웨터를 공급하는 식이었다.이를 위해서는 세계각국의 상품 정보에 밝아야하고 외국과의 구매계약을 성사시키기위한 의사소통에도 불편함이 없어야 한다. 그래선지 니코의 수출 3개과 직원25명은 2개 국어 구사가 기본이라고한다. 영어 일어는 물론 독어 불어 중국어에 능통한 직원들도 적지않다. 전 직원이 1백30여명에 지나지 않고 매출액이 5백억원이 채안되는 무역회사로서는 대단히 기본이 잘 갖춰진 회사라고 하지않을 수 없다.

「일본 수출」로 단단히 정신무장된 니코 직원들의 감각 안테나에는 국내 상품이라고 해서 포착되지 않을리 없었다. 삼계탕 김치 라면 도자기 등 틈새상품도 선적했다. 국내 구매 과정에서는 부도 직전의 기업들이 니코로 인해 기적적인 소생을 하는 경우도 있었다.96년 인천의 한 김치회사는 판로를 찾지 못해 고전하던 중 니코를만나 월 3개 컨테이너씩 일본에 수출하면서 다시 기업을 일으킬 수있었고, 이천의 도자기 회사도 한번에 2천개씩 물량 주문이 밀어닥치면서 가마에 다시 불을 지필 수 있었다. 기획조정실의 임병덕 대리는 『대규모의 종합상사라면 이런 품목에 착안할 수 없었을 것』이라며 『회사의 노력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회생된데 대해 자부심을 느낀다』고 말했다.니코의 일본측 바이어는 크게 다이마루나 자스코, 니센 등 유명 백화점·대형 슈퍼와 거래하는 중간 바이어, 그리고 TV 쇼핑 통신판매 업체인 일본직판 등 둘로 나뉜다. 백화점 직판을 위해 적극적인접촉을 갖고 있어 조만간 실현될 가능성도 엿보이고 있다. 또 일본직판으로부터는 『가격만 맞으면 어떤 제품이든 밀어주겠다』고 언약을 받은 바 있어 향후 전망도 좋은 편이다.

문제는 엔저. 엔저 현상이 지속되면서 가격 맞추기가 여간 어려워진게 아니라는게 배 사장의 고충이다. 그러나 거래처를 늘리면 얼마든지 판로는 확충할 수 있다고 배사장은 말한다. 신뢰관계만 쌓으면 그 길은 열리리라는게 일본 수출 전문가의 체험에서 우러나온철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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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일시 : 2006-09-04 11:59